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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ㆍ병협 “환자쏠림, 문케어 때문 아냐”

기사승인 2019.12.07  0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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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토론회서 거듭 강조…의료전달체계 개편 위해 작업중

이른바 ‘문재인케어’ 이후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이 심해졌다는 의료계 일각의 지적에 대해 보건당국과 병원계가 거듭 부인하고 나섰다. 이는 과거부터 나타난 문제로, 심화된 원인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바이오경제포럼(박인숙 의원실, 오제세 의원실)은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한국의료 진단 및 발전방향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형병원 쏠림현상의 문제점’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의무이사는 “2017년 8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시행 이후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라며, MRI 건강보험 적용으로 촬영건수와 진료비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현재 대학병원 MRI실은 24시간 가동되고 밀려드는 촬영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 입원환자들은 새벽 3시에 자다가 일어나 MRI를 찍고, 외래환자들은 오전 5시에 촬영 예약이 잡혀 의아해한다. 외국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라고 일침했다.

실제로 요양기관 종별 진료비 점유율을 보면, 종합병원급 진료비 점유율이 2.3%p 증가했다. 빅5에 지급한 요양급여비는 1조 9,9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했다.

김 이사는 “전공의와 간호인력도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심화돼 지방병원에서는 곡소리가 나고 있다.”면서, “이처럼 의료현장에서는 이러다 큰 일 난다고 지적하지만, 정부는 적정한 수준이라 괜찮다고 반박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이사는 “대형병원 환자 쏠림은 의료이용과 함께 의료인력, 시설, 장비 등 의료자원에 대한 투자를 집중시키며, 낮은 비용으로 치료가 가능한 환자가 비싼 치료를 받을 가능성과 비정상적인 의료이용 관행을 양산한다.”라고 말했다.

또, 더 중한, 더 필요한 환자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지연되며, 대형병원의 본연의 업무인 연구, 교육 등을 방해한다고 우려했다.

김 이사는 이어 “현장 의료진의 번아웃이 일상화돼 환자 안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라며, 환자 쏠림 문제는 환자안전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대형병원 쏠림현상은 과거부터 지속된 고질적인 문제이지만, 문재인케어는 쏠림현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라며, “환자의 쏠림이 의료인력과 자원의 쏠림, 의료기관의 양극화는 물론, 의료의 질과 환자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정부의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 조정호 대한개원의협의회 보험부회장도 “정부가 환자쏠림 현상이 문케어 때문이라고 인정은 안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9월에 갑작스럽게 의료전달체계 단기대책을 발표한 배경에 그러한 문제의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보장성 강화는 좋지만, 정말 필요한 부분부터 했는지 봐야 한다.”라며, ‘표’를 의식해 급하지 않은 초음파, 상급병실 급여화 등을 먼저 시행했다고 주장했다.

