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의 임기가 4개월째 접어들었다. 5월 2일 취임했으니 이틀 후면 100일을 맞는다.

그동안 최대집 회장의 행보를 보자. 최 회장은 취임식에서 현재의 건강보험제도로는 높아진 국민의 의료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지적하며 ‘더 뉴 건강보험’을 제안했다.

5월 20일에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문케어 저지와 중환자 생명권 보호대회(2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고, 문재인 케어를 중단할 것과, 환자진료시스템의 총체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근본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이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탈퇴를 선언하는가 하면, 수가협상에서는 2.7%를 제시받고 협상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6월 26일에는 회원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온라인 생방송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더 뉴 건강보험은 새로울 것도 없고 오히려 문재인 케어와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는 참석자 부풀리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의미가 퇴색됐다.

수가협상은 협상단 규모를 축소하면서 수년 간 협상에 참여해 온 대한개원의협의회의 의사를 타진하지 않아 처음부터 결렬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건강보험 청구대행 중단 투쟁과 전국의사총파업은 방식과 시기를 두고 논란이 일다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복지부ㆍ심사평가원 등과 의정협의체, 심사기준협의체, MRI 급여화 회의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회원들이 반길만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나열해 보니 최대집 회장의 초반 회무에 높은 점수를 주긴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추무진 전 회장보다 못하다는 비판이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건 나가도 너무 나갔다.

추무진 회장은 임기 4년(만 3년 10개월)을 마친 상태이고, 최대집 회장은 이제 임기 4개월째 접어든 회장이므로 단순 비교는 맞지 않다.

참고로 추 회장은 재선에 당선되고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의료정책연구소 인사 건으로 불신임 논란이 불거졌고, 실제로 모 단체가 탄핵을 경고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임기 초반인 최 회장을 깎아내리기 위해 추 전 회장을 끌어들이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추 전 회장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던 사람들 아닌가?

최 회장을 비판하는 일부 회원은 회장 선거에서는 당장 투쟁에 나설 것처럼 호언장담하더니 몸을 사린다는 비판도 한다.

하지만 최 회장의 후보 시절 발언을 보자.

“준비 안 된 투쟁으로 회원들의 피로감, 패배의식만 안겨줬다. 우리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총파업 경험이 있다. 최소 1년에서 1년 반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복잡한 의료계 내부 조직 간 화합과 단합을 이룬다면 공세적 투쟁이 가능하다.” 

이는 선거 초반인 3월 3일 경기도의사회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최 후보가 한 발언이다.

최 회장은 이미 당선 전부터 제대로 된 투쟁을 위해 최대 1년 6개월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회원들은 그의 발언을 믿고 회장으로 선출했다.

최 회장은 당선이 확정된 순간과 취임식, 그리고 최근 의료정책연구소 세미나에서도 일관되게 투쟁을 위한 준비 기간을 말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 결과, 최 회장을 비판하며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회원중에는 올해 초 의사협회 선거와 지역의사회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들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선거에서는 의료계의 화합을 외치던 분들 아닌가? 왜 회원들이 자신을 선택하지 않았는지, 지금 자신의 행동이 의료계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본인부터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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