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국가시험 문항 공개에 의료계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그 내용이 의료인이 갖춰야 할 지식을 묻기보다는, 마치 ‘무협지’를 연상하게 한다는 것이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2007년 한의사 국가시험을 복원한 것으로 알려진 문제들이라며, 5개 문항을 소개했다.

노환규 전 회장이 소개한 한의사 국가시험 문항들
노환규 전 회장이 소개한 한의사 국가시험 문항들

대부분 한자로 이뤄진 한의사 국시 문제를 접한 의사들은 ‘한의학이 아니라 한방고고학이다’, ‘무협지에 나오는 단어들이 꽤 보인다’, ‘이런 것이 의료인인가. 한심하다’, ‘지금은 21세기인데, 참 대단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한 한방이 주장하는 현대 한의학은 안 보이며, 문제 중 현대의학과 관련 있는 것은 의료법 문제 뿐인데 그나마도 국시 치고는 낮은 수준의 내용이라는 지적이다.

A 의사는 “한의사 국시 문제집은 절대 유출 금지에다 시험 끝나는대로 수거해서 불태운다더니 그럴만하다.”라고 비판했다.

B 의사는 “그냥 사료로 역사학 박물관에 있어야 할 자료들 아닌가? 대체 왜 한의대에서는 현대의학의 70%나 같은 내용을 배운다고 주장할까. 그만큼 자신들의 원류가 현대에는 효용가치가 30% 이하라는 말과 다르지 않느냐.”라며, “요즘 한의사들 보면 의사가 못 돼서 안달이 나 있는 것 같은데, 수험생들과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의대에 입학해서 의사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일침했다.

노환규 전 회장은 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의사 국가시험 문제집은 많이 나와 있으나 한의사 국가시험 문제집은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또, 각 학교별로 치르는 모의고사집도 일련번호를 매겨 철저하게 전량을 회수한다더라.”라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왜 그렇겠느냐. 한의학은 표준화가 안 돼 있으니 그 문제에도 정답이 없는 것이다.”라며, “이런 내용이 공개되면 망신이고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철저히 비밀에 붙이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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