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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습의 대물림 전공의 폭행 어쩌나

기사승인 2018.01.17  14: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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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기획⑤]해마다 논란 반복…법ㆍ정책 도입에 관심 집중

해마다 반복되는 전공의 폭행 문제는 지난해에도 여지없이 논란이 됐다. 특히 국회 교문위와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중점적으로 지적되며 여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국감 폭로를 계기로 전국 수련병원의 폭행 문제가 줄줄이 공론화되자 더 이상 이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각 수련병원 별로 전담기구 설립 등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국회와 보건복지부, 국가인권위원회, 대한의사협회도 나서서 각각 법률 발의, 전공의 정원감축, 직권조사, 피해 신고센터 운영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국감장 들썩이게 한 한 장의 사진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된 한 장의 사진은 전공의 폭행논란의 불쏘시개로 작용했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교수에게 폭행을 당해 피멍이 든 부산대병원 전공의 사진을 공개하며, “교수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전공의를 상습적으로 구타한 것 자체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병원의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더 문제다. 교육부는 즉각적인 특별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관련자 전원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부산대병원 교수에게 폭행당한 전공의 피해 모습(유은혜의원실 제공)

국가인권위원회도 나섰다.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1일 침해구제제2위원회를 열어 최근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부산대병원 전공의 폭행 피해 사건’을 계기로 해당 병원 소속 교수들의 전공의 폭행 등 인권침해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 직권조사 실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전공의 신분 특성상 가해자에 대해 공개적 조치 요구를 하지 못해 피해가 지속되는 등 구조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직권조사를 결정했다.

인권위는 부산대병원 외에도 부산대학교 소속인 양산부산대학교병원도 직권조사대상에 포함해 추가 피해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10월에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일부 교수가 전공의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하고, 성희롱 및 성추행한 사건도 발생해 피해 당사자인 전공의 2명이 사직했다.

이보다 앞선 3월에는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2년차 전공의 2명이 K 교수의 폭행과 폭언을 견디지 못하고 당직 근무를 하다가 무단이탈했다. 병원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K 교수에게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다.

전북대병원 정형외과 전공의는 지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선배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해 논란이 됐다.

보건복지부는 전북대병원에 정원이 3명인 정형외과 전공의 모집을 2년 간 중단하는 징계를 내렸다. 또, 2018∼2019년 전북대병원 전체 인턴 정원(2017년 정원 44명)을 기준대비 5%(2명) 감원했다.

지난해 뿐 아니라 2014년에는 계명대 동산의료원 신경외과 전공의들이 의국 내 폭행, 의무기록조작 강요 등을 문제 삼으며 ▲의국의 근본적인 체질 개혁 ▲교수들의 의식 변화 ▲전공의 수련 및 교육 환경 개선 등을 위해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서울 K 의과대학 교수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공의를 폭행했다가 정직 처분을 받았고, 2012년에는 E 대학병원 교수가 환자들이 보는 앞에서 전공의를 폭행해 사직한 사건이 있었다.

▽전공의 인권 유린하는 폭언ㆍ폭행 ‘심각’
실제로 전공의 인권을 유린하는 폭언, 폭행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채견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해 지난해 9월 발표한 ‘2017년 전공의 수련 및 근로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 10명 중 2명은 수련중 신체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폭력 경험 여부에 대해서도 응답자 1,768명중 71.2%가 ‘있다’고 응답해 전공의 대부분이 언어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희롱 경험 여부에 대해 응답자 1,768명중 28.7%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성추행(행동) 경험 여부에 대해서는 전공의의 10.2%가 ‘있다’고 응답했다.

대전협은 “이번 실태조사에서 전공의들이 성적, 언어적, 신체적 위해에 노출돼 인권을 침해당하기 쉬운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전공의의 인권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3월 31일 대전협이 공개한 ‘2016 전국수련병원 수련평가 설문조사’에서도 교수 또는 상급 전공의에게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전공의는 31.2%에 달했다.

유경험 응답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A 병원으로 절반 이상(58.6%)이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B 병원(57.9%)과 C 병원(54.8%), D 병원(50%) 등에서도 폭력 유경험자가 응답자의 절반을 넘었다. 폭력 경험자가 없는 병원은 없었다.

