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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등재해도 건보재정 0.6%만 증가?

기사승인 2019.11.08  0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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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토론회서 나온 주장에 일부 의문 제기…사용량 관리엔 공감

현 비급여ㆍ미등재 및 미래 출시 예정 신약의 급여 등재시 2020년부터 2030까지 10년간 건강보험 건강보험 재정지출 영향은 0.6% 증가 수준으로 미미하기 때문에 신약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이 지난 7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신약의 사회적 가치와 건강보험 재정 관리방안 정책 토론회’에서 나온 이 같은 주장에 일부 전문가는 의구심을 표했다. 다만, 사용량 관리 등 약제비 개선과 환자 중심 접근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과 약제비 지출구조 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부지홍 한국 아이큐비아(IQVIA) 상무는 “정부의 보장성 확대 정책은 혁신적인 치료제와 희귀 및 중증질환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과거 대비 개선했지만, 우리나라의 비만성질환, 비경증질환 약제를 제외한 스페셜티 의약품의 비중은 매우 낮다.”라고 지적했다.

또, 선도국 대비 지출구조 및 우리나라 약제비 지출 중 신약비중은 혁신적인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개선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선도국 대비 신약에 대한 지출이 현저히 낮으며, 우리나라의 약제비 지출 중 신약 비중은 과거 10년간 18~20%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 상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도국 대비 높은 약제비 비율로 인해 우리나라 약제비 지출이 높다는 인식이 고착화됐으나, 유사한 보건의료 환경을 가진 일본과는 유사한 비중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약제비 지출이 높아 보이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이 절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는 GDP 대비 경상의료비 지출이 낮으며, 연간의료비는 OECD 대비 28% 이상 낮지만 약제비 지출은 OECD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부 상무는 “환자 접근성 강화와 건강보험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약제비 지출 구조의 선진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약제비 지출은 단가X사용량인데, OECD와 A7 대비 우리나라 현황을 보면, 의약품 단가 역시 타 주요국 대비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의약품 표준단위 당 가격수준은 타 주요국 대비 구매력지수(PPP) 조정여부와 상관없이 4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부 상무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환자 접근성에는 긍정적이나, 혁신적인 치료제가 외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할 경우 환자 접근성이 원천적으로 제한될 수 있는 위험요소가 내포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부 경증약물의 과다사용, 국민 1인당 연간 의약품 사용량은 선진국 대비 2~10% 수준으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일부 경증약물의 경우 2배 넘는 사용량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만성질환 및 경증질환 의약품 사용에 대한 지출 합리화는 5개년 계획에서도 언급됐듯이, 이를 통해 절감된 보험 재정을 중증ㆍ희귀질환 의약품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부 상무는 “신약 보장성 강화를 통해 현 비급여ㆍ미등재 및 미래 출시 예정 신약의 급여 등재시 10년간 건강보험 재정지출 영향은 0.6% 증가 수준으로 예상된다.”면서, 건보재정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수치는 ▲27개의 비급여 신약이 보험급여에 등재되는 경우: +0.1% ▲과거 10년간 출시되지 않은 158개의 신약이 우리나라에 출시되고 등재되는 경우: +0.2% ▲현 급여기준에 의거해 출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54개의 개발중인 신약이 우리나라에 출시되고 등재되는 경우: +0.4% ▲신약 확대에 따른 기존 약제 절감: -0.1%로 도출됐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소화제, 제산제, 항생제 등 일부 다빈도 사용 의약품 사용량은 선도국 대비 2배 가까이 달하는 등, ‘과용’ 수준으로 높다.”면서, “보험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사용량에 대한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부 상무는 또, “보험재정의 효율적 배분을 위한 주요국의 정책사례연구는 중장기 종합계획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1차 종합계획에 등재제도 검토는 포함돼 있으나, 혁신적인 지불제도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1차 종합계획에 제네릭 가격 산정 및 포괄수가제는 포함됐지만 직접적인 사용량 관리 계획은 빠졌으며, 사기업과의 다양한 협력 차원에서도 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다양한 접근계획이 포함돼 있으나, ICT 융합적인 접근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부 상무는 거듭 ‘환자 중심’의 혁신적 치료제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지출구조 선진화와 혁신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면서, 신약 도입을 촉진하는 정책 도입시 건강보험 재정 영향은 0.6%로 미미하기 때문에 종합계획에서 제시된 지출구조 합리화로 달성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신약 가격 중심의 약제비 관리정책에 따른 재정 절감 효과는 미미했다며, 의약품 사용량 관리 등 지출구조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약제비 자원 재분배 및 ‘트레이드-오프’ 실현을 통한 신약 접근성 확대는 곧 혁신에 대한 적절한 보상으로 신약개발에 대한 충분한 인센티브로 연결되고, 이는 국내 제약ㆍ바이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산업의 선진화 및 혁신의 선순환 구조를 확보해 2030년 제약ㆍ의료기기 시장 점유을 6% 달성을 위한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 산업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통해 환자 관점에서 ‘최선의’ 의약품 및 치료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어진 패널토의에서 변진옥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보험정책연구실 제도재정연구센터장은 신약 등재시 건보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주장에 대해 “현재 사용량을 기준으로 책정한 것 같다.”라며, 반론을 제시했다.

