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3층 회의실의 명칭을 ‘동아홀’로 복원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결론을 내지 못해 뒷맛을 남기게 됐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8일 오전 상임이사회에서 ‘협회 3층 회의실 명칭 복원 여부의 건’을 논의한 끝에 무기한 연기로 결론했다.

회관 재건축에 따른 임시회관 이전이 코앞인 상황이어서 동아홀 복원은 사실상 무산됐다.

의사협회 37대 집행부는 지난 2013년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이 불거지자 동아홀 현판을 뜯고, 명칭도 회의실로 변경했다.
의사협회 37대 집행부는 지난 2013년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이 불거지자 동아홀 현판을 뜯고, 명칭도 회의실로 변경했다.

동아홀 명칭 복원 요청은 회관신축추진위원회와 고문단에서 나왔다.

회관신축추진위는 지난 8월 17일 6차 회의에서 회관 3층 회의실 명칭 복원을 논의한 뒤, 임시회관으로 입주하기 전 동아홀 명칭 복원을 상임이사회에 요청하기로 했다.

또, 의협 고문단도 9월 26일 3차 회의에서 과거 회관 신축 당시 고액 건축기금 기부에 따라 명명된 동아홀 명칭이 의료계 내부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건축기금 기부 분위기 확산을 위해 원상회복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이사회에서는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이 맞섰다.

명칭 복원에 찬성한 인사들은 회관 신축에 고액을 희사하는 기부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며, 동아홀 명칭 명명 후 발생한 사건으로 명칭사용을 중단하는 것은 신의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기부 확산 분위기에 악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반면, 명칭 복원에 반대한 인사들은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동아홀 명칭을 복원하는 것은 회원 정서와 시기가 맞지 않다는 논리로 맞섰다.

또, 유사한 사건이 일어난 제약업체와 단체에 대해서는 신축 회관의 회의실에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찬반 의견이 충돌하자 추무진 회장은 표결에 부치지 않고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과거 의협에서 임원을 지낸 한 원로 의사는 “동아홀 명칭 복원 논의 과정에서도 추무진 회장의 리더십이 결여된 회무가 엿보인다.”라며, “기부 당시의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복원을 결정하는 것과, 회원의 정서를 고려해 복원을 거부하는 것 모두 명분이 있으므로 무기한 연기보다는 표결에 부쳐 결론을 냈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동아홀 명칭 복원에 반대의견이 많았다.”라며,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지만, 임시회관으로 이전이 진행되고 있고 상임이사회도 한차례만 남은 상황이어서 명칭 복원은 무산된 셈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동아홀은 1970년대초 동아제약이 의협회관 신축기금으로 1,000만원을 기부함에 따라, 3층 회의실 명칭으로 붙여졌다.

하지만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이 발생하자 2013년 4월 37대 집행부에서 회의실 사용규정을 개정하고 명칭을 동아홀을 회의실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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