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의료연대는 지난 11일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 저지를 위해 연가투쟁을 실시했다. 치과의사회장은 연가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치과의사들도 하루 휴진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참여자는 미미했다. 이런 가운데 성남시의사회 김경태 부회장은 2차 연가투쟁 당시 단축 진료를 실시했다. 그는 지난 3일 1차 연가투쟁 때도 단축진료로 힘을 보탰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부대변인으로 활동하기 때문일까? 김경태 부회장을 만나 연이어 단축 진료를 실시한 배경과 최근 개원환경, 지역의사회 활동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부회장님?

김경태 부회장: 잘 오셨어요,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먼저 비대위이야기부터 해보죠. 비대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경태 부회장: 먼저, 화합과 소통 리더십을 보여준 박명하 비상대책위원장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또, 비대위 투쟁의 모든 장면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이 영상을 향후 의사협회가 투쟁할 때 참고 자료로 활용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비대위의 의사결정 과정이 궁금합니다.

김경태 부회장: 비대위 전체회의 때나 투쟁위회의 때도 박명하 위원장이 항상 위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회의진행과 의사결정을 했습니다. 의사결정이 되면 속전속결로 비대위원들이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위원장이 모든 과정을 꼼꼼히 챙겼습니다.

장영식 기자: 비대위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김경태 부회장: 맡은 직책이 부대변인이다보니 비대위 상황을 잘 팍악하고 있어야 해서 모든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또 모든 투쟁의 장면을 놓치지않기위해 무거운 촬영장비를 들고다니는게 애로사항이자 나름의 기쁨이자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장영식 기자: 이번 연가투쟁에 단축 진료로 힘을 보탰습니다. 비대위에 참여하고 있어서 단축 진료를 한건가요?

김경태 부회장: 비대위 부대변인이라는 직책을 맡아서만은 아닙니다. 지난 2020년 4대 악법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때도 3일 동안 휴진했었습니다.

예전부터 의사회비를 내는 의협 회원으로서 중앙의 지침을 잘 따르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원이 중앙의 지침을 따라야 대의명분이 서고, 의협이라는 단체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게 제 소신입니다.

장영식 기자: 하지만 대부분 의사들은 참여하지 않았죠?

김경태 부회장: 참여율이 낮은건 사실입니다. 간호법에 대해 절박하게 생각하는 회원들이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지역의사회 임원조차도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의사협회와 비대위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나요?

김경태 부회장: 적극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연가투쟁과 관련된 공문을 내려보낼 때 지켜보니 시도의사회를 경유하면서 약간 지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인의원의 특성상 투쟁일정을 알리는 공문을 미리 받아야 준비할 수 있는데, 1일~2일 남기고 공문이 도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앙이 지역의사회나 개인 회원의 사정을 고려해 향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비대위 활동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 비대위 활동을 평가한다면요? 

김경태 부회장: 과거 이런 비대위는 없었던것 같습니다. 13개 보건복지의료단체와 함께하는 비대위는 쉽지가 않았습니다.

박명하 비대위원장이 끊임없는 헌신과 희생으로 위기 때마다 잘 극복하면서 비대위를 이끌어 왔습니다. 개인의 영달보다는 성공이라는 대의목표 하나만을 생각한 박명하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며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비대위 활동에 대해선 회원들이 평가해 주겠죠. 개원 환경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죠. 개원은 언제했나요?

김경태 부회장: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에 개업했습니다. 올해가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4주기이니 개업한지 만 14년이 됐네요.

장영식 기자: 개원 직후와 현재 개원 환경은 차이가 있나요? 차이가 있다면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김경태 부회장: 개원 환경의 큰 차이라면 직원 구인난이 아닌가 싶습니다. 직원들의 급여도 많이 올랐고 근무환경이나 근무조건 특히, 근무시간이 길면 직원을 구하기가 어려워 졌습니다.

장영식 기자: 비뇨의학과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비뇨의학과 관련해서 개선해야할 점, 환자를 진료하는데 장애가 되는 정책이 있나요?

김경태 부회장: 의과대학 시절 비뇨의학과 재시에 걸린 적이 있는데 그때 같은 과목을 두 번 공부 하다보니 흥미가 생겨 전공까지 하게 됐습니다. 요즘에는 일반인들의 비뇨의학과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좀 더 남성환자들만 가는 은밀한 진료과가 아닌 여성환자들도 방광염, 요실금 등의 질환으로 쉽게 방문해서 상담받고 진료 받을 수 있는 남녀 모두의 진료과라는 인식개선이 더 이뤄지길 희망합니다.