변 센터장은 신약, 특히 스페셜티의 대표적 약으로 꼽히는 2001년 ‘글리벡’을 언급하며, 처음엔 대상 환자가 500명으로 시장이 작아서 고가일 수 밖에 없다고 했지만, 2007년경 환자는 2,000명으로 늘고, 2013년 특허가 만료됐지만 이미 그 전에 적응증을 확대해서 환자는 수 만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 센터장은 “특허가 만료되고 제네릭도 들어왔지만 글리벡은 시장에서 여전히 잠식되지 않는다. 스페셜티는 그런 것이다.”라며, “이미 환자 충성도를 확보해서 노바티스가 리베이트에 걸렸는데도 글리벡이 급여정지를 받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제네릭 약가에 대해 규제라고 하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약가는 신약 100, 제네릭 55.5로 산정되는데, 신약 가격은 양 당사자가 합당한 근거를 갖고 ‘합의’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원복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외국의 신약 지출 비율이 높다는 것만으로 신약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실증적 근거가 될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신약 지출을 늘리는 게 건보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차치하더라도, 국민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지,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계량적 지표가 있으면 좀 더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혁신적 신약에 대한 보장성을 크게 확대해도 건보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0.6% 수준일 것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럴까.”라고 반문하며, “발제의 시뮬레이션처럼 전체 건보재정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 정부는 왜 그렇게 신약 보장성에 대해 인색한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시뮬레이션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파이를 나누는 방법을 달리 하는것 뿐인데, 상대적으로 줄어들 다른 분야의 반발은 어떻게 하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약 지출을 늘리는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전했다.

반면, 김성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은 “신약의 사회적 가치는 국민의 수명 연장과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이며, 이를 위해서는 신약의 접근성이 확보돼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가치에 맞는 적정 수준의 약가로 급여가 등재돼야 하며, 등재 후 환자의 치료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충분한 사용범위가 확보돼야 신약 도입으로 인한 사회적 가치를 누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문위원은 또, “신약의 사용은 건강보험재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약제비 통제를 통한 단기적 목표 달성이 아닌, 약제의 올바른 사용과 적정 수준의 사용량 또한 고려돼야 하며, 지불체계 개선 등 여러 측면에 대한 정부의 정책 개선이 필요할 때다.”라고 역설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도 “생명과 직결되지만 대체약이 없거나, 대체약이 있다 해도 없다고 판단해도 될 정도의 약이나, 효과와 부작용이 탁월한 신약은 합당한 가치를 담보해 줘야 한다.”라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신약 등급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와, 사후평가를 통한 약가 재조정에 동의하면 등재시에도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 등을 제안했다.

