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 추무진 회장 불신임안이 상정됐다.

결과는 재석대의원 181명중 찬성 106명, 반대 74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부결되기는 했지만 가결 정족수인 121명에 불과 15명이 부족했고, 불신임에 반대한 대의원보다 찬성한 대의원이 32명이나 많았다.

게다가 이날 임총에서는 정부와의 투쟁과 협상에 전권을 부여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이 가결됐다.

이 때문에 앞으로 추무진 회장이 회무를 수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불신임을 추진했던 대의원들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에게 무엇 때문에 추무진 회장을 불신임하려 했는지 되묻고 싶다.

불신임 발의를 주도한 최상림 대의원은 불신임안 제안이유에 대해 “추 회장이 임기 동안 회무를 처리하는데 있어서 눈치보기, 기회주의로 일관했다. 회원에게 끼친 해악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서 불신임을 발의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최 대의원은 “추무진 회장을 탄핵해야 할 이유는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 힘들다.”라며, “의사들의 미래와 후배들의 생존권을 위해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런데 최 대의원은 제안이유를 이어가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말을 한다.

최 대의원은 “추 회장과의 전화통화에서 회장 불출마를 선언하고 협상은 비대위에 맡긴 채 회무에만 충실하겠다고 말하면 이 사실을 알려서 불신임을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했으나 추 회장이 단호히 거부했다.”라고 말했다.

즉, 차기 회장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면 불신임 발의를 철회할 수 있다는 거래를 제안한 것이다.

회원에게 끼친 해악이 너무 크고, 이대로 회무를 수행하도록 뒀다가는 후배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게 될 거라며 불신임을 추진했다고 밝혀놓고 이 무슨 해괴한 말인가?

또, 최 대의원은 “박능후 복지부장관이 국회에서 의협과 협상단을 꾸렸다고 말했다.”라는 거짓말까지 한다.

박능후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박인숙 의원이 ‘정책 결정에 있어서 현장의 전문가와 소통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적정수가 보장을 위해 소통하고 협의체도 꾸려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답했다.

앞서 의협도 복지부가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대의원의 발언대로라면 추무진 회장이 협의체 참여를 거부했다고 발표해놓고 실제로는 협의체에 은밀하게 참여중이라는 것인데, 이는 회원을 속인 부도덕한 회장이라는 의미가 된다.

만약 불신임안이 근소한 표차로 가결됐다면, 사실과 다른 발언으로 표결에 영향을 끼친 최 대의원의 발언은 소송감이 아닐까?

의협 정관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추무진 회장이 다음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그의 자유다.

불신임 대의원들의 주장대로 추 회장이 생존권을 위협받을 정도로 의사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면 회원들이 투표로 평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불출마를 선언하면 불신임을 다시 논의하겠다는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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