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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의사 증원이 답일까?

기사승인 2022.08.09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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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협, 의사 증원은 오답…처우 개선ㆍ수가 조정 등 필수분야 지원 필수

“무작정 의사수를 증원한다고 필수의료 과목의 전문의 부족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의사 증원은 오답이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말을 아끼던 대한의사협회가  공식 입장과 재발방지를 위한 정책개선 방향을 제안해 주목된다.

지난달 24일 새벽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A 씨가 근무장 뇌출혈로 쓰려져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수술할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고, 골든타임을 놓친 A 씨는 사망했다.

이를 두고 대한간호협회는 즉각 우리나라 의사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 준 중대한 사건이라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의사협회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한의사협회는 8일 입장문에서 공공의대 등 의과대학 신설과, 의사정원 확대 등 사건의 본질보다는 고인을 정치적 이해관계나 특정 단체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행태를 배제하기 위해 대응하지 않았지만, 갈수록 사건을 건전하지 못한 의도로 왜곡하며 변질된 주장을 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재발 방지를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전체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필수분야, 필수과의 전문의가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무작정 의사수를 증원한다고 해서 필수의료 과목의 전문의 부족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왜곡된 환경에서는 오히려 늘린 그만큼 미용분야 등 비급여ㆍ저위험 분야의 의사와 해당 의료기관만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라며, “외과계 특히 흉부외과, 뇌혈관외과, 산부인과 중 분만분야 등 의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소위 기피과 현상에 대해 단지 어렵고 험한 것을 꺼려하는 세대와 가치관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합당한 설자리와 여건이 현실적으로 마련돼 있는지 근본에 접근해야 풀릴 문제이다.”라고 주장했다.

먼저 의협은 필수 진료과의 열악한 현실을 언급했다.

의협은 우리나라 주요 사망률 질환은 암, 심장, 뇌혈관 등으로 현행 기피과가 이에 해당되지만, 매년 필수 진료과목 전공의 정원 미달 사태가 반복되고 있고, 전문의 취득 후 타과로의 진료과 변경 현상마저도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흉부외과 의사 10명중 4명꼴로, 외과와 산부인과 의사도 10명 중 1명 꼴로 다른 진료과목을 진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의사조사 결과에 따르면, 흉부외과 의사 10명중 4명꼴로, 외과와 산부인과 의사도 10명 중 1명 꼴로 다른 진료과목을 진료하고 있다. 

특히, 뇌혈관질환 등 긴급수술을 요하는 경우 대부분 응급한 위독사항으로 발생하기에 해당 과목 전문의는 1년 365일 온콜(on-call, 긴급대기)로 당직을 서야하며, 전문의 1인이 해결할 수 없기에 펠로우 및 관련 의료인력도 같이 온콜대기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전문의를 비롯해 지원 의료인력 전반이 부족해 규모가 큰 병원이라도 극소수의 인원이 돌아가며 365일 전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온콜당직을 했음에도 환자가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직비 등을 지급하지 않거나 실제 야간에 수술을 하는 경우라도 이에 대한 보상과 피드백이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의사들은 필수의료 분과의 지원과 진료를 기피하게 되고, 점점 해당 전문의가 고갈되다보니 소수의 전문의가 그 부담을 떠안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OECD 국가의 ‘인구 10만명당 신경외과 의사수’ 비교

의협은 이러한 특정과 기피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획기적 처우개선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의협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제도개선을 통해 필수의료 분야에 적정한 수가개선과 진료여건을 제공함으로써 향후 전공의들이 지원할 수 있는 유인요소와 기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의료행위에 근본적으로 내포되어 있는 사고 발생의 가능성과,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나는 의료사고에 대한 일정부분의 면책과 지원을 함으로써 환자진료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소위 ‘의료분쟁특례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응급, 난이도, 위험도를 고려하면 뇌혈관 수술에 대한 의료수가가 낮게 책정돼 우선적으로 이 분야에 대한 수가조정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냈다.

필수의료 인력 양성과정에 대한 정부재원의 지원을 통해 공익성을 보장할 것과, 신경외과 전공의 우선 배정 등 중증 진료 분야 인력 확보 등도 제시했다.

국공립, 민간병원을 권역별로 네트워킹하여 관련 전문의와 종사자를 그룹별로 분류하고, 권역, 지역별 야간 응급진료와 온콜제도를 체계적 운영함으로써 온콜의 빈도와 대기의 부담을 감경하는 안도 덧붙였다.

이 밖에 중증 필수 의료 분야 지원을 위한 다양한 재원을 마련하고, 중증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국가책임제 시행도 요구했다.

의협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국회는 다급하게 유관기관과 관계자를 대상으로 각종 회의 및 정책간담회, 토론회 등을 통해 진위파악과 대책을 마련한다고 분주한 모습만 반복했다다.”라며, “하지만 미봉책 발표로 마무리하고, 향후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면 또다시 일련의 형식적인 절차와 과정이 재연되는 장면을 이어졌다.”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제안한 의제들이 즉시 시행되고, 중장기 과제로 별도 추진해야 할 부분은 중간 동력을 잃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 의료계 모두가 굳은 의지를 발현해야 한다.”라며, 필수 의료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적 책임을 거듭 요구했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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