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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만 찬성하는 노인 한약 급여화

기사승인 2018.02.09  0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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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보법 개정안, 복지부ㆍ의협ㆍ전문위원실 모두 부정적 의견

65세 이상 노인이 사용하는 한약(첩약)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한의사협회만 찬성하고 보건복지부 의사협회, 국회 전문위원실 모두 부정적 의견을 전했다.

한약 조제의 표준화 및 안전성ㆍ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지난해 12월 1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보건복지위는 지난 1일 전체회의에서 해당 개정안을 상정하고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했다.

양승조 의원은 “노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한약은 거의 건강보험이 적용받고 있지 못한 상태여서 대부분의 한약 비용을 자비로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65세 이상 노인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이에 대한 치료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경우 건강과 사회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하지 못함에 장기적 국가적으로 더 큰 의료비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노인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한방 의료서비스인 한약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65세 이상 노인에게 한약에 대해 보험급여를 실시해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고, 질병치료 효과로 질병이환율을 감소시켜 의료비 절감 및 노인 삶의 질을 개선하며 더 나아가 노인의 건강증진과 보건복지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다.”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의료기관 종별 건강보험 보장성 현황(단위: %)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하지만 해당 개정안에 대해 관련 직역단체인 한의사협회만 찬성 의견을 내놔 법안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검토의견을 통해 “한약의 경우 질병치료 효과가 우수하며 보험 급여를 원하는 국민의 요구도가 높다.”라며, “65세 이상 노인이 사용하는 한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노인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고자 하는 개정안의 조치에 적극 공감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한약은 현재 성분 분석을 통한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한의원ㆍ한방병원이 자체 조제함에 따라 조제의 표준화 등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개정안의 내용에 반대했다.

보건복지부도 “한방 첩약은 목적 및 효능ㆍ효과 등에 있어서 질병치료의 목적과 건강증진(보약) 목적이 혼재돼 있는데, 현재 이를 구분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한약 조제의 표준화 및 안전성ㆍ유효성에 대한 검증도 현재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전했다.

복지부는 또, 현행 법체계상 급여 항목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뒤 하위법령을 통해 규정하는 것이 절차적으로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방의료기관의 2013년 비급여 의료비 수익 중 탕전 수익의 비중(단위: %)

상임위 전문위원실도 복지부와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

석영환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현 여건상 첩약을 건강보험에 등재해 보험약제로 관리하기 위한 조제 기준 등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았으며, 일반적인 건강보험 급여항목 확대 절차가 하위법령 및 고시 개정을 통하여 이뤄지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첩약을 보험급여로 등재해 관리하기 위해서는 사전적으로 첩약에 대한 관리 기준이 마련돼 있는지 고려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 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양약과 다른 한약의 특성을 고려해 일반적인 의약품과 별도로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ㆍ신고에 관한 규정(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을 별도로 마련해 운영하고 있는데, 첩약은 현재까지 이 규정에 따라 한약제제로 인정받은 사례가 없다.

이에 따라 첩약은 한의사가 처방해 약국에서 조제하는 한약제제가 아니라 한의사의 진료ㆍ처방행위에 포함돼 식약처에 용법, 용량, 원료약품 및 함량, 포장단위 등 기본적인 사항이 신고되지 않고 있다.

또한, ‘의료법’ 및 ‘약사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환자에 대한 처방 및 복용 안내 및 첩약 조제기록 관리 등의 구체적인 규정이 미비하며, 첩약이 만들어지는 원내ㆍ원외탕전실 등의 관리를 위한 세부 기준 역시 현재까지는 미비한 상황이다.

석 전문위원은 “첩약이 보험급여로 인정되기 위해 반드시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한약제제’일 필요는 없으나, 최소한 이를 보험급여로 등재해 관리하기 위해서는 보험약제에 준하도록 기본적인 기준(규격, 원료의 함량 등)과 처방ㆍ조제기록에 대한 기준, 첩약이 조제되는 장소에 대한 관리기준 등이 사전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방의료행위ㆍ약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현황(2018년 1월 기준, 분류항목 수 기준)
*자료: 보건복지부

한편, 한방 부문(한방병원 및 한의원)의 건강보험 보장성을 살펴보면, 일반병원 및 의원보다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고 비급여 본인부담률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의료기관 종별로 비교해보면, 2015년 기준 한방병원의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50.1%로 일반병원의 비급여 본인부담률인 31.2%보다 높으며, 한의원의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37.6%로서 의원의 비급여 본인부담률인 14.8%보다 높아 일반 의료기관보다 한방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의 의료비 본인부담 비율이 더 높은 상황이다.

한방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가 지출하는 비급여 의료비 중 한약(첩약)에 대한 의료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직접적인 실태조사는 이뤄진 바 없으나, 2014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수행한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3년 한방의료기관의 비급여 의료비 수익 중 탕전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방병원의 경우 평균 34.5%, 한의원의 경우 평균 58.7%로 탕전이 의료기관의 주요 비급여 수익임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로부터 한방의료기관 이용 환자가 지출하는 의료비 중 첩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클 것임을 추정해볼 수 있다.

한방의료행위ㆍ약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현황을 살펴보면, 기본진료료 8종ㆍ검사료 6종ㆍ약제 124종ㆍ처치료 11종 및 시술료 14종 등이 건강보험 급여로 등재돼 있다.

구체적으로 약제의 경우에는 2018년 1월 기준 단미엑스제제(1종의 한약재를 농축해 산제ㆍ정제ㆍ연조제 등으로 제형화한 한약제제) 67종 및 단미엑스혼합제(단미엑스제제를 기준처방의 구성용량에 따라 단순 혼합한 한약제제) 56종만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다.

첩약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별표2)’에 따라 비급여대상으로 규정돼 있다. 약사법 등 관련 법률에 첩약에 대한 정의가 별도로 규정돼 있지는 않으나, 통상 첩약이라 함은 한약재(동물ㆍ식물 또는 광물에서 채취돼 주로 원형대로 건조ㆍ절단 또는 정제된 생약)를 배합ㆍ혼합해 탕약(우림약)으로 달여먹을 수 있도록 한 제제의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현행 법체계상 건강보험 급여항목 확대의 절차

한편, 8일과 9일 열릴 예정이던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자유한국당의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으로 파행됐다.

이는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측 위원들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대해 권성동 법사위원장(자유한국당)이 검찰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사퇴를 주장하면서 퇴장한 데 따른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이 같은 행동에 대한 민주당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법안소위는 설날 이후까지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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