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산지수 역전현상을 방치하면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안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올해 완벽하게 해소할 수는 없겠지만 해소를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수가협상단장(상근부회장)은 23일 마포 인근 음식점에서 가진 건강보험공단 출입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올해 수가협상에서 병원급 의료기관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재찬 단장은 “지난해 수가협상 이후 SGR(Sustainable Growth Rate)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형태의 수가협상이 진행되게 됐다.”라고 운을 뗐다.

송 단장은 “코로나19 이후 의료계에 많은 변화가 있다.”라며, “인건비가 상승했고 물가 상승도 무시할 수 없다. 의료전달체계 변화도 병원계에 많은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송 단장은 “이런 상황이 반영돼 미래지향적인 수가협상이 돼야 한다.”라며, 수가협상의 전제 조건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송 단장은 수가 밴드(소요재정)에 관해 언급했다.

송 단장은 “수 년 동안 밴드가 1조 안팎으로 결정되고 있다. 고령화와 의료기술의 발달, 의료비용 증가로 진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밴드가 일정 수준으로 고정되고 있는 점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송 단장은 “재정 상황이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병원의 어려움, 의료계의 어려움을 고려한 밴드 수준이 결정돼야 한다. 진료비 증가를 반영한 밴드 수준의 증가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송 단장은 대폭 상승한 물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단장은 “또 하나는 물가다. 지난해 물가가 많이 인상됐다. 생산자 물가, 소비자 물가 모두 인상되면서 의료계는 의료재료비, 의약품, 기타 제품 구입비가 크게 증가했다.”라고 강조했다.

송 단장은 “의료기관의 부담이 크다. 물가 인상이 충분히 반영된 수가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병원과 의원의 수가 역전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송 단장은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해서 지난해 진료비 증가가 의원급에서 많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전달체계의 왜곡을 가져오는 것과 관련돼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송 단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로 분석해보니 병원급 의료기관의 의사수 증가는 미미하지만 의원급은 상당히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며, “의원급 의료기관이 건전하게 성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병원을 선호하는 의료소비자의 경향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송 단장은 “기관수를 확인해보니 의원급 의료기관이 상당히 늘어났다. 병원급 의료기관은 일부 감소했다.”라며, “이런 부분이 수가 자체가 왜곡돼 있는 것을 보여준다. 수가 역전현상은 시급하게 개선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송 단장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병원급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전문의의 증가는 미미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전문의 수가 상대적으로 더 늘어난다. 개원 자체가 유리하다는 것을 환산지수가 만들어내는 부분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환산지수 역전현상은 올해 완벽하게 해소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해소해야 한다. 아니면 보건의료체계가 안좋은 방향으로 갈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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