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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보장성 강화 바람타고 진격 앞으로

기사승인 2017.09.13  0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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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보 한방물리치료 고시ㆍ현대의료기기 사용법 발의 등 영역확대 기대

한의계가 문재인 정부 정책의 수혜자가 될 지 주목된다. 이른바 ‘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생애주기별 한방의료 서비스가 포함된 것을 시작으로 ▲자동차보험 한방물리요법 진료수가 신설 ▲영유아 한약재 체험 시범사업 ▲한의사 엑스레이 허용법 등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2018년 하반기 급여화를 목표로 올해 초부터 ‘한방추나요법’ 시범사업이 진행중이며, 한방난임사업 활성화 및 ‘한의약육성법 개정안’ 추진도 한의계가 기대하는 사업들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이 같은 사안이 국민건강을 위협한다며 한의계와 대립하고 있어 갈등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대한한의사협회 전경

▽국토교통부, 자보 한방물리치료 수가신설
그 동안 자동차보험 한의물리요법에 대한 진료수가가 정해지지 않아 한의의료기관에서 ‘비용산정목록표’와 ‘산출근거자료’를 직접 작성해 제출해야 했다.

이를 두고 한의계는 행정적인 불편함, 동일한 의료행위에 대해 의료기관별로 다른 비용을 받는 문제, 산정한 비용에 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동차보험센터와의 마찰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국회와 보험업계 등의 지적에 따라 행정예고를 통해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으나, 의료계의 반대로 자동차보험 한의물리요법 수가신설이 지연돼 왔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난달 31일 ‘자동차보험진료수가 한방물리요법의 진료수가 및 산정기준 알림’을 통해 진료수가가 정해지지 않은 한방물리요법에 대한 진료수가를 신설하고, 이를 9월 11일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경피전기자극요법(TENS), 경근간섭저주파요법(ICT), 경추견인, 골반견인, 추나요법, 도인운동요법, 근건이완수기요법 등 한의물리요법에 대한 진료수가와 산정기준이 11일 진료분부터 적용된다.

의료계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한방 물리요법은 오히려 국민건강을 위협할 것이며, 국토부의 자의적 행정해석에 불과하다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국토부는 무분별하게 증가하는 한방 자동차보험 진료비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한방물리요법의 수가신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가 없다.”라며, .“한방물리요법의 비상식적인 증가로 인해 자동차보험재정이 위협을 받는다면 의과물리치료를 도용한 불법적 한방물리요법을 자동차보험 보장범위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주장했다.

한특위는 이어 “국토부는 한방의료행위가 아닌 한방물리요법에 대한 수가신설을 즉시 취소하고 자동차보험 보장범위에서도 제외시켜야 하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의료체계에 혼란을 바로잡고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낭비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도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복지부도 학문적 근거 부족 등으로 한방물리요법에 대한 행위 정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고, 추나요법의 안전성ㆍ유효성 검증을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현실에서, 국토부가 객관적이고 과학적 검증 없이 자의적 행정해석을 통해 경피전기자극요법 및 경근간섭저주파요법 등 현대의학의 원리에 근거해 개발된 의료행위 등을 한방 물리요법에 포함시킨 것은 이원적 의료체계를 부정하고, 한방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는 행위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고시 개정의 절차가 아닌 자의적 행정해석을 통해 한방 물리요법을 급여화한 것은 행정절차법 위반에 해당해 행정해석의 적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8일 국토교통부를 항의 방문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의사협회는 8일에도 성명을 내고 “초음파ㆍ초단파ㆍ극초단파요법, 경피전기자극요법, 경근간섭저주파요법 등은 한방원리에 의해 개발된 물리치료 행위들이 아닌바. 이를 한방물리요법에 포함시켜 수가를 신설하는 것은 한방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는 것이며, 우리나라 의료제도와 면허체계에 크나큰 혼란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라며, “무면허의료행위 조장하는 한방물리요법 자보수가 신설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한재활의학회 역시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한방물리요법은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아 건강보험에서도 행위정위가 이뤄지지 않아 보험급여가 시행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며, 보건의료의 주무부서가 아닌 국토교통부에서 자의적으로 치료행위에 대해 정의를 하고 분류하는 것은 중대한 잘못이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의계는 이번 조치로 경제적 부담 없이 양질의 한방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한 발 더 나아가 자동차보험 뿐 아니라 건강보험에서도 한방물리요법의 급여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의사협회는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국민을 위한 자동차보험 한의물리요법 진료수가 신설이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계는 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상식 밖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환자들이 교통사고 치료 시 경제적 부담 없이 양질의 한방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이번 자동차보험 한방물리요법 진료수가 신설의 가장 큰 의미다.”라고 주장했다.

