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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항력 사고 국가부담, 정부-의료계 ‘팽팽’

기사승인 2019.04.22  06: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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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계 ‘찬성’ vs 기재부 ‘반대’, 복지부는 기재부 눈치만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보상재원을 국가가 전액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추진중이지만, 의료계와 정부 입장이 극명히 엇갈려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의료계는 찬성, 기획재정부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힌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재정당국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일규 의원, 의분법 개정안 발의
앞서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지난해 11월 20일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중 분만 실적이 있는 자에게 분담시키고 있는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보상재원의 분담 관련 현행 규정을 삭제해 국가가 전액을 부담하도록 했다. 공정한 의료분쟁 조정제도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보상재원 마련의 안정화를 위한 취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18일 전체회의에 해당 법안을 상정해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했다.

현행법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재원의 30%를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중 분만 실적이 있는 자에게 분담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는 분쟁의 당사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조정에 참여할 권리를 침해해 형평성의 문제를 야기하고, ‘민법’ 상 과실 책임의 원칙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의료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윤 의원의 지적이다.

윤 의원은 “이 같은 사유로 분만 의료기관으로부터 자발적인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워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보상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재원 마련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라며,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는 보건의료인 및 의료기관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므로 보상 재원은 국가가 전액 부담하여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윤 의원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과 대만의 경우 정부가 의료사고로 인한 분쟁 발생 시 실질적인 재원을 국가에서 100% 지원하고 있다고 비교했다.

▽의료계와 재정당국 입장 엇갈려
이 같은 개정안에 대해 의료계는 찬성 입장을 밝힌 반면, 재정당국은 현행법이 타당하다며 반대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등 의료계는 “의료기관에게 보상재원 일부를 분담하도록 하는 것은 ‘민법’ 상 과실책임원칙에 위반되고, 저출산으로 인한 산부인과 경영환경 악화, 전공의 기피 현상 등을 고려할 때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개정안에 찬성한다.”라고 밝혔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헌법재판소 결정 및 서울행정법원 판결 결과와 취지를 고려할 때 현행 분담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저출산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보상재원의 국가 부담 확대가 필요하다는 취지에 공감하나, 구체적인 분담 비율 등과 관련해서는 재정당국과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신중론을 펼쳤다.

복지부는 또, 보상재원의 국가 부담을 확대하는 경우에도 대만, 일본 등 국외 사례를 참고해 의료사고 원인분석 및 재발방지 조치 등 의료기관의 노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해당 사업의 보상재원을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것은 타당하다며, 의료계와 뜻을 함께 했다.

다만, 출산 장려 차원에서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사업의 근거 조항을 현행법에서 ‘저출산ㆍ고령사회기본법’ 등, 관련 법률로 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전문위원실 “의료계 주장 일리있지만 반론 있어”
전문위원실은 ‘민법’ 상 과실책임원칙 위반 여부와 국가의 정책적 지원 필요성에 대한 검토 측면에서 의료계의 주장이 일리있지만, 반론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민법’ 상 과실책임원칙 위반 여부와 관련해 의료계는 현행법이 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재원 중 일부를 의료기관이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과실이 없는 의료기관에 대해 의료사고에 대한 무과실책임을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해 ‘민법’ 상 과실책임원칙에 반하고, 의료기관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으므로 국가가 전액 보상재원을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문위원실은 “현행법 제정 당시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해 국가가 보상하는 것이 ‘민법’ 상 과실책임원칙에 반한다는 시민단체 및 법조계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의견에 따라 해당 사업을 도입하면서 보상재원을 국가와 의료기관이 분담해 마련하도록 한 것은 의료기관이 불가항력 의료사고의 책임 주체 또는 가해자이기 때문이거나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기관의 무과실책임을 법제화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국가와 의료기관 모두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 있는 기관 간 상호 협력을 통해 의료분쟁을 해결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반영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의료기관은 분만 과정에서의 의료행위 제공에 따른 요양급여를 받고 있고, 분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사고라는 위험을 관리하는 주체일 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을 통해 불가항력 의료사고 관련 분쟁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고 진료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이익을 얻게 되는 만큼,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서 의료기관에게 해당 사업의 보상재원을 분담하도록 하는 것이 의료기관의 재산권을 특별히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서울행정법원의 관련 소송 판결문(발췌)
*자료: 서울행정법원, 2014구합74510 분담금 부과처분 취소청구의 소

