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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피해 전공의 절규 “재발방지 전혀 안돼”

기사승인 2017.12.19  06: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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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토론회서 가해자 면허박탈 주장…법제화 주장도 탄력

최근 사회적으로 파장을 불러온 전공의 폭행사건과 관련, 재발방지를 위해 마련된 논의의 장에 참석한 피해 전공의의 호소가 눈길을 끌었다. 이 전공의는 정부와 해당병원에 해결을 맡기면 재발방지가 안 된다며, 가해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윤소하 의원(정의당),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ㆍ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 대한전공의협의회, 국회아동여성인권정책포럼은 지난 18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전공의 폭행근절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부산대병원과 전북대병원의 전공의들이 수 년간 지도교수에게 폭행을 당해왔다는 사실이 폭로돼 사회적으로 파장이 일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전공의 폭행 민원이 접수된 병원들에 대한 조사를 비롯한 각종 행정조치에 나섰지만 폭행이 근절될 것이라는 확신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전공의들의 과중한 노동시간과 도제식 교육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등으로 인해 지난 2015년 12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고 2016년 12월부터 시행됐지만, 현행 법률로는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만연한 병원내 폭력을 해결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로 접수 또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폭행 사례는 총 6건으로 현재 행정처분 및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며, 최근 대한의사협회 정책연구소에서 실시한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중 약 70%가 언어폭력, 약 20%가 신체폭력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와 해당병원에만 전공의 폭행문제를 맡겨서는 재발방지가 어렵다는 피해자의 증언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북대병원 폭행 피해자는 플로어토론을 통해 “오늘 토론회 주제가 전공의 폭행 재발방지인데, 정부기관과 해당병원에 맡기면 전혀 재발방지가 안 된다.”라며, “가장 강력한 재발방지 방안은 의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면허정지와 면허박탈이다. 폭행 가해자는 폭행 사실이 인정되면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 그런 중징계가 없으면 절대 재발방지가 될 수 없고, 암암리에 계속 폭행이 이뤄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피해자는 “이건 제 생각만이 아니다. 몇 년 전 길병원 폭행사건 때도 가해자는 전문의 면허 따고 잘 살고 있고, 군의관으로 군대도 갔지만 피해자는 한국 의사사회에서 매장당해 일본에서 의사를 하고 있다더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이동수련 정책은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잘 받아주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동하려는 병원에 선택권을 주면 안되고, 이동수련병원 지원을 하면 무조건 받아주는 시스템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안치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현재 다수 병원은 폐쇄성이 강해 병원 내 폭력을 경험한 피해 전공의가 원내 절차에 따라서는 환경을 개선할 방법이 없다.”라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같은 공간에 근무하게 하며, 이동수련의 권한이 병원에 있어 피해자를 보호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폭력문제가 발생해도 병원에 대한 복지부의 페널티 방향이 ‘전문의의 수련환경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8조에 따른 전공의 정원 감축과 전공의법 제17조(시정명령) 및 제19조(과태료)에 병원장에게 부과하는 과태료는 500만원 이내로 국한돼 있어 과태료 부과를 하더라도 낮은 액수로 인해 병원으로 하여금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없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전공의 정원 감축은 결국 남아있는 전공의의 업무를 증가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이는 전공의들의 폭행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개선방안으로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정부 차원의 병원 내 프로토콜을 개발(성폭력 별도)해 각 수련병원에 배포하고, 신속하고 적절하지 않을 경우 페널티 부여 ▲신체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진료 및 일정기간 쉴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안전한 지지체계를 위한 교육수련부 등 책임부서 설정 ▲강도 높은 수위의 병원 내 징계가 이뤄지도록 함 ▲민원 절차가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수련환경평가위원회 홈페이지 개선, 메일 안내 등 적극 홍보 ▲정부 차원의 법률지원 서비스 제공 ▲여타 성폭력 사건의 대응방침에 준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완전한 분리를 위한 방안 법적 명시 등을 제안했다.

또, 이동수련 절차 개선을 위해 이동수련 관련 법령인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제13조를 삭제하고, 전공의법을 개정해 사유가 명확할 경우 병원장의 요청절차 없이 전공의 당사자의 요청 또는 보건복지부장관의 지시를 통해 이동수련이 가능하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 발의로 이동수련 관련 전공의법 개정안이 논의 중이나, 병원협회는 반대, 복지부는 미온적인 입장을 표명한 상황이다.