‘교수 또는 상급 전공의에게 불쾌한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66개 병원 중 57개 병원에서 236명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전공의 폭행근절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토론회’

▽전공의들 “이동수련 권한 병원에 있어 문제”
전공의들은 현재 다수 병원은 폐쇄성이 강해 병원 내 폭력을 경험한 피해 전공의가 원내 절차에 따라서는 환경을 개선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한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같은 공간에 근무하게 하며, 이동수련의 권한이 병원에 있어 피해자를 보호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안치현 대전협 회장은 또, 폭력문제가 발생해도 병원에 대한 복지부의 페널티 방향이 ‘전문의의 수련환경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8조에 따른 전공의 정원 감축과 전공의법 제17조(시정명령) 및 제19조(과태료)에 병원장에게 부과하는 과태료는 500만원 이내로 국한돼 있어 과태료 부과를 하더라도 낮은 액수로 인해 병원으로 하여금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없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전공의 정원 감축은 결국 남아있는 전공의의 업무를 증가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이는 전공의들의 폭행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전공의 폭행근절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토론회’에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개선방안으로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정부 차원의 병원 내 프로토콜을 개발(성폭력 별도)해 각 수련병원에 배포하고, 신속하고 적절하지 않을 경우 페널티 부여 ▲신체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진료 및 일정기간 쉴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안전한 지지체계를 위한 교육수련부 등 책임부서 설정 ▲강도 높은 수위의 병원 내 징계가 이뤄지도록 함 ▲민원 절차가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수련환경평가위원회 홈페이지 개선, 메일 안내 등 적극 홍보 ▲정부 차원의 법률지원 서비스 제공 ▲여타 성폭력 사건의 대응방침에 준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완전한 분리를 위한 방안 법적 명시 등을 제안했다.

또, 이동수련 절차 개선을 위해 이동수련 관련 법령인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제13조를 삭제하고, 전공의법을 개정해 사유가 명확할 경우 병원장의 요청절차 없이 전공의 당사자의 요청 또는 보건복지부장관의 지시를 통해 이동수련이 가능하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치현 대전협회장

안 회장은 이어 “폭행 사건이 발생한 병원의 전문과목에 대해 10년간 전공의 수 산정에서 배제하고, 이동수련 시 폭행 발생병원에서 발생한 티오를 보관 후 수련환경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수련병원에 부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원책정방침의 지도전문의 자격요건 개정을 통해 폭력사건 가해자의 경우 향후 10년 지도전문의 자격을 제한하고, 평가 및 피드백을 통한 지도전문의 자격 유지 심사를 강화하며, 전공의법 제2조 개정을 통해 지도전문의 자격인정 권한을 병원장이 아닌 수련환경평가위원회로 명시할 것을 주장했다.

이외에도 ▲폭행 누적건수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해 의료질향상분담금 감축 ▲피해 전공의가 정상적으로 수련을 마치지 못할 경우 의료질향상분담금 환수 ▲이동수련 후 피해 전공의 설문조사 만족도에 따라 인센티브 적용 ▲전공의법 제19조 개정을 통해 벌금으로의 변경 또는 과태료 상향 조정 ▲지정취소 처분 대상을 수련병원이 아닌 전문과목 단위로 변경 ▲일정기간 이내 유사사건 반복 발생 시 지정취소를 강제하는 삼진아웃제 등을 제안했다.

