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의 일부가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는 파열 시 심한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 ‘머릿속의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질환이다.

특히 수술 전후에는 혈압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아 뇌동맥류 파열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어 수술 전후 뇌동맥류 관리에 대한 지침이 부족했다.

최근 뇌 영상검사의 보급으로 우연히 뇌동맥류를 발견한 상태에서 다른 수술을 받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수술 전후 기간에 뇌동맥류가 파열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뇌동맥류가 있는 환자들이 안심하고 다른 수술을 받아도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은호 교수ㆍ남재식 임상강사, 신경과 전상범 교수, 흉부외과 정철현 교수팀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은 4,864명의 수술 전 뇌 MRI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뇌동맥류의 유병률 및 수술 후 30일 이내 지주막하출혈의 발생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심장수술 환자의 7%정도에서 뇌동맥류가 발견 되었지만 수술 후 30일 이내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 출혈 발생률은 0.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수술이 필요 없는 일반 저위험 뇌동맥류 환자들의 자연적 파열 가능성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은호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현대의학의 발전된 마취 및 수술 전후 관리 하에서는 심장 수술로 인한 뇌동맥류 파열 위험은 극히 낮아 파열에 대한 우려만으로 수술 전에 예방적 뇌동맥류 치료를 시행하게 되면 환자가 한 번 더 전신마취 및 시술ㆍ수술을 해야 하는 등 오히려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심장수술 여부와 상관없이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뇌동맥류가 발견될 경우 우선적인 뇌동맥류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브레인(Brain, I.F=10.848)’에 최근 게재됐고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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