안 회장은 이어 “폭행 사건이 발생한 병원의 전문과목에 대해 10년간 전공의 수 산정에서 배제하고, 이동수련 시 폭행 발생병원에서 발생한 티오를 보관 후 수련환경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수련병원에 부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원책정방침의 지도전문의 자격요건 개정을 통해 폭력사건 가해자의 경우 향후 10년 지도전문의 자격을 제한하고, 평가 및 피드백을 통한 지도전문의 자격 유지 심사를 강화하며, 전공의법 제2조 개정을 통해 지도전문의 자격인정 권한을 병원장이 아닌 수련환경평가위원회로 명시할 것을 주장했다.

이외에도 ▲폭행 누적건수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해 의료질향상분담금 감축 ▲피해 전공의가 정상적으로 수련을 마치지 못할 경우 의료질향상분담금 환수 ▲이동수련 후 피해 전공의 설문조사 만족도에 따라 인센티브 적용 ▲전공의법 제19조 개정을 통해 벌금으로의 변경 또는 과태료 상향 조정 ▲지정취소 처분 대상을 수련병원이 아닌 전문과목 단위로 변경 ▲일정기간 이내 유사사건 반복 발생 시 지정취소를 강제하는 삼진아웃제 등을 제안했다.

중앙단체는 향후 전공의 폭행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인폭력신고센터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을 밝혔다.

조경환 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진료실의 위계적인 진료환경과 도제식 교육의 특징으로 인해 빈번히 가해지는 폭언과 폭행이 더 이상은 묵인되지 않도록 의료인폭력신고세터를 구성해 운영하고자 한다.”라며, “해당 센터의 운영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원만한 진료복귀를 도모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의료윤리교육 강화를 통해 대회원 교육과 자율정화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 조성에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윤리의식 함양을 위해서는 ▲현대적 기준의 의료윤리 정립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 운영 ▲사이버 연수교육 동영상 의료인 필수이교육(의료윤리분야) 교육과목 지정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의사협회는 지난 4월 23일 제69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2006년 개정 이래 개정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던 ‘의사윤리강령’ 및 ‘의사윤리지침’을 개정한 바 있다. 개정안에서는 “의사는 환자에 대한 최선의 진료를 위해 모든 동료 의료인을 존경과 선의로써 대하도록” 선언하고 있다.

나영명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실장은 병원 내 폭력과 갑질문화의 배경으로 ▲의료기관 간의 치열한 경쟁과 의료전달체계 붕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돌보는 업무특성에 따른 인력집약산업 ▲24시간 교대근무제 노동 ▲아픈 환자와 가족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도의 감정노동 수행 ▲70여 개 직종이 함께 하는 협업노동 ▲전문직종으로서 도제식 교육 ▲수직적인 조직문화 등을 지적했다.

나 실장은 이어 병원 내 폭력과 갑질문화 개선 방안으로 ▲감추지 말고 드러내기-실태조사, 사례조사, 현장신고운동 ▲전담팀 구성 ▲인력충원 등 제도 개선 등을 제안했다.

나 실장은 “좋은 일자리는 폭력과 갑질이 없는 일자리다. 특히 평가제도, 평가인증, 수가제도, 각종 지원, 시범사업 등에서 제외 등, 폭력과 갑질에 대한 실효성 있는 통제정책이 필요하다.”라며, “국가일자리위원회 산하 보건의료특별위원회 논의 의제와 연동해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교육당국은 향후 전공의 폭행사건이 일어날 경우 경영평가 및 예산 지원 등과 연계할 방침을 밝혔다.

