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수원시의사회장
김지훈 수원시의사회장

“의료전달체계 붕괴 위기요? 이미 붕괴됐습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수원시의사회 김지훈 회장은 5일 ‘2018년 수원시의사회 송년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달체계가 이미 붕괴됐다며, 정부가 1차 의료기관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현재 Big 5 중심의 의료 체계는 재벌 병원의 공룡화로 향후 원격의료가 시행되면, 의사들은 재벌병원의 콜 센터 직원으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의료 접근성이 좋은 환자는 재벌병원에서 치료받고, 시골 환자는 재벌병원 콜 센터의 봉직의사들에게 원격의료로 질 낮은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김 회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생존이 불가능하다.”라며, “의약분업 수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과 의원의 가격 차이를 통한 환자 제한 효과는 기능을 상실했다는 게 김 회장의 지적이다.

김 회장은 “종병간 가격 차이 정책은 저수가가 장기화된데다, 비급여의 급여화로 보장성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물가에 비해 병원에 쓰는 돈이 적어지고, 실손보험 등의 등장으로 그나마 본인부담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들이 생겨 이미 기능을 상실했다.”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특단의 조치로, 대학병원의 처방일수 제한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대학병원의 최소처방일수 제한을 도입해야 한다. 현재 대학병원에서 60일에서 많게는 90일 이상 처방하는데 이를 30일로 제한해야 한다. 제도적인 제한장치 없이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상급병원은 중증질환, 응급환자를 중심으로 치료하고, 개원가는 만성질환환자의 관리나 추적관찰을 맡으면 서로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개원가의 어려움으로 과중한 행정업무도 지적했다.

김 회장은 “행정업무를 할 사람이 없는 나홀로 개원가는 원장 혼자 해야 하기 때문에 행정업무를 많이 동반한 정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라며, 금연사업을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금연사업은 행정업무가 많다. 많은 자료를 얻어서 정책에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는 알겠는데, 설문이 너무 많다. 설문에 모두 답을 해야 수가를 주기 때문에 개원가가 참여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늘어 운영이 더 어려워졌고, 수원이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구인난도 심각한다.”라고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김 회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은 매우 열악해서 재투자가 불가하고 현상유지에 급급하다. 이로 인해서 경쟁력 재고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며, “이미 1차의료 붕괴가 시작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1차 의료가 붕괴 되면 이를 정부가 다시 구축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공적 자금이 필요하다. 공공의료 수준의 공적 자금을 투여하는 것 보다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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