안 대표는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네릭약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제네릭이 오히려 오리지널보다 비싼 경우도 있는 등 전혀 싸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안 대표는 “그동안 제네릭약 얘기만 나오면 의료계와 약계가 등장해 밥그릇싸움을 반복했다.”라면서, “이제는 환자와 소비자가 중심이 돼 제네릭의 품질관리, 유통관리, 복용관리 등 장기적 대책을 세우는 사회적 공론화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문재인 케어 성공을 위해서는 지금이 약제비 문제를 개선할 마지노선이라며, 약제비 지출구조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신약 지출 비중이 낮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지금보다 신약 비중을 늘리고, 특허 만료 약은 웬만해선 시장에서 나가고 싼 제네릭으로 대체하는 구조로 가야 건보재정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의료인, 환자들의 민원은 모두 신약에 대한 것이다. 제네릭이나 특허 만료약에 대한 민원은 없다.”라며, “하지만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면서 환자에게 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느냐가 문제다.”라고 밝혔다.

곽 과장은 “신약 지출 비중이 적다는 발제자의 지적에 공감한다. 이에 따라 최근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지출구조 합리화가 포함됐다.”면서, “현재 관련 연구중으로, 내년 상반기쯤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출구조를 건들지 않으면 미시적 접근밖에 할 수 없다면서, 제네릭의 기능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네릭의 기본가치가 오리지널을 싼 가격에 대체하는건데, 우리나라는 그 역할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곽 과장은 “발사르탄 사건 처리과정에서 분석해보니, 80미리 제품의 경우 2013년 이후 등재된 제품이 85%이고 오리지널보다 비쌌다. 제네릭의 근본적인 역할,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다보니 보험자 입장에선 제네릭을 쓸 동기가 없다. 국내 건강보험 약가구조 자체가 국내 산업을 떠받치는 구조다.”라며, “오리지널을 많이 가진 미국은 특허 만료 이후 4~5년이 되면 오리지널이 사장에서 나간다. 4조원 팔리던 게 5년 지나니 200억원으로 0.5%로 줄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허 만료 후 5년이 지나도 우리나라에서 팔린 양이 미국보다 더 많고, 심지어 전세계 매출의 절반이 한국에서 이뤄지는 약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곽 과장은 “다국적사가 우리 보건의료체계 약가제도 속에서 그런 부분과 관련해 이익을 보는 것도 있다는 말이다.”라며, “하지만 이 같은 이익구조를 한 번에 깰 수는 없고, 장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신약에 대한 비중은 지금보다 늘리고, 특허 만료 약은 웬만해선 시장에서 나가고 싼 제네릭으로 대체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 그랬을때 건보재정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약제비 사용량 지적과 관련해선 “큰 문제인건 많지만, 의료 이용량이 OECD에 비해 월등히 많아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다.”라며, “단순히 약제과 차원에서 결정하긴 어렵고, 복지부 전반에서 검토해 고민하고 답을 찾을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곽 과장은 지출구조 분석과 그에 대한 장기 계획을 짜는 과정에서 과도기적 조치를 취한 부분이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 ▲특허만료 제품 재평가를 통해 얻어진 재원을 중증질환 약제 재원으로 Tm는 방안 ▲트레이드 오프 등이라며, 업계에 협조를 요청했다.

곽 과장은 “이런 토론회의 요구사항을 종합해보면 양립이 불가능하다. KRPIA는 신약 가치를 인정해 달라고 하고, 국내 제약사는 국내 제약산업을 육성해 달라고 하며, 바이오계는 특수성 때문에 별도 트랙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물론 요구마다 가치가 있겠지만, 우리가 중요하게 여길 가치는 산업적, 재정적인 부분보다는 기본적으로 환자중심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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