장영식 기자: 부회장님이 말한대로 예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일반인이 비뇨의학과를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뇨의학과 방문을 고민하는 환자에게 해줄 조언이 있는지요?

김경태 부회장: 과거 비뇨의학과는 은밀하고 어두운(?) 이미지가 있었어요. 그러나 최근에는 방문하기 힘든 진료과목에서 벗어나 비뇨의학과적으로 건강한 상태에서도 자신의 성적 건강 체크를 위해서도 많이들 방문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에게 늘 말하지만 비뇨의학과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편하게 방문할 수있는 진료과목입니다. 비뇨의학과와 관련된 고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편하게 방문해서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길 권유드립니다.

장영식 기자: 환자를 진료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김경태 부회장: 비뇨의학과라 성적 고민을 털어놓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90세에 포경수술을 희망하는 환자에서부터 10대 청소년들의 성적 고민까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런 환자들의 에피소드를 모아 책으로 집필해 볼 생각입니다.

장영식 기자: 근무시간도 길고 많은 환자를 만나는데다 의사회 업무까지 하려면 건강이 중요할 텐데요,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김경태 부회장: 최근 비대위 활동을 하느라 생활리듬이 깨졌는데 아침에 수영하고 저녁에 틈틈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합니다. 꾸준한 운동만이 체력을 유지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인것 같습니다.

장영식 기자: 성남시의사회 총무이사를 거쳐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의사회 활동은 언제 시작했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김경태 부회장: 6년 전 성남시의사회 당시 박춘원 회장의 권유로 의사회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첫 직책이 특이하게 총무이사였죠.

당시 의사회 회무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저에게 중책을 맡겨준 박춘원 회장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시 10년간 성남시에서 개업하고 있었는데 무엇인가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의사회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역의사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경태 부회장: 가장 큰 역할은 회원들의 고충이나 민원을 해결하고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향상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시민과 함께하고 시민에게 도움을 드리는 봉사정신의 발휘도 큰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성남시의사회는 회원 권익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김경태 부회장: 제가 총무이사일 때 성남시의사회의 캐치프레이즈가 ‘찾아가는 의사회’였습니다. 직접 반모임을 주선해 회장님과 총무이사였던 제가 회원들을 찾아가 든든한 의사회의 존재를 알리고 회원들의 고충을 듣고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회원들과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나요?

김경태 부회장: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제가 공보부회장을 맡고나선 직접 기획ㆍ제작ㆍ편집하는 성남시의사회 공식 유튜브채널인 ‘동네의사’를 통해 시대흐름에 맞게 회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전공의나 지역 의대생과의 교류는 하는지요? 

김경태 부회장: 2020년 4대악 저지를 위한 투쟁때 지역 대학병원인 분당서울대, 분당차병원 재생병원 전공의대표들과 함께 의기투합한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는 특별히 소통이 없는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번 비대위 활동을 하면서 그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지역 대학병원에서 수련받는 전공의들도 성남시의사회의 준 회원이라 생각하고 교류와 소통을 늘려가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역의사회 활동을 하면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김경태 부회장: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역사회 의사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늘 진지하게 고민하고 겉으로 보여지는 보여주기식 행사보다 실질적인 회원의 권익보호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작지만 강한 의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장영식 기자: 비대위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언론과 마주할 기회가 많았죠? 의사회와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김경태 부회장: 평소 의사회도 언론과 잘 지내야 한다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언론과의 소통이 이런 의료계의 큰 위기때 회원권익보호에 플러스가 되는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의료 관련 기자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서 솔직하고 성실하게 답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장영식 기자: 제가 인터뷰할 때마다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정부가 한가지 정책을 조건없이 들어준다면 어떤 요구하고 싶으세요?

김경태 부회장: 위헌소지가 다분한 의료인 면허박탈법에 대한 개정을 요구하고 싶습니다.

장영식 기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경태 부회장: 의료악법이 일방적으로 통과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회원들의 패배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이는 의협 회무에 대한 무과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간호법ㆍ의사면허박탈법 저지 비대위의 성과를 계기로 의사 회원들이 끊임없는 패배주의에서 벗어나기를 희망합니다. 끝으로 3개월간 비대위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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