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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등급제ㆍ순번대기제 개선 한목소리

기사승인 2019.04.13  0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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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토론회서 전문가들 입모아 지적…복지부, 단계적 개선중

만성질환 증가와 인구고령화 등으로 간호인력 수요와 중요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고질적인 간호인력 수급문제와 낮은 수준의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또다시 제기됐다.

특히 정부가 2006년부터 시행중인 ‘간호 등급가산제’가 본래 취지와는 달리 서울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이 1등급을 맞추기 위해 간호인력의 고용을 늘리면서 중소병원, 지방병원은 간호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가 심각하다.

실제로 2017년 기준, 전체 ‘간호 등급가산제’ 신고 대상 의료기관의 2.4%밖에 되지 않는 43개 상급조합병원에 38.1%에 달하는 가산금이 집중되고 있어 ‘간호 등급가산제’가 종별ㆍ지역별 의료기관의 양극화 심화와 결과적으로 지방 중소병원을 고사시키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결국 간호등급제의 병상수 기준을 환자수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데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았다. 또한 상급종합병원이 간호사 채용시 정원의 2~3배를 선발하는 ‘순번대기제’, ‘대기운영제도’에 대한 비판도 다수 나왔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지난 12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간호등급제에 의한 간호인력 편중 개선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간호인력 수급의 현실과 제도개선 방안에 관한 토론회’에서다.

이날 발제에 나선 이재학 대한지역병원협의회 재무이사는 전국 간호사 분포 현황을 소개하며, 심각한 지역 불균형 문제를 지적했다.

이 재무이사에 따르면, 서울특별시의 경우 구별로 차이가 커 종로구 간호사 수는 3,363명, 인구 천명당 간호사 수는 21.7명인데 비해, 마포구는 각각 331명, 0.9명에 불과하다.

지방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강원도 인제군은 전체 간호사 수 19명, 인구 천명당 간호사 수는 0.6명에 그쳤다. 이들은 대부분 보건소 등에 근무해 사실상 인제 지역에는 임상 간호사가 없다는 소리다.

충청북도 증평군도 전체 간호사 14명, 천명당 간호사 0.4명에 불과했으며, 경상북도 군위군은 각각 18명, 0.7명에 그쳤다.

전국 간호사 분포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형병원, 대학병원이 있는 지역과 간호사 분포가 일치했으며, 특히 ‘간호 등급가산제’ 1등급 지역은 서울, 경기에 집중돼 있었다.

이 재무이사는 해결을 위해 ▲간호등급제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보완 ▲상급종합병원의 신규채용 간호사 채용 대기제도 폐지 ▲간호서비스 가치를 인정하는 수가체계 개편 ▲지방병원, 중소병원의 간호사 보조금 지급 ▲야간근무 부담 완화 및 처우개선 ▲시간제 간호사 인력 산정방식 개선 ▲간호대학 및 입학정원 확대로 신규간호사 배출 증가 ▲유휴간호사 재취업 교육센터 등 활성화 대책 ▲간호사 공공수요의 완급 조절 등을 제안했다.

특히 현재 7등급제인 간호등급제의 경우 간호인력이 많을수록 수가를 가산하는 유인시스템으로 인력의 한계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등급 간소화 ▲가산금 축소 ▲감산제 폐지 ▲병상수 기준을 환자수 기준으로 수정할 것 등을 주장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이 간호사를 채용하면서 해마다 정원의 2~3배를 선발하는 ‘대기운영제도’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중인 간호사를 아르바이트 임시직으로 내몰고, 중소병원에는 입사와 조기퇴사라는 이중고를 안기는 제도라는 지적이다.

이어 발제를 진행한 장성인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건강보험 수가 개선과 간호사 처우개선을 연계할 것을 제안했다.

간호수가 개선에 따른 의료기관 추가수입분을 간호사 고용증가 및 근무여건 개선 등에 사용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또, 간호관리료차등제의 인력산정기준을 현행 ‘병상수 대비 간호사 수’에서 ‘환자수 대비 간호사 수’로 개선하고, 3차 상대가치점수개편에 간호서비스 가치를 더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이어 “입원료 구조 개편 및 간호관리료 수준 현실화로 간호관리료를 개선하고, 이는 곧 간호직군 연봉 수준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입원료 구조는 현행 의학관리료 40%(단일), 병원관리료 35%(기본병실료, 5인실 130%, 4인실 160%, 3인실 190%, 2인실 250%), 간호관리료(간호등급제) 25%로 이뤄져 있는데 이는 산정 구분이 무의미하며, 적정 의료행태 유도에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 교수는 개선안으로 의학관리료는 환자에게 투입된 의학관리 자원량과 비례해 반영하고, 병원관리료는 병실, 병동, 병원수준에 따라 차등하며, 간호관리료는 병동별 간호인력 자원량 보상 수준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간호관리료 현실화를 위해 현재 병동 간호사 인력 인건비와 간호사 기여 행위 수익에 대한 원가를 분석하고, 간호관리료+병동의 간호사 기여 행위 수익이 최소 인건비의 100%가 되도록 간호관리료 기준을 재산정할 것을 주장했다. 인력 재분포 목표량에 따른 간호관리료 기준도 향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나숙자 PMC박병원 간호부장은 상급병원의 많은 간호인력 채용을 지적하며, 순번대기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간호인력 확보 수준에 따라 입원환자 간호관리료에 현저한 차등 문제가 있는 만큼 병상별 간호관리료 체계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들도 간호등급제의 병상수 기준을 환자수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했다.