참고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7월 의료계에서 제기한 분담금 부과처분 취소청구의 소에 대한 판결에서 해당 사업에 관한 분담금이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에 해당한다면서, 해당 사업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보상재원을 분담하도록 하는 것이 의료기관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 또한 지난해 4월 현행법 제46조제3항 및 제4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의 결정문에서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에 대하여 보상재원을 부담시키는 것이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의료계는 또한,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재원 중 일부를 의료기관이 부담하도록 할 경우 고위험 산모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만의료기관의 분만 포기 현상과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을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분만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측면에서 대만, 일본 등의 사례를 고려해 국가가 보상재원 전액을 부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문위원실은 “현재 저출산으로 인해 분만의료서비스 수요 자체가 감소한 가운데 고위험 산모 증가에 따른 의료사고의 발생 가능성 확대, 분만의료기관 감소에 따른 의료취약지 발생, 산부인과 전공의의 지원율 감소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분만의료기관 인프라를 확충하고 진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은 인정된다.”라고 전했다.

다만, 이와 같은 차원에서 대만 등의 사례와 같이 국가가 보상재원을 전액 부담할 필요가 있다는 의료계의 입장과 관련해서는 고려할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분만 건당 평균 요양급여비용 지급 현황(단위: 건, 100만원, 원)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만의료기관에 대해 지급된 총 요양급여비용은 2017년 기준으로 5,663억 3,700만원에 달하고, 분만 건당 지급된 평균 요양급여비용은 158만 689원에 달하는 반면,분만의료기관에 대해 최대 규모의 분담금이 부과됐던 2016년 기준으로 총 분담금 규모는 4억 8,400만원(요양급여비용 대비 0.09%), 분만 건당 단가는 1,161원(0.07%)에 불과하다.

이 같은 점에서 보상재원의 분담이 분만의료기관의 분만 포기 및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 가속화를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국가가 보상재원을 전액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분만의료기관의 진료환경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당 사업이 시행된 이후 2013년 의료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35세 이상 고위험 산모에 대해 자연분만 수가 가산(30%)이 신설됐고, 2016년에는 전치태반, 태아기형 등 고위험 분만에 대해 수가 가산이 신설(30%)됐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대만, 일본 등의 의료사고 보상사업은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예기치 못하게 발생한 뇌성마비 또는 산모 등의 사망ㆍ상해에 따른 피해를 신속하게 보상하기 위해 의료사고 피해자 보호에 초점을 둔 공적 사회보험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과실 여부가 문제되는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조정ㆍ중재 또는 소송으로 의료분쟁을 해결하도록 하되,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한해 대체적 의료분쟁 해결 제도로서 의료사고 보상사업이 도입됐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대만의 경우 의료사고의 위험을 분산한다는 취지에서 현재 의료기관에게 보상재원을 분담하도록 하려는 내용으로 정부 주도로 ‘의료분쟁 처리 및 의료사고 보상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으나, 의료계의 반대로 입법원에 계류 중인 상태다. 현재는 2015년 12월 제정된 ‘출산사고구제조례’를 통해 사업 수행 중이다.

오히려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대체적 의료분쟁 해결 제도로 의료사고 보상사업을 도입하고 있는 미국(플로리다 주, 버지니아 주)의 경우에는 해당 사업의 가입 대상인 의료기관이 보상재원을 전액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전문위원실은 “따라서 대만 등의 사례와 같이 국가가 전액 보상재원을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보상재원의 부담 주체에 관한 사항 뿐만 아니라 현행 제도를 공적 사회보험 제도로 개편할 필요성, 보상 대상 및 범위, 재정 소요 및 기대 효과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제언했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사업 개요 및 도입 배경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으로 발생한 분만 의료사고 피해에 대해 보상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사업의 보상 대상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사업의 보상 대상(시행령 제22조)은 ▲분만 과정에서 생긴 신생아의 뇌성마비 또는 분만 이후 분만과 관련된 이상 징후로 인한 신생아의 뇌성마비 ▲분만 과정에서의 산모의 사망 또는 분만 이후 분만과 관련된 이상 징후로 인한 산모의 사망 ▲분만 과정에서의 태아의 사망 또는 분만 이후 분만과 관련된 이상 징후로 인한 신생아의 사망으로 구분된다.

