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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거부 사유 구체화, 환자단체만 ‘반대’

기사승인 2019.08.09  0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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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연 의원 의료법 개정안에 복지부ㆍ의협ㆍ병협 모두 찬성의견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 정당한 진료거부 사유를 법제화하려는 방안에 대해 환자단체만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뿐 아니라, 보건복지부도 개정안 취지에 공감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은 지난 3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지난달 12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됐다.

진료거부 ‘정당한 사유’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과 개정안의 비교

김 의원은 “최근 정신건강의학과 환자의 피습에 의한 의사 사망사건과 관련해 환자의 폭력적 성향, 심각한 정신질환 등으로 인해 진료 중 폭력 등 신변의 위협을 보이거나 그러한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안전관리인력 입회하 진료 등 최소한의 안전이 확보되기 전까지 진료를 유보할 수 있도록 하는 법규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현행 의료법은 제15조제1항에 의거,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거부를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이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와 환자의 계약 관계에 있어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의 계약 체결의 자유를 제한하고, 환자의 진료 또는 조산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우선하도록 함으로써 환자의 생명과 신체를 최대한 보호하려는 취지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관하여는 현행 법령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현행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에 따르고 있다.

하지만 유권해석의 법률상 효력 등을 감안할 때, 보다 확실한 법적 구속력이 보장된 정당한 사유의 구체적 사항을 법률에 직접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의료기관내 폭행 등 사고의 우려가 있을 때에는 의료인의 보호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구체화 하려는 것이다.”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전했다.

구체적으로 개정안은 ▲의료인이 질환 등으로 진료를 할 수 없는 경우 ▲의료기관의 인력ㆍ시설ㆍ장비 등이 부족해 새로운 환자를 진료할 수 없는 경우 ▲예약된 진료일정으로 인해 새로운 환자를 진료할 수 없는 경우 ▲난이도가 높은 진료행위에서 이에 필요한 전문지식 또는 경험이 부족한 경우 ▲다른 의료인이 환자에게 이미 시행한 치료(투약, 시술, 수술 등) 내용을 알 수 없어 적절한 진료를 하기 어려운 경우 ▲환자가 의료인의 진료행위에 따르지 않거나 의료인의 양심과 전문지식에 반하는 진료행위를 요구하는 경우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가 위력으로 의료인의 진료행위를 방해하는 경우 ▲의학적으로 해당 의료기관에서 계속적인 입원치료가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돼 환자에게 가정요양 또는 요양병원ㆍ1차 의료기관ㆍ요양시설 등을 이용하도록 권유하고 퇴원을 지시하는 경우 등, 현행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에 따른 8가지 ‘정당한 사유’를 법률에 구체화하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과 의료계, 병원계는 모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반면, 환자단체는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보건복지부는 검토의견을 통해 “진료거부의 정당한 사유를 법률에 명시하려는 취지에 공감한다.”라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유권해석의 법률상 한계 등으로 인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을 법률에 직접 명시함으로써, 위급 상황 시 적법하게 진료를 회피할 수 있도록 하려는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라고 역설했다.

대한병원협회 역시 “개정안은 정당한 진료거부 사유에 대한 현행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을 구체화한 것으로, 당사자의 사정을 고려한 중립적ㆍ합리적 판단 기준으로서 바람직하다.”라며, 찬성의견을 내놨다.

반면,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개정안이 합법적인 진료거부를 인정하는 규정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고, 오히려 개정안에서 규정한 정당한 사유 외의 사유로 진료를 거부하는 경우 해당 의료인이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정당한 진료거부 사유의 유형은 일률적으로 규정하기보다는 개별ㆍ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대한 명확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함으로써 해석 상의 혼란과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하려는 취지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특히, 안 제7호와 같이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가 위력으로 의료인의 진료행위를 방해하는 경우’를 ‘정당한 사유’로 법률에 구체화하는 것은 의료기관 내 환자 등의 폭행이 발생한 경우 진료를 거부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함으로써 의료인의 안전을 보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위원실은 다만, “개정안과 같이 ‘정당한 사유’를 법률에 구체화할 경우,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환자에 대해 적정한 진료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인정돼야 할 진료거부가 일반화돼 환자의 생명과 신체를 최대한 보호하려는 현행법의 취지가 저해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정당한 사유’가 법률에 구체화됨에 따라 그 해석 상의 경직성이 야기돼 탄력적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반대의견도 제기될 수 있다며, ‘정당한 사유’의 법률 규정 필요성 및 규정 방식과 관련해서는 관련 단체와의 협의를 통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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