50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 시작되는 가운데 현장에서 대규모 오ㆍ접종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0대 접종자와 5월~6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자의 2차 접종 기간이 8월말로 겹치면서 접종자가 단기간에 몰려 현장에서 과부하로 인한 오접종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6일부터 전국의 위탁의료기관 1만 3,000개소에서 55세 이상 59세 이하 연령층 대상 예방접종이 시작되며, 내달 9일부터는 50세 이상 54세 이하 연령층 대상 예방접종이 진행된다.

50대 연령층 예방접종은 mRNA 백신(화이자, 모더나)으로 진행되는데, 화이자 백신의 접종 간격이 3주에서 4주로 한시적으로 변경돼 8월 23일부터 2차 접종을 맞게 된다.

백신 공급 물량 문제로 모더나에서 화이자로 접종 백신이 변경됐으나, 접종기관의 사정상 예약일정까지 바꾸기 어려운 점이 고려된 조치다.

그런데 지난 5월~6월 AZ 백신을 맞은 60~74세 706만여명의 2차 접종기간이 8월 12일부터 9월 4일로 잡혀있어 8월 23일부터 9월 4일까지 접종기간이 겹친다.

추진단은 이 시기에 접종자가 몰릴 것에 대비해 의사 1인당 접종 인원을 100명에서 150명으로 한시적으로 조정했다. 시간당 접종 인원도 20명에서 30명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일부 위탁의료기관에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접종자가 예약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국이 예고한 접종인원은 1.5배인데 2배가 넘게 예약이 들어와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위탁의료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는 K 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8월 백신접종 예약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시간당 40명이 넘는 인원이 배정돼 있더라.”라고 말했다.

K 원장은 “물리적으로 1시간당 40명 접종은 불가능하다. 인원이나 공간을 추가로 투입할 수 없는 개인의원의 특성상 1시간에 40명씩 몰리면, 일반 환자와 섞여서 병원은 난리통이 되고, 오ㆍ접종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지적했다.

K 원장은 “특히 우리나라 예약문화 특성상 단시간에 100명 이상 몰릴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접종 사고나 코로나 집단 감염 등 여러가지 위험이 생길 수 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접종간격에 따른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방역당국은 위탁의료기관이 일정을 조정하도록 했다.

추진단은 23일 위탁의료기관에 ‘위탁의료기관의 2차 예약 변경안내’ 안내문을 보냈다.

안내문에는 7~8 2차 접종 대상자의 예약일 변경 요구 증가 및 권고 접종간격 변경에 따라 위탁의료기관의 2차 예약변경 기능을 오픈했으므로, 본인 기관에 예약한 대상자에 한해 백신별 권고 접종간격 범위 내에서 예약 일정 변경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K 원장은 “방역당국이 애초에 시간당 30명이 배정되도록 시스템에서 조정하면 될일이었다. 40명이 넘는 인원을 배정해놓고 현장에서 의사들에게 조정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현장에서 접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이 접종인원을 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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