한의사협회는 또, “이처럼 자동차보험에서 한방물리요법 수가가 신설되고 표준화됨에 따라 건강보험에서도 한방물리요법에 대한 보험급여 확대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복지부, 영유아 한약재 체험 시범사업 추진
전국 영유아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약재 체험 시범사업도 추진된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정기혜)은 최근 영유아 및 청소년대상 한의약건강증진 표준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 보건소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영유아의 건강증진과 청소년 정신건강관리를 목적으로 추진되는 이번 시범사업은 각각 13개, 5개 보건소가 선정됐으며, 9월부터 10월까지 운영된다.

시범사업 참여 보건소 담당자와 지역 한의사는 어린이집이나 중ㆍ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건강검진 및 건강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영유아대상 프로그램은 어린이에게 도인체조와 한약재 체험을, 보호자에게는 어린이의 건강관리 교육을 진행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청소년대상 프로그램은 중ㆍ고등학생에게 스마트폰ㆍ인터넷 과의존 예방과 정신건강관리 교육을, 학부모에게는 건강정보를 제공한다.

시범사업 참여기관에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개발한 건강교육 PPT, 성장체조 및 건강지압법 동영상, 건강소식지, 활동지 등의 자료가 제공된다.

개발원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생활습관 관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며, “시범사업에 대한 운영 및 평가를 통해 사업내용을 보완해 내년 전국 보건소에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여야 모두 한의사 엑스레이 허용법 추진
해묵은 이슈인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관련, 최근 여야 모두 한의사에게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엑스레이 등) 사용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해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 대법원이 치과의사의 프락셀레이저 및 보톡스 시술행위에 대해 무죄판결을 한 것처럼, 미온적 대응시 엑스레이와 초음파 등도 한의사들에게 허용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의료계에서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월 기자회견에서 골밀도기를 시연 중인 김필건 한의사협회장

앞서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은 지난 6일 한방의료행위에 사용되는 것으로써,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경우는 한의사가 관리ㆍ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신한방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명연 의원은 “현행법령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관리ㆍ운용자격에서 한의사를 배제하고 있는데, 한의학이 의료과학기술의 발달에 부응하고 질병 진단의 정확성 및 예방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한의사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라며, 법안 발의 취지를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도 지난 8일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을 통해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설치한 의료기관의 경우 해당 의료기관의 개설자에게 책임을 부과하고, 보건복지부에 ‘한방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의료계는 해당 개정안이 무면허의료행위를 조장하는 내용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의사협회는 지난 6일 “올바른 보건의료체계를 위해 공명정대해야 할 국회의원이 앞장서서 우리나라 의료체계와 면허체계를 부정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은 13만 의사회원의 면허영역(의료행위)을 침탈하려는 불법행위로 간주하고 범의료계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의사협회는 특히 “국회의원은 특정 직역의 대변인이 아니다.”라며, “모든 국민을 대표하며, 누구보다 법을 준수하고 수호해야 할 국회의원이 법과 제도를 무시한 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며 특정 직역의 이익을 위해 법안을 발의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자 본분을 망각한 처사이다.”라고 비판했다.

의사협회는 인재근 의원의 법안이 발의된 8일에도 성명을 내고 “의사의 고유한 면허영역을 침탈하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해 의료체계 붕괴를 초래할 것이다.”라며, 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김주현 대변인은 지난 11일 “이번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의협의 반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라는 대의명분이 분명 존재하고 현행 의료체계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사안으로 대다수의 국민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한의협은 타 직역의 의료영역을 침범하는데 매몰돼 국민의 건강권 및 진료권을 침해할 것이 아니라, 한의학의 안전성 및 유효성 확보에 주력해 근거기반의 한의학을 세우는데 매진하는 것이 국민과 한의계를 위하는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일침했다.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회장 김숙희)와 전국의사총연합(상임대표 최대집),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안치현)도 해당 개정안 즉각 철회를 주장했다.