▽국회 나섰지만 부정적 분위기도 많아 험로 예상
이 같은 전공의들의 지적에 화답하듯 전공의의 수련 병원을 변경할 때 수련병원의 장이 아닌 보건복지부가 결정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병원협회와 전공의협의회의 의견이 엇갈리고, 보건당국은 신중검토를 주문해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국민의당)은 지난해 6월 2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전공의의 수련병원 변경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인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서 규율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수련병원의 지정이 취소된 경우나 부득이한 사유로 수련 중인 전공의가 해당 수련병원에서 수련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 수련병원의 장은 다른 수련병원의 장에게 소속 전공의를 수련시켜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현행 규정은 수련의의 수련병원 변경에 필요한 조치를 수련병원의 장의 재량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어, 전공의가 수련병원에서 지속적인 폭언ㆍ폭력 또는 성폭력 범죄에 노출되는 등으로 계속적인 수련이 곤란해 다른 수련병원으로 옮겨 수련할 필요가 있을 때 필요한 조치를 강제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실제로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지도전문의에 의한 전공의 성추행 사건은 3건, 폭행사건은 2건, 상급년차 전공의에 의한 저년차 전공의 폭행사건은 2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러한 사유를 ‘전공의가 해당 수련병원에서 수련을 계속하기 어려운 부득이한 사유’로 인식하고 이동수련을 요청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폭행 사건 관련 이동수련 요청이 없는 이유는 폭행사건의 신고나 적발 자체가 전공의의 퇴사 이후에 이루어져 이동수련 요건에 맞지 않거나, 가해자가 징계 또는 처벌 등으로 인해 해당 병원을 떠나는 등의 사유로 파악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문제와 관련, 최도자 의원은 “현행법에 보건복지부장관이 수련병원의 지정이 취소된 경우나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성범죄, 폭행 또는 폭언 등으로 계속적인 수련이 곤란해 전공의의 수련병원 변경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 등에는 수련병원 등의 장에게 이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공의의 권리를 보호하고 수련환경의 개선에도 기여하려는 것이다.”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개정안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동수련 절차 관할 주체를 수련환경평가위원회로 명시해 제도적 흠결을 개선하고,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이동수련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수용’ 입장을 전했다.

대전협은 법안 발의 당시에도 성명을 내어 “전공의법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개정안이다.”라며,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대전협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이동수련이 절실한 전공의가 병원의 허가를 받지 못해 대전협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수련병원 내 불합리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방법이 없어 수련을 포기해야만 했던 안타까운 사례도 많다.”라며, “이는 전공의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개정안이 통과돼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대한병원협회는 ‘현행유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병원협회는 “현행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및 ‘수련병원(기관) 지정 및 전공의 정원책정 방침’에 의해 전공의의 이동수련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고, 이동수련 사유가 발생한 병원이 전공의에 대한 이동수련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차년도 수련병원 지정취소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요청하거나 정원을 감원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므로 현행 법률만으로도 개정안의 취지를 달성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검토의견은 ‘신중검토’였다.

복지부는 “전공의의 권리 보호 강화를 위한 개정안의 취지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라면서도, “전공의의 수련은 전공의와 수련병원 간 상호 근로계약관계에 의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할 때 수련병원을 배제하고 복지부장관이 이동수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며, 전공의 이동수련 여부 결정은 수련병원간 조정,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등 전문가 검토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도 전공의법 개정안을 준비중이다.

개정안은 폭력 발생 등으로 인한 기관 지정취소가 수련병원 단위로 돼 있는 것을 전문과목 단위로 가능하게 하고, 수련병원에게 전공의 폭행 예방 및 대응 책임을 분명히 부과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관에 대한 과태료 강화, 폭력 등으로 처분 받은 지도전문의의 교육자격 박탈, 전공의의 이동수련 권한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보건복지부 “전공의 폭행 실질적 제재방안 도입”
보건당국은 전공의 폭행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법률 개정을 비롯해 과태료 및 수련기관 취소 등 실질적인 제재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권근용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사무관은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전공의 폭행근절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토론회’에서 “복지부는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전공의 폭행은 환자안전 측면에서 중대한 사안이며, 전문의 소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미래 환자를 위해서도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문제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권근용 사무관

