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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내시경 도입, 의료계 내에서도 ‘분분’

기사승인 2018.03.17  06: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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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세미나서 도입 필요성과 FOBT 수검률 향상 입장

국가 대장암 검진에 대장내시경 선별검사를 도입하는 데 대해 의료계 내에서도 입장이 엇갈렸다.

대장암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대장내시경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므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효과적 방법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지만 질관리나 수가 개선 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현재 하고 있는 대변잠혈검사(FOBT)의 수검률을 높이는 것을 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엇갈린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권미혁 의원(더불어민주당)과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장연구학회는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선별검사 우려와 기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현재 국가 대장암검진 사업에서는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매년 분변잠혈반응 검사를 제공하고 있고, 이상 소견이 있을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대장암검진에 대한 일차 수검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이차 확진검사 수검률도 낮기 때문에 국가 대장암검진의 효율성이 높지 않고, 일부 국민은 대장암 검진에 대장내시경 선별검사 도입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장내시경 선별검사 도입에 따른 득실을 저울질하기 쉽지 않고, 특히 국가적인 선별검사의 형태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려사항과 준비사항이 있다.

특히 대장내시경 검사는 다소 침습적인 검사이기 때문에 검사 관련 합병증도 적지 않게 보고되고 있어 의료계 내에서도 찬반 양론이 분분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대장내시경 검사의 선별검사에 대해 시범사업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는 분변잠혈검사를 일차로 시행하고 분변잠혈이 검출된 수검자에 한해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대장내시경 검사가 일차 선별검사로 도입되면 일정 연령(대개 50대) 이상의 모든 국민이 대장내시경 검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손대경 국립암센터 대장암센터장은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선별검사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대장암은 발생률 및 사망률이 높은 암인데, 잠복기 또는 초기 단계(대장 용종)에서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손 센터장은 “대장내시경을 이용한 대장암 검진의 경우 조기암 발견을 통한 가장 효과적인 대장암 사망률 감소와 용종 절제에 따른 대장암 발생률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또한 수검자의 신뢰도 및 만족도가 향상돼 수검률 증가도 기대되며, 국가암검진 사업으로 비용-효과적인 검사를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기존 선행연구 및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엄격한 질 관리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김현수 연세원주의대 교수는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선별검사 도입의 전제조건’으로 ▲대장내시경 수검률 향상: 국가 감시 프로그램 ▲검진성과의 극대화: 질관리 시스템 구축과 이행 ▲지속발전형 체계 구축: 비용-효과 시뮬레이션을 꼽았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전제조건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지속적으로 저조한 수검률, 행위별 수가로 과잉검사 및 가치 효율 저하, 수준 미달의 내시경 시술, 지속적인 중대 합병증 발생, 시술 의사의 과다한 검사 및 행정 업무부담, 낮은 대장암 발생사망 개선 성과지표 등의 문제 발생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안은 선호도별 이원화 체제 유지, 중앙등록체계의 지표로 가치 평가안, 주기적인 인증심사와 보수교육, 투명한 관리를 위한 인력 및 보험 지원, 질-비용 개념의 실질적인 보상체계, 주기적인 수행/평가체계와 연보 발간 드응로 질 보장 여부 평가와 자율적 질향상을 유도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현재 시범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프로토콜을 개발 중인 정승용 서울의대 교수는 해당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 교수는 “무증상 성인에 대한 대장내시경을 이용한 대장암검진은 개인별 위험도에 대한 임상적 판단과 수검자의 선호도를 고려해 선택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했는데, 현재 권고등급 모두 국외 연구결과를 근거로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 “대장내시경을 국가대장암검진으로 도입하기 위해 현재 시행중인 분변잠혈검사와 비교해 효과를 평가하고, 대장 천공, 출혈, 사망 등의 대장내시경 관련 합병증 발생을 파악해 국가대장암 검진사업을 도입해야 하며,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한 시범사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모든 잠재적 수검자들이 분변잠혈검사에 비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의 선호도와 선택을 반영한 내시경 검진 도입 프로토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연구개발 결과는 국가대장암검진 사업에 대장내시경 도입의 타당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다기관 대장내시경 검진 시범사업에서의 대상자 모집 및 검진절차와 사후관리를 표준화해 혼선을 최소화하고, 시범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김태일 연세의대 교수는 ‘대장내시경을 이용한 대장암 검진의 타당성 평가를 위한 시범사업의 고려사항’으로 ▲검진 대상군 ▲검진 방법 ▲검진 효과의 비교평가 ▲대장내시경 검진 도입의 결과지표 등을 꼽았다.