반면, 한의계는 의료계를 향해 “파렴치한 입법방해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한의사협회는 지난 8일 성명에서 “국민의 진료 편의성을 높이고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지극히 합리적인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의료계는 법안이 발의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해당 국회의원 홈페이지나 SNS 등에 원색적인 비난 글과 반대의견을 전방위적으로 퍼붓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의료계의 입법방해 행태는 결코 국민을 위한 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의사협회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의료 공급자인 보건의료직능 간의 문제가 아니며 의료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풀어야하는 문제이다.”라며, “의료인인 한의사들이 보다 더 정확한 진단과 안전한 치료로 국민에게 최고 수준의 한방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현대과학의 산물인 의료기기를 진료에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라고 주장했다.

▽한의계, 치매국가책임제에 숟가락 얹기?
문재인 정부의 주요 보건의료정책인 ‘치매국가책임제’에도 한의계가 ‘숟가락 얹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의약의 치매치료 효능이 탁월하다며 치매약제 급여화와 진단도구 및 의료기기 사용 등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한의학적 치매 관리방안 토론회

앞서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치매국가책임제의 시행에 따른 한의학적 치매 관리방안 토론회’에서 한의계는 다수의 국내외 학술논문과 연구결과를 통해 한의약이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 부산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의치매예방사업을 한 결과, 치매환자의 인지개선과 삶의 질 상승, 우울 감소 등의 의미있는 결과가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대한신경과의사회와 바른의료연구소는 “단순히 인지기능선별검사의 전후 점수로만 인지기능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선별검사를 포함한 신경인지검사는 한의사들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다.”라며, “경도인지장애를 선별하는 설문도구에 불과한 MoCA 점수만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판정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한의사회는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부산한의사회는 MoCA-k의 경우 경도인지장애(MCI) 감별민감도가 89%로 MMSE의 65% 보다 우수하고 보도 세밀한 신경심리검사인 CERAD-NB와도 차이가 없어 인지기능저하를 진단할 수 있는 우수한 도구로 평가되고 있으며, 경도인지장애를 측정하는 바이오마커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2014년 12월 ‘JAMA(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도 MRI나 PET 측정은 특정 사안을 제외하고는 권고사항이 아니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행 치매관리법 제2조의 2(치매환자란~의사 또는 한의사로부터 치매로 진단받은 사람을 말한다~)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13조 1항(장기요양인정인정을 신청하는 자는~의사 또는 한의사가 발급하는 소견소를 첨부하여~) 내용에 한의사의 권리와 의무가 명확히 정의돼 있어 ‘선별검사를 포함한 신경인지검사는 한의사들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 역시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부산한의사회는 이외에도 “MMSE는 1975년 미국에서 개발돼 전 세계적으로 의학은 물론 간호학, 작업치료학과 같은 의학 인접분야 및 심리학, 사회복지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라며, “치매검사를 마치 의사들의 전유물인양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독선과 이기주의다.”라고 꼬집었다.

한의사협회도 “국민의 만족도와 신뢰도가 높은 한방치료에 대한 의료계의 사실 왜곡과 악의적인 폄훼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하여 분노를 넘어 허탈함을 느낀다.”라며, “이처럼 의료계의 국민 건강과 생명을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가 계속된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한의사협회는 “이미 수 많은 학술논문과 연구결과, 지역 시범사업 등을 통해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한의약의 우수한 효과가 검증된 만큼,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치매국가책임제에서 한의계가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한의계의 주장에 보건당국은 현재 진행중이 시범사업 결과를 모니터링 하고 의미있는 사업은 지원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전했다.

조충현 복지부 노인정책과 노인치매정책팀장은 “최근 한의계 쪽에서 치매 진단이 불완전하고, 참여 범위가 너무 의과 중심이라는 지적을 많이 한다.”라며, “또, 고학력자들에게는 치매진단도구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어서 협의체 등을 통해 논의할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조 팀장은 “한의계가 다양한 제안을 했는데, 현재 진행중인 한의표준임상지침 연구용역이나 지자체 시범사업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의미있는 사업은 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지원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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