이상운 대한지역병원협의회 의장은 “간호인력 법적 기준이 2.5병상당 1명인데, 상급종병의 경우 0.97병상당 1명, 종합병원은 1.69병상당 1명이다.”라며, “환자가 폭주하고, 정부가 간호인력에 자꾸 가산을 주니까 그렇다.”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하지만 상급종병 신규간호사 퇴사율이 올해 30%에 달한다. 간호등급제는 상급종병도, 환자도, 간호사도 행복하지 않은 제도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병원급의 경우 간호인력이 5.7병상당 1명으로 훨씬 적다며, 종별 의료기관 숫자, 병상수 등과 관계없이 간호인력이 가산 등의 제도에 쏠려서 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전달체계 및 의료인력 배치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간호등급제 1, 2등급을 없애고 3등급~7등급만 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상급종병의 수익이 줄고, 간호사가 좀 나올 것이라는 논리다.

이 의장은 “병상으로 간호인력을 잡고 있으니 지방에 있어야 할 간호사가 서울, 수도권에 쏠리는 것이다.”라며, “이를 현실화해서 쓸데없는 병상은 줄여야 한다. 환자 없는 곳에 간호사는 왜 두나.”라고 주장했다.

또한 기준병상도 현행 4인실 기준에서 2인실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소아아동병원, 산부인과는 주로 1인실을 사용하는데 4인실 기준병상을 50% 채우라고 해서 4인실에 1명씩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로 인해 남는 병상이 2,000~3,000 병상은 된다. 오는 7월 2인실을 급여화하는 김에 기준병상도 2인실로 바꾸면 국가적으로 병상수가 줄어서 좋고, 거기에 쓸데없이 잡아둔 간호사들이 지방으로 내려가서 좋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박형욱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는 병원은 여러 직종의 보건의료인이 함께 일하는 곳인데 왜 간호등급제만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모든 보건의료인력에 대해 등급제를 시행하거나, 반대로 간호등급제 완화ㆍ폐지 등을 할 것을 역설했다.

박 교수는 또, 간호사 활동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는 수가시스템이 없다고 전했다. 입원환자 관리에서 간호사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많은 활동을 하는데 비해 그 수가를 간호관리료 25%로 묶어둔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어 그는 “건강보험 의료정책은 지방의 중소병원을 배려하지 않고, 이를 넘어 결과적으로 지방을 차별하기까지 한다.”면서, “지방병원의 간호사가 부족하면 의료 평등을 구현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지방 중소병원의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간호인력이 최소기준에 미달하면 환자안전을 위해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 같은 지적에 공감하며, 현재 진행중인 개선안을 소개했다.

손호준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해당 문제가 제기된지 오래지만 해결이 어려운 이유가 단순히 간호인력 수급불균형 뿐 아니라 적절한 파이 공급, 직역간ㆍ지역간ㆍ종별 등 여러 이해관계 및 사정에 따라 맞춤형으로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토로했다.

손 과장은 간호등급제 기준에 대한 지적과 관련해 병상수를 환자수로 개선하는 정도의 튜닝은 했다고 설명했다.

또, 간호관리료가 입원료에 포함된 부분에 대해서도 이번 3차 상대가치 개편안이 인력 기준으로 수가를 더 주자는 목표로 검토중인 만큼 전반적인 간호관리료 차등제 부분은 그때 포함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역 간호사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수가이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적은 수치긴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취약지 근무 간호사 인건비 지원 시범사업을 통해 23개 기관, 85명 간호사에 대해 9억 6,000만원 정도를 지원했다.”라고 소개했다.

또, 공중보건장학제도와 결부시켜 건보 재정을 직접 투입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는 설명이다.

대기순번제 지적에 대해서는 “5대 병원과 만나 물었더니 나름 이유가 있다고 한다. 파이가 작으니 그들도 인력 구하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라고 했지만, 덜 파괴적으로,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에는 공감했다.”라고 전했다.

손 과장은 “이 문제는 현재 협의중이다. 면접일을 맞추는 식의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 등도 있어 완벽히 해결되긴 어렵겠지만, 계속 고민중이다.”라고 답했다.

한편, 손 과장은 지난해 3월 발표한 간호인력 대책과 관련, 현재 50% 정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의료자원정책과에 간호인력 부분을 떼서 ‘간호정책TF’를 만들어 3월부터 운영 중이라며, 교육전담간호사, 야간전담간호사, 공중보건장학제도, 가이드라인, 예산 등의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최근 국회에서 제정된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의료인력 수급, 처우개선, 인력전문성 양성 등이 포함돼 있고, 정부가 3년에 한 번씩 실태조사, 5년에 한 번씩 종합계획을 세워도록 돼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문제가 해결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단기적으로는 지난해 3월 발표한 대책을 착실히 수행하고, 중장기적으로 법에 의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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