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4개 만성질환 관리사업의 중복에 따른 비효율 문제가 제기됐다. 지금도 통합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통합계획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회 양승조)는 최근 ‘2018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보건복지부 소관 검토보고를 통해 만성질환 관리사업 현황과 통합작업에 대해 진단했다. 복지부는 고혈압ㆍ당뇨병(만성질환) 환자의 지속치료율 향상 및 1차 의료기관의 이용률 제고 등을 위해 ▲고혈압 당뇨병 등록ㆍ관리사업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 등, 4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중 ‘고혈압ㆍ당뇨병 등록ㆍ관리사업’과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중 건강동행센터 운영비만 재정사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모두 건강보험 재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만성질환 관리사업 현황
만성질환 관리사업 현황

▽고혈압 당뇨병 등록ㆍ관리사업
고혈압ㆍ당뇨병 등록ㆍ관리 사업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수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사업지역 거주 고혈압ㆍ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등록 환자에 대해 고혈압ㆍ당뇨 등록교육센터를 통해 치료일정 안내, 교육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또, 65세 이상 환자에 대해서는 진료비 및 약제비 본인부담금을 일부 지원하고,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환자 등록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민건강증진기금 소관 세부사업인 ‘만성질환 예방관리’의 내역사업으로 편성돼 있으며, 2018년도 계획안은 전년과 동일한 79억 8,500만원으로 편성됐다.

해당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25개 보건소의 사업운영실적을 살펴보면, 2016년 기준 참여기관은 의료기관 1,399개, 약국 1,962개이다.

등록환자는 고혈압 32만 7,896명, 당뇨병 12만 5,921명이며, 환자 등록비ㆍ진료비ㆍ약제비 지원액으로 총 85억 3,700만원(국고+지방비)이 집행됐다.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도 사업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12년부터 건강보험재정으로 수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의료기관에 지속적으로 관리 받을 의사를 표명한 고혈압ㆍ당뇨병 환자에 대해 본인부담금을 경감한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지원센터를 통해 문자알림, 건강정보제공, 혈압기ㆍ혈당기 대여 서비스 등 건강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처방 지속성 등 적정성 평가를 통해 평가결과 양호기관에 대해서 별도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적용을 받은 고혈압ㆍ당뇨병 환자는 2017년 기준 75만 9,212명이고, 건당 본인부담금 경감액은 1,000원 정도로 2016년의 경우 총 81억 3,600만원의 경감이 이뤄졌다.

2015년에 의료기관 인센티브로 지급된 금액은 고혈압 약 108억원, 당뇨병 약 34억원이고, 2017년 건강지원센터 운영에 책정된 건보 사업비는 31억 1,2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은 보건복지부(건강정책국)에서 2014년부터 수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사업지역 내 의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고혈압ㆍ당뇨병 환자 중에서 신청을 받아 등록환자에 대해 건강동행센터를 통해 진료일정 안내, 교육ㆍ상담 등을 제공한다.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은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ㆍ상담에 대해 진료수가를 지급하려는 것이나, 이와 별도로 건강동행센터를 통해서도 영양ㆍ운동 등에 대한 교육ㆍ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업 참여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고혈압ㆍ당뇨병 환자를 등록, 교육ㆍ상담, 건강동행센터 연계 의뢰하는 행위 등에 대해 수가를 인정해 국민건강보험에서 급여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의사를 통해 이뤄지는 질병ㆍ건강교육 및 상담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수가를 적용하는 모델로 건강보험재정으로 운영(2016년 18억 6,600만원)되고 있으나, 건강동행센터 운영비는 국고에서 지원(일반회계, 2018년 예산안 4억 2,700만원)되고 있다.

사업운영실적을 살펴보면, 2016년 기준 4개 지역의 참여 의료기관 수는 총 200개, 등록환자 수는 총 3만 1,308명이다.

2016년 한해 동안 의료기관을 통해 제공된 질병교육 및 건강교육 수가 건수는 각각 4만 4,521건, 3만 960건으로 연간 평균 1인당 약 1건 정도의 질병교육 또는 건강교육 서비스를 제공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
만성질환관리수가 시범사업은 보건복지부에서 2016년 9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참여기관으로 전국 1,870여 개 의원급 의료기관을 선정하고, 각 의료기관별로 일정한 수의 고혈압ㆍ당뇨병 환자 신청을 받아 등록한다.

시범사업 참여자에 대해서는 별도 본인부담금을 면제하되,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환자의 고혈압ㆍ당뇨 관리계획 수립, 혈압ㆍ당뇨 정보 지속적 관찰 관리, 전화상담 등의 행위에 대해 국민건강보험에서 행위별 또는 월정액 수가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과 마찬가지로 의사를 통해 이뤄지는 혈압ㆍ혈당 수치 등의 지속관찰관리, 전화상담 등에 대해 건보수가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시작된 2016년 9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청구된 건보급여 지급액은 총 22억 4,000만원이다.

2016년 9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사업운영현황을 살펴보면, 참여의료기관은 총 1,870개소이나, 이 중 환자를 등록한 기관은 1,164개소이다.

등록환자는 고혈압ㆍ당뇨병ㆍ복합질환 환자를 합쳐서 총 4만 1,277명이며, 해당 기간 동안 등록환자에 대해 제공한 서비스 건수는 계획수립 13만 1,327건, 지속관찰 42만 6,458건, 전화상담 12만 7,254건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위, 사업통합 지속하고 환자 초기 발굴해야
보건복지위는 각종 만성질환 관리사업 통합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위는 “4개 만성질환 관리사업의 사업대상이나 사업목적이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각 사업별로 고혈압ㆍ당뇨병 등록환자와 참여 의료기관을 별도로 관리하고, 이를 지원하고 교육ㆍ상담을 제공하기 위한 지원기구(고혈압ㆍ당뇨병 등록교육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지원센터, 건강동행센터)를 각각 별도로 운영함에 따라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복지부도 지난 국정감사 등에서 만성질환 관리사업의 중복문제를 지적받음에 따라 올해 6월 만성질환관리 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ㆍ운영하고, 만성질환관리 서비스 통합모형을 개발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해 진행하고 있다.

다만, 복지부는 이와 같은 통합모형 개발 작업과 별개로 지난 9월 만성질환 관리사업 중 하나인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의 참여지역 확대를 위한 공모를 진행하고, 해당 지역의 기술지원을 위해 2018년도 예산안에 1억원(광역기술지원사업)의 예산을 추가로 반영한 것으로 나타나, 실질적인 통합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7년부터 질병관리본부에서 수행하고 있는 ‘고혈압ㆍ당뇨병 등록ㆍ관리사업’의 경우 일부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시범사업으로 출발했으나, 10여 년이 경과한 현재까지도 25개 보건소를 대상으로 하는 시범사업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위는 “따라서 현행 만성질환 관리사업을 통합 작업이 실질적으로 제대로 이뤄질 수 있기 위해서는 조속히 구체적인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라며, “사업의 통합 및 전국적 확대과정에서 소요될 건보재정 또는 재정지원 규모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복지부에서 수행하고 있는 4개 시범사업들은 모두 고혈압 또는 당뇨병 진단을 받아 이미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만성질환의 경우 초기단계에서 병원을 내원하지 않아 진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이 있으므로, 이들을 초기에 발굴ㆍ관리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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