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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술 효과 지지 연구에 대한 네이처의 시각

기사승인 2018.01.22  11: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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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기획 칼럼④]과학중심의학연구원 강석하 원장

지난달 11일 네이처는 침술의 효과에 긍정적인 결론이 나온 연구를 소개했다.

지난달 7일 텍사스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유방암 환자에게서 약물(aromatase inhibitors)로 인해 유발된 통증에 대한 침 치료의 효과를 226명의 환자를 통해 검증한 대규모 연구다.

이 연구에서 경혈이 아닌 부위에 얕게 찌르는 가짜침 대조군에 비해 우월한 통증 완화 효과가 나타났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침술의 효과가 입증됐다고 보도했겠지만 네이처의 반응은 달랐다.

네이처는 이 연구를 소개한 기사에서 ‘암에 대한 침술 연구가 논란이 많은 치료법에 대한 논쟁을 재점화시켰다’는 제목을 달고, 연구결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뿐만 아니라 비판적인 전문가 두 명의 의견도 덧붙였다.

미국에서 과학중심의학을 이끄는 예일대 스티븐 노벨라(Steven Novella) 교수는 침 치료는 과학적 기반이 없기 때문에 이를 권장하는 행위는 “환자들에게 마법이 작용한다고 말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대체의학 검증 연구의 권위자 영국 엑시터 대학의 에드짜르드 에른스트 명예교수는 임상시험에서 시술하는 침술사가 진짜침인지 가짜침인지 알고 있으며, 이 점이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며 “이 연구는 침술이 극적인 위약효과(theatrical placebo)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또 다른 임상시험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긍정적인 전문가들의 견해도 소개했다.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 센터 통합의학과장 준 마오(Jun Mao)교수는 침 치료에 대한 이 연구가 고통완화지료(palliative care), 인지행동요법, 운동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에 비해 더 맹검 처리가 더 우수함에도 회의론자들은 침술 연구에 대해서만 더 특별한 조건을 요구한다고 침술에 회의적인 전문가들을 비판했다.

연구 책임자인 콜롬비아대학 메디컬센터의 돈 허쉬먼(Dawn Hershman) 교수는 회의론자들의 우려가 환자에게 최선의 방안을 제공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며 약물치료의 끔찍한 부작용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엄밀한 연구를 실시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환자가 항암치료를 계속 받게 하거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만드는 일이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면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먼저, 해외에서 한의학이 각광받으며 난치병 치료의 희망처럼 여겨진다는 식의 한의계 측 주장이나 언론과 방송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내의 인식과 해외 전문가들의 인식 사이에는 괴리가 크다.

이 연구는 암을 억제시켰다는 결과도 아니고, 암으로 인한 증상을 억제시켰다는 결과도 아니고, 고작 항암제 부작용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시켰다는 결과다.

물론 항암제 부작용을 줄여서 항암치료를 포기하지 않게 한다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암을 완전히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의사들이 암 치료에 대단한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처럼 환자들을 현혹시키는 우리나라의 분위기와 학계의 인식은 격차가 크다.

침 치료 연구에서 가장 질적으로 높은 수준에 속하는 임상시험임에도 “효과가 입증됐다”고 소개한 것이 아니라, “논쟁을 재점화시켰다”고 소개했다는 사실도 주목할만하다.

서양에서도 침 치료를 드물지 않게 활용하고 있지만, 침술로 인한 진통효과조차도 위약효과 이상의 무엇이 있는지 전문가 집단에서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 아니고 통증 같은 주관적 증상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침 치료를 받는 일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침 치료는 비용이 비싸지 않고, 몇 몇 한의사들이 장침을 찔러서 기흉을 발생시키거나 내장기관을 손상시키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침 치료는 안전한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환자를 괴롭히고 있는 증상을 덜어줄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면, 침술의 효과가 단지 위약효과라 하더라도 어쨌거나 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가능성이 있다. 환자가 자신이 받는 치료가 위약효과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더라도 위약효과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침의 효과에 의심을 품는 환자도 침을 맞고 효과를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알아둬야 할 점은,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없는 질병을 침으로 완치시킬 수 있다는 근거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침 치료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와 한계를 알고 선택해야 한다.

헬스포커스 webmaster@healthfocus.co.kr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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