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과 관련한 논란이 의료계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문제가 된 논문, 의전원 관련 인사 및 학회가 주목받고 있으며, 의사협회도 논문 책임교수를 중앙윤리위 제소에 나섰다.

조 후보자의 딸 조 모씨(28)는 한영외고 유학반에 재학하던 2008년, A 교수가 주관한 단국대학 의과대학 연구소의 2주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그 해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해당 논문은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으로 이듬해 3월 정식으로 국내 학회지에 등재됐다.

학회지에 등재되는 논문의 제1저자는 연구 주제를 정하고 실험 대부분에 참여하는 등 논문 작성에 주도적 역할을 하며 기여도가 높아야 하는데, 인문계 고등학생이 2주 동안 인턴을 통해 얻어낸 결과로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함께, 2주짜리 단기 인턴 프로그램 자체도 학부모끼리의 친분을 활용한 ‘이례적인 특혜’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조국 후보자 측은 20일 “후보자의 장녀 부정입학 관련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해명을 내놓았다.

조 후보자 측은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과 관련해 논문 제1저자 등재가 대입 전형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후보자 측은 후보자 자녀의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2010) 입학과 관련해 ‘과학영재전형’이 아닌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입학했다며, ‘과학영재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와 제출된 모든 서류(수상실적, 수학 또는 과학 분야의 실적 혹은 연구 활동 내역, 자기소개서 등)에 대해 종합평가하지만, ‘세계선도인재전형’의 평가방법에는 그러한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무시험’으로 입학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당해 연도에 실시한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응시 성적 제출은 지원자격의 공통사항이므로, MEET 성적을 제출했다.”라고 설명했다.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의 활용 여부에 대해서도 ”입학 제출서류의 ‘연구 업적 및 경력’은 업적은 원서접수 마감일 기준 최근 5년 이내의 SCI(E)급 논문에 한하며, 경력은 대학 졸업 이후의 것만 인정한다.“면서, “2009년도 해당 논문은 제출한 바 없다.”라고 덧붙였다.

21일에는 조 후보자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오전 출근 길에서 “장관 후보자로서 저와 제 가족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라며, “특히 딸의 장학금과 논문 저자 문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제 가족이 요구하지도 않았고, 절차적 불법도 없었다는 점을 내세우지 않고 국민의 질책을 받고 또 받겠다.”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딸의 입시 특혜 의혹에 대해 “(입시와 관련해선) 법적으로 어떤 하자도 없다는 것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면서, “이런 질책 역시 따갑게 받아들이겠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정치권 뿐 아니라 의료계, 대학가 등으로 확산되며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20일 조 후보자 딸의 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관련 의혹을 고리로 조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 딸을 겨냥하며 ‘현실판 스카이캐슬’이라고 몰아붙였다. 조 후보자 딸이 한영외고ㆍ고려대ㆍ의학전문대학원 입학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국가단위 시험으로 평가받지 않은 채 스펙과 면접 등으로만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국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교육부 등에 관련 자료를 요구하는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이날 오후 네 건의 논평을 잇달아 내며 조 후보자 딸 관련 의혹을 쟁점화하는 데 주력했다.

의사단체도 행동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조 후보자 딸의 고교시절 논문과 관련해 당시 책임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의사협회는 지난 21일 개최된 제65차 상임이사회에서 조 후보자 딸이 고등학교 재학 당시 단국의대에서 2주간 인턴을 하며 의학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배경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당시 책임교수인 단국의대 장영표 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징계심의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에 대해 대학가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조 후보자 딸이 졸업한 고려대학교, 조 후보의 모교인 서울대학교 등 대학 커뮤니티에는 해당 문제를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비교하며 성토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며 비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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