불가항력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상 금액은 최대 3,000만원의 범위 내에서 의료중재원의 의료보상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되고 있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사업 개요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사업의 보상 재원은 국가와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중 분만 실적이 있는 자가 분담하며, 현행 분담비율은 국가 70%,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30%이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사업의 보상 절차를 살펴보면,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조정ㆍ중재절차 진행 중에 무과실 취지의 감정서가 제출되면 의료중재원은 보상 청구 가능 사실을 분만 의료사고 피해자에게 고지하고, 이를 고지받은 분만 의료사고 피해자는 보상을 신청하며 의료중재원 의료사고보상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보상 여부 및 보상 규모를 결정하게 된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사업은 불가항력 의료사고 분쟁에 대한 의료기관의 도의적 보상(환자 가족 등에게 비공식적으로 위자료, 위로금 등을 지급)을 법률로 제도화함으로써 의료기관의 고충을 해소하고 국가와 의료기관이 협력해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대체적 의료분쟁 조정 제도로서 도입됐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사업 도입 당시 논의
*자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2009) 논의 내용 정리

2011년 현행법 제정 당시 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의료인의 과실이 부재하므로 국가가 보상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는 제도 도입에 찬성했다.

반면,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보상은 ‘민법' 상 과실책임원칙에 반하고, 의료사고 발생 시 도피처로 작용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으며, 국가의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단체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법조계(서울지방변호사회)는 반대했다.

다만, 해당 사업을 도입하되, 의료기관 또한 책임을 분담할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에서 국가와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등이 재원을 분담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현행 재원 분담비율의 결정 과정을 살펴보면, 복지부의 시행령 입법예고 시에는 국가와 분만 실적이 있는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의 재원 분담비율을 5:5로 규정했으나, 분만기관 감소 및 산부인과 기피 현상 등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고려해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현행과 같이 재원 분담비율이 7:3으로 조정됐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재원 및 보상사업 운영 현황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재원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의료중재원은 2018년 말 기준으로 2013년 국가가 출연한 22억 8,300만원(이자 포함)과 분만 실적이 있는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징수한 6억 4,300만원(이자 포함)을 합한 총 29억 2,600만원을 보상재원으로 확보했고, 이 중 14억 5,500만원을 불가항력 의료사고 피해자에게 보상금으로 지급했다.

연도별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재원 현황(2018년 말 기준, 단위: 100만원)
*주: 징수 계는 이자 포함
*자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에 대한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재원 분담금 부과 및 징수 현황을 살펴보면, 의료중재원은 2014년부터 2017년(2018년에는 2013년 국가 출연금(70%)에 상응하는 의료기관 분담금(30%) 부과가 2017년 완료됨에 따라 의료기관 분담금 미부과)까지 사업 시행 당시 추계했던 보상재원 소요 규모의 30%에 해당하는 9억 2,000만원을 부과했으나, 6억 4,200만원을 징수하는데 그쳐 금액 기준 징수율은 69.8%에 불과하다.

연도별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에 대한 분담금 부과 및 징수 현황(2018년 말 기준, 단위: 명, 1,000원, %)
*주: 폐업자 37개소 부과액 1,100만원 제외
*자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보건의료기관 개설자별 분담금은 보건의료기관별 분만 실적에 분만 건당 단가를 곱해 결정되는데, 최대 규모의 분담금이 부과됐던 2016년 기준으로 분만 건당 단가는 1,161원이었다.

연도별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에 대한 분담금 부과 세부 현황
*주: 부과년도 개설운영자 기준
*자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보건의료기관 종별 평균 분담금 부과액은 상급 종합병원 68만원, 종합병원 48만원, 병원 174만원, 의원 58만원, 조산원 7만원이었다.