권 사무관은 “전공의 폭행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도제식 수련방식으로 인한 폐쇄적이고 강압적인 조직문화 때문이다.”라며, “전공의의 업무는 전문가 개인의 경험을 전수받는 도제식 수련방식이며, 이로 인한 위계서열은 상급자들의 폭행 및 태움이라는 인권유린으로 변질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배워야 할 권리와 가르쳐야 할 의무가 명확히 부여되도록 교육을 체계화해야 한다.”면서 “곧 발표될 ‘전공의 종합계획’에는 수련교과과정에 대한 체계적 내용을 담아 가르쳐 주면 좋은 것이고 아니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도제식 문화를 점차적으로 개선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폐쇄적 조직문화는 문제제기 시 피해자가 보호보다는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분위기를 형성함으로써 이로 인한 가해자의 도덕적 해이는 괴롭힘 행위 반복을 초래하는 만큼, 의사협회, 전공의협의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도움을 주고, 원할 경우 이동수련을 하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권 사무관은 “정부의 법적 제재수단이 미비한 것도 문제다. 현재 의료법에서는 의료인의 진료관련 부정행위를 처벌하고 있을 뿐, 진료영역 밖의 직무상 비인권적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재 및 처벌규정이 없어 전공의법이 선언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법령에 각 수련병원의 의무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위반시 제재도 마련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권 사무관은 “전공의는 의료의 미래를 짊어진 소중한 자원임을 고려할 때, 비인권적 행위 근절은 매우 시급한 정부 과제이며, 먼저 강력한 제재방안이 필요하다. 수련병원은 전공의의 수련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전공의 폭행에 대한 1차적 책임이 있으므로, 폭행 예방 및 대응을 위한 병원의 책임을 법적으로 부과해 이를 어길 시에는 과태료, 수련기관 및 수련과목 지정취소, 가해자의 직무상 자격정지 등의 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또한 피해 전공의가 병원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거나, 원할 경우에는 수련병원을 원활하게 변경할 수 있도록 현재 이동수련 승인주체가 ‘병원장’인 것을 ‘수련환경평가위원회’로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률 개정 외에도 정부에서는 비인권적 행위 발생에 따른 수련병원의 대응 적절성 등을 평가해 문제가 있을 경우 해당 병원의 의료질평가 지원금 등을 삭감하고, 상급종합병원 지정시 감점, 국립대병원의 경우 경영평가 감점 및 국고예산 감액편성 등의 불이익을 주는 종합적인 제재방안 마련을 검토 및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과태료 외에도 병원에 실질적으로 불이익이 가는 방안이다.

권 사무관은 의료계 내부의 자정노력도 당부했다.

그는 “의료계는 선후배 관계로 엮여있고 폐쇄적 분위기가 강해 외부에서만 하나씩 짚어가며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라며, “전공의 폭행 해결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안은 전문가 집단 내부에서의 자정노력이다.”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이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의사단체 내 자율규제 시범사업인 ‘전문가 평가제’ 조사 대상을 현행 비도덕적 진료행위에도 ‘직무 연관 폭행(성폭력 포함)’을 추가해 운영하고, 진료 뿐 아닌 전반적인 비도덕적 행위에 대해 자율규제할 수 있도록 외연을 확장할 계획이다.

교육당국도 향후 전공의 폭행사건이 일어날 경우 경영평가 및 예산 지원 등과 연계할 방침을 밝혔다.

김현주 교육부 대학정책과장은 “향후에는 국립대병원 경영평가에도 반영하고, 적절한 징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태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라며, “매년 약 500억원 내외의 규모로 편성되는 국립대병원의 예산 지원과도 연계함으로써 불이익을 부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 서울대병원이 지난 9월부터 병원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와 관련해 예방ㆍ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인권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병원내 인권센터 운영을 시작한 사실을 언급하며, “서울대병원 인권센터가 향후 병원 전공의 뿐만 아니라 병원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의 근무환경과 인권의식 향상,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모델로서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다른 병원에서도 이러한 내부적인 지원체제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의사협회도 향후 전공의 폭행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인폭력신고센터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을 밝혔다.

조경환 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진료실의 위계적인 진료환경과 도제식 교육의 특징으로 인해 빈번히 가해지는 폭언과 폭행이 더 이상은 묵인되지 않도록 의료인폭력신고세터를 구성해 운영하고자 한다.”라며, “해당 센터의 운영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원만한 진료복귀를 도모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의료윤리교육 강화를 통해 대회원 교육과 자율정화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 조성에 일조할 계획이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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