김현주 교육부 대학정책과장은 “향후에는 국립대병원 경영평가에도 반영하고, 적절한 징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태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라며, “매년 약 500억원 내외의 규모로 편성되는 국립대병원의 예산 지원과도 연계함으로써 불이익을 부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 서울대병원이 지난 9월부터 병원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와 관련해 예방ㆍ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인권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병원내 인권센터 운영을 시작한 사실을 언급하며, “서울대병원 인권센터가 향후 병원 전공의 뿐만 아니라 병원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의 근무환경과 인권의식 향상,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모델로서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다른 병원에서도 이러한 내부적인 지원체제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권근용 사무관

보건당국은 전공의 폭행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법률 개정을 비롯해 과태료 및 수련기관 취소 등 실질적인 제재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권근용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사무관은 “복지부는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전공의 폭행은 환자안전 측면에서 중대한 사안이며, 전문의 소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미래 환자를 위해서도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문제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권 사무관은 “전공의 폭행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도제식 수련방식으로 인한 폐쇄적이고 강압적인 조직문화 때문이다.”라며, “전공의의 업무는 전문가 개인의 경험을 전수받는 도제식 수련방식이며, 이로 인한 위계서열은 상급자들의 폭행 및 태움이라는 인권유린으로 변질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배워야 할 권리와 가르쳐야 할 의무가 명확히 부여되도록 교육을 체계화해야 한다.”면서 “곧 발표될 ‘전공의 종합계획’에는 수련교과과정에 대한 체계적 내용을 담아 가르쳐 주면 좋은 것이고 아니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도제식 문화를 점차적으로 개선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폐쇄적 조직문화는 문제제기 시 피해자가 보호보다는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분위기를 형성함으로써 이로 인한 가해자의 도덕적 해이는 괴롭힘 행위 반복을 초래하는 만큼, 의사협회, 전공의협의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도움을 주고, 원할 경우 이동수련을 하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권 사무관은 “정부의 법적 제재수단이 미비한 것도 문제다. 현재 의료법에서는 의료인의 진료관련 부정행위를 처벌하고 있을 뿐, 진료영역 밖의 직무상 비인권적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재 및 처벌규정이 없어 전공의법이 선언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법령에 각 수련병원의 의무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위반시 제재도 마련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권 사무관은 “전공의는 의료의 미래를 짊어진 소중한 자원임을 고려할 때, 비인권적 행위 근절은 매우 시급한 정부 과제이며, 먼저 강력한 제재방안이 필요하다. 수련병원은 전공의의 수련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전공의 폭행에 대한 1차적 책임이 있으므로, 폭행 예방 및 대응을 위한 병원의 책임을 법적으로 부과해 이를 어길 시에는 과태료, 수련기관 및 수련과목 지정취소, 가해자의 직무상 자격정지 등의 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또한 피해 전공의가 병원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거나, 원할 경우에는 수련병원을 원활하게 변경할 수 있도록 현재 이동수련 승인주체가 ‘병원장’인 것을 ‘수련환경평가위원회’로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률 개정 외에도 정부에서는 비인권적 행위 발생에 따른 수련병원의 대응 적절성 등을 평가해 문제가 있을 경우 해당 병원의 의료질평가 지원금 등을 삭감하고, 상급종합병원 지정시 감점, 국립대병원의 경우 경영평가 감점 및 국고예산 감액편성 등의 불이익을 주는 종합적인 제재방안 마련을 검토 및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과태료 외에도 병원에 실질적으로 불이익이 가는 방안이다.

권 사무관은 의료계 내부의 자정노력도 당부했다.

그는 “의료계는 선후배 관계로 엮여있고 폐쇄적 분위기가 강해 외부에서만 하나씩 짚어가며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라며, “전공의 폭행 해결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안은 전문가 집단 내부에서의 자정노력이다.”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이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의사단체 내 자율규제 시범사업인 ‘전문가 평가제’ 조사 대상을 현행 비도덕적 진료행위에도 ‘직무 연관 폭행(성폭력 포함)’을 추가해 운영하고, 진료 뿐 아닌 전반적인 비도덕적 행위에 대해 자율규제할 수 있도록 외연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윤소하 의원은 전공의법 개정안을 준비중이다.

개정안은 폭력 발생 등으로 인한 기관 지정취소가 수련병원 단위로 돼 있는 것을 전문과목 단위로 가능하게 하고, 수련병원에게 전공의 폭행 예방 및 대응 책임을 분명히 부과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관에 대한 과태료 강화, 폭력 등으로 처분 받은 지도전문의의 교육자격 박탈, 전공의의 이동수련 권한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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