연도별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금 지급 현황(2018년 말 기준, 단위: 건, 100만원)
*주: 2018년 청구 19건, 보상 15건, 심의중 1건, 기각 4건
*자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금 지급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9건에 대해 총 14억 5,500만원의 보상금 지급이 이뤄졌으며, 2018년에는 15건에 대하여 총 3억 3,500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분만 의료사고의 조정 참여 및 보상 청구 현황(2018년 말 접수일 기준, 단위 : 건, %)
*주: 1. 연도는 접수일 기준, 2. 분만 의료사고는 전체 조정신청건수 중 분만에 따른 조정신청 현황을 의미, 3. 조정참여율(개시율)=개시건수÷(개시건수+개시 전 각하건수)×100
*자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사업 시행 이후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조정 참여 현황을 살펴보면, 2012년 최초 시행 이후 해당 사업의 대상이 되는 분만 의료사고의 조정 참여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2013년 이후 분만 의료사고의 조정 참여율은 전체 조정 참여율을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분만 의료사고 관련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도모하려는 사업의 취지가 일정 부분 달성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국외 사례 살펴보니…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의료사고에 대해 보상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국외 사례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가 주도의 건강보험을 운영하고 있는 대만, 일본, 뉴질랜드, 스웨덴 등의 경우 국고로 전액 보상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민간 건강보험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플로리다 주, 버지니아 주)의 경우 보건의료인과 보건의료기관의 부담으로 보상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재원 분담 국외 사례
*주: 1. (사망) 산모: NT$200만, 신생아: NT$30만(상해) 최대 NT$150만
*자료: 불가항력의료사고 보상사업의 효율적 재원운영에 관한 연구(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ㆍ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5)의 내용 및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제출자료 요약

구체적으로 대만은 2015년 10월 ‘출산사고 구제 조례’를 제정해 분만 과정에서 발생한 산모 또는 태아ㆍ신생아의 사망 및 상해에 대하여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 200만 NT$(7,000만원 수준)를 보상하고 있으며, 보상재원은 전액 정부 예산 및 담배 판매에 따른 건강복지공제금 등으로 마련되고 있다.

다만, 매년 의료기관이 의료수입 총액의 일정 비율을 분담금으로 납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의료사고 분쟁처리 및 의료사고 보상법’이 논의 중이다.

일본의 경우 2009년 ‘산과의료보상제도’를 도입해 분만 과정에서 뇌성마비가 발생한 경우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간호ㆍ요양비용으로 3,000만엔을 보상하고 있다.

보상재원은 형식적으로는 산모가 부담하고 있으나, 산모의 부담을 보전하기 위해 국가가 건강보험 재정으로 출산 시 ‘출산육아일시금(한 아이당 42만엔)’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으로 보상재원이 마련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외 뉴질랜드, 스웨덴 등에서는 산업재해, 자동차, 의료 등 모든 상해에 대해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국가가 보상하는 무과실 보상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보상재원은 전액 국고로 마련되고 있다.

반면, 미국 플로리다 주와 버지니아 주는 분만 과정에서 신생아에게 신경손상이 발생한 경우 치료 및 재활비용 등을 보상하고 있고, 신생아가 사망한 경우에는 사망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보상재원은 자율적으로 보상사업 프로그램에 가입하는 의료기관의 분담금으로 마련되고 있다.

다만, 국회 전문위원실은 “국고로 전액 보상재원을 마련하고 있는 대만, 뉴질랜드, 스웨덴의 의료사고 보상사업은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예기치 못하게 발생한 의료사고에 따른 피해를 신속하게 보상(무과실 보상)하기 위한 의료사고 피해자에 대한 공적 사회보험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보상재원을 국가와 의료기관이 분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사업은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조정ㆍ중재 제도와 연계돼 실시되고 있고, 기본적으로는 과실 책임주의를 유지하면서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의료사고에 한해 보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로금ㆍ위자료를 지급하는 대체적 의료분쟁 조정 제도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도입 취지 및 사업 성격에 있어 차이가 있다고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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