특히 김 교수는 참여자(내시경 시술자)와 참여기관 선정과 관련, “대장내시경은 기계(CT)나 검사법(시험관 테스트)으로 하는 것보다 시술자의 능력에 따라 매우 편차가 심하다.”라며,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검사에는 다양한 수준의 검사자가 참여해 편차가 심하며, 실제로 더 많은 질 관리의 문제점이 관찰된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의사들 간 대장폴립을 찾는 능력은 약 3배 정도 차이, 납작한 형태는 7배 정도 차이가 나며, 한국에서 종양(폴립)을 놓치는 확률은 17.7%로 보고되고 있다.

김 교수는 참여자(내시경 시술자)와 참여기관은 암검진 질지표 개정안에 기초한 조건과 건보공단 검진기관 평가 등에 근거해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자들은 공통적으로 국가대장암검진에 대장내시경 도입을 하는 것을 전제로 논의했지만, 지정토론에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다만, 질관리가 중요하다는데는 모두 입을 모았다.

한동수 한양의대 교수는 “각 단체나 주관에 따라 자격에 대한 갈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원하는 대장암 발견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정한 질관리가 되는 대장내시경 검사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변정식 울산의대 교수도 “대장내시경이 대장암 선별검사에 효과적인 검사법이라는데는 동의하지만, 정말 효과적인 검사법이 되려면 여러 가지 선결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면서, “대표적인 것이 질관리 측면이다. ”라고 말했다.

변 교수는 “실제로 임상현장에서는 질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많이 느낀다.”면서, “엄격한 모니터링과 질관리가 돼야 대장내시경이 효과적인 선별검사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그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비해 대장내시경 수가는 9만원 정도에 불과해 너무 낮다며, 이로 인해 날림검사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질관리와 수가 등, 선결요건이 만족돼야 대장내시경이 좋은 선별검사로 자리잡을 수 있을 텐데 쉽지는 않은 일이다.”라며, “따라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데 있어서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충분히 신중한 고려한 후 도입해야 하고, 그 이전에 현재 하고 있는 선별검사법인 대변잠혈검사를 이용한 선별검사 시스템을 좀 더 향상시킬 방법은 없을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조영석 가톨릭의대 교수도 “새로운 대장암 선별검사 방법도 중요하지만, 30%도 안되는 대변잠혈검사 수검률을 높일 수 있는 홍보방안도 중요하다.”라며, “대부분 수검자들이 누적해서 검사를 해야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대변잠혈검사 결과 양성인 경우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한다는 것도 잘 모른다. 홍보를 많이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동일 성균관의대 교수는 국가 주최 시범사업이니 국가의 책임도 있어야 한다며, 합병증이 생길 경우 보상주체와 범위, 비용 등을 미리 결정하고 시작해야 혼선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 시술자에게 능력껏 처리하라는 식이라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너무 질관리를 강조하는데 지나치게 의심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원경 가톨릭의대 교수는 “예산이 된다면 대장내시경을 하는게 의학적으로 합당하다. 나머지 문제는 시범사업에서 찾으면 된다.”면서, “옆집 사람이 대장암이 의심되는데 10년간 대변잠혈검사를 하라는 의사 없다. 당연히 대장내시경을 하라고 한다. 전체 국민에게 대변잠혈검사 10년 하면 충분하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어 “의료의 질을 자꾸 얘기하는데 대장내시경만 질이 있는게 아니라 위내시경도 있다. 위내시경은 삽입은 쉽지만 발견은 훨씬 어렵다.”라며, “암수술은 몇 번을 해야 혼자 할 수 있나? 질관리를 나름 관련학회에서 하고 나라에서 감염관리도 하고 있다. 그 이상 어떻게 더 관리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것만 하자고 더 관리하자는 건 의사시험부터 다시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나친 질에 대한 의심은 안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보건당국은 대장내시경을 국가검진으로 도입하는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며, 결정을 위해서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시범사업과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혜래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서기관은 “대장내시경 국가검진 도입은 ‘해야 한다’와 ‘신중해야 한다’가 갈리고 있는데, 국내에서 근거가 되는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에 갈등으로만 남아있는 과제가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서기관은 “그렇다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시범사업과 데이터로 논의하고, 어떤 식으로 갈 수 있느냐를 결정할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이다.”라며, “시범사업이 실제로 논의하고 어떤걸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시범사업으로 당장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보다는 도입을 할 수 있을까, 도입한다면 뭘 주의해야 하느냐를 보는 정도로 봐 달라.”면서, “우려도 많다. 일반 국민 정서에서는 ‘대장내시경 요새 많이 하지 않나. 시범사업까지 해야 하느냐’는 생각도 있다.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데이터가 쌓일 시점이 됐다는 관점에서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서기관은 또, “여러 전문가가 말했지만, 질관리가 중요하고, 기존 검사방법의 수검률을 높이고 개선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수가문제나 시범사업시 부작용에 대한 책임 문제도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공감하며, “아직 진행단계이므로 여러 자문위원과 학회의 의견 들으면서 만들어 나갈 것이다. 많은 의견을 달라.”고 덧붙였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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