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으로 의사를 구속하면 앞으로 의사들이 검사는 많이 하고, 진료는 소극적으로 할 것이다. 비용증가를 원하는 건가?”

시도의사협의회 백진현 회장(전북의사회장)은 지난 11일 제3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 현장에서 본지와 만나 의사구속에 대한 입장을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법원은 복부통증으로 내원한 8살 아이의 증상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의사 3명을 법정구속했다.

백진현 회장은 “의사에게 형사적인 처벌을 하지 않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세계의사협회도 주장하고 있고, 심지어 우리보다 못하다는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백 회장은 “앞으로 CT와 MRI, 초음파 등 검사횟수가 급증할 것이다. 국가적인 비용증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 모든 것이 비용증가주의로 가게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당장 부작용이 나타나진 않겠지만 CT로 인한 방사선 영향도 미래에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 회장은 의사들이 거리에 나온 이유가 밥그릇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백 회장은 “당시 응급의학과 의사는 16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100여명의 환자를 혼자 봤다고 한다. 그 상황에서 환자를 제대로 볼 수 있었겠나.”라고 묻고, “이런 제도를 고치자는 게 의사들의 요구다.”라고 말했다.

백 회장은 “대학병원에서 일할 의사가 없어서 PA를 쓰겠나? 의사는 남아 돈다. 돈이 안되니까 PA를 쓰는 것이다.”라면서, “매해 의사중 수백명이 백수다. 그걸 고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백 회장은 제도를 고치려면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회장은 “정부는 우리나라 수가가 싸고 환자도 잘 본다고 자랑하는데 그게 자랑인가?”라면서, “환자 잘보고, 실력 좋은 건 세계도 인정하고, 자랑도 맞다. 하지만 저수가는 자랑할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백 회장은 “지금 의료현장에서는 규모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병원을 잘 꾸며놓지 않으면 환자가 오지 않는다. 지금 후배들은 모두 빚덩이를 안고 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백 회장은 “의사가 번듯하게 잘 살도록 해달라는 게 아니다. 특수한 것을 바라는 건 더더욱 아니다.”라며, “최소한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이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백 회장은 “의사가 맘놓고 환자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환자를 위한 것이다.”라면서, “이를 위해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전문의 중심인 나라는 많지 않다. 전문의 중심이 되다 보니 국민이 수준높은 진료를 받고 있다.”라며, “규제보다는 의사가 안정적인 진료환경에서 환자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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