장성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환자쏠림의 원인은 환자들의 선호도에 있다. 암환자나 중증환자 등 의료적으로 필요한 수준의 선호라면 상관없는데, 경증, 만성질환 등까지 무조건적인 쏠림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환자들이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건강보험 수가체계가 ‘박리다매’를 강요하는 구조이고, 여기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춘 큰 병원이 유리해 진다는 점을 꼽았다. 대형병원은 박리다매가 가능한 구조로, 더 좋은 인프라, 인력, 장비를 쓰면서 실질적으로 국민 인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이런 구조에서 현상으로 나타나는 쏠림문제에 대해 강제로 못가게 하거나, 현상적인 문제를 당장 해결하는 것만으로 끝날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피부미용이나 산부인과병원, 난임시술 분야는 박리다매 문제에서 자유로워 대형병원보다 경쟁력을 갖춘 의원급이 많은데, 그 원동력이 됐던 비급여를 모두 급여화해 버리면 이런 여지들이 매우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 교수는 이어 “현재 건보재정 트렌드로 볼 때 5~10년 이내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는 추계가 많은데, 거기에 맞춰서 새로운 건강보험 체계로 가야하지 않겠나.”라며, “지금까지의 건보 개념과 토대가 된 박리다매의 효율성을 계속 유지해야 하나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가 심화되고 다양한 환자들의 요구가 커지는 시대에서 체계 자체가 맞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병원계는 환자쏠림 문제의 원인을 모두 대형병원에 돌리고, 정부가 징벌적 대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의원급의 기능이 제대로 정립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인데, 병원계를 향한 규제 일변도 정책만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성순 대한병원협회 의무이사는 “종합병원 진료비가 늘었다고 하는데, 전체의료비 자체가 13% 증가했다. 비급여의 급여화, 노령화 등이 원인이다.”라며, “종합병원 22%, 병원 8.8%, 의원급 13%, 치과의원이 19% 늘었다. 종병이 의원급보다 8% 늘었다고 환자쏠림으로 봐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 이사는 환자쏠림 문제는 바라보는 시각과 문제의식, 개선방향 등에 따라 상당히 차이가 난다면서, 정부와 상급종합병원, 의원급, 환자가 체감하는 바와 개선방향이 모두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정 상급종합병원의 환자쏠림과 대형병원의 진료비 증가를 한가지 문제라고 지적하는데, 환자쏠림 논의에 매우 중요한 상황을 경시하고 있다.”라며, “현상만 보는 것으로, 환자쏠림의 다각적인 원인 분석이 충분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마치 거대악, 악의축처럼 규정하고 단순히 의원급보다 환자가 더 늘었기 때문에 문제가 있고, 이런 현상을 유도하는 대형병원과 중증이 아닌데도 오는 환자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현상만 규정하며 규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이사는 “원인에 대해 정확하고 종합적인 분석에 따라 원인을 수정하면 규제 없이 해결 가능하다. 규제를 위해 환자와 병원을 불편하게 하는게 상책이냐. 하책이다.”라고 일침하며, “가까운 의원에 가면 진료비 3,000원에 진료볼 수 있는데 멀리 상급종합병원에 한 시간씩 걸려서 가서 한 시간 기다리고 3만원 내고 진료를 보겠나. 원인이 어디있나 그걸 개선해야지, 단순히 규제만 하는건 앞뒤가 바뀐 것이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그는 상급종합병원의 종별가산을 기존 30%에서 0%, 종합병원도 20%에서 0%로 삭감하기로 한 데 대해 “의원보다 많은 장비로 검사하는데 더 낮은 수가를 주겠다는 것이므로 매우 불합리하다.”면서, “병원급에는 두 배 가산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또, 경증과 중증 여부를 초진과 재진까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며, 세 번째 진료부터 경증환자 종별가산료 삭감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아울러 상급종합병원 명칭을 ‘중증종합병원’으로 변경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우려했다.

공급자 입장에선 기능적으로 생각하면 가능하지만,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심적으로 더 힘들게 할 수 있으므로 재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보건당국은 단기적으로 종별 기능을 제대로 정립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료전달체계 단기대책을 9월에 발표했고 중장기대책 준비중인데, 단기대책은 바로 시행 가능한 부분을 중심으로 하다보니 상급종병에 페널티성으로 보이는 대책이 많이 나왔다.”라고 인정했다.

정 과장은 하지만 “그런 대책이 나온 취지는 상급종병에서 제대로 된 중증환자를 볼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증환자 회송에 초점을 둔 것이다.”라며, “상급종병에 대한 징벌적 대책이라고 보기도 하겠지만, 내면을 보면 진료 의뢰회송을 강화해서 경증환자는 동네 병의원을 이용하게 하고, 동네의원 환자가 늘다보면 문제해결의 단초가 나올것 같아서 상급종병부터 대책이 들어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 과장은 “징벌적 대책보다는 지역 의료기관과 의원급의 기능이 제대로 되면 자연스레 해결되는 문제 아니냐는 병원계의 지적도 있는데, 지금까지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단번에 안되는 측면이 있었고, 국민 입장에선 이미 상급종병에 대한 선호가 크기 때문에 의원급에 가라는 메시지만으로는 전달체계 선순환이 이뤄지긴 어려운 구조다. 이에 따라 상급종병 중심으로 단기적 대책이 불가피하게 들어간 측면이 있다.”라고 토로했다.

상급종병 종별가산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있었으나 결론적으로 0%가 된 것은 감기나 티눈, 동네의원급에서 봐도 되는 정도의 질환을 상급종병이 그대로 안고 가면서 가산까지 받는건 맞지 않다는 입장이 많았기 때문이다.”라며, “병원 입장에서는 당장 재정적 수입이 줄어서 어렵겠지만, 상급종병의 기능을 제대로 정립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증종합병원으로 명칭을 변경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상급종합병원이 레벨이 좋은 병원이라고 오해하는 측면이 있다. 중증환자가 가는 병원이라는 인식을 중증, 경증환자가 가져야 안 갈 것이라는 취지에서 나온 방안이다.”라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앞으로 의료전달체계 중장기대책을 만들며 초점으로 삼고 있는건 의료기관 간 역할분담이다. 의원급-병원급 구분을 병상수 등 규모를 중심으로 해왔는데, 그러다보니 합의가 안 된 측면이 있어 이번에는 기능을 어떻게 할지, 기능에 따른 수가체계 등에 대해 협력적인 시각으로 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공사보험 간 역할분담 필요성도 강조하며, “국민의 2/3이 가입한 실손보험을 없앨 수는 없지만, 불필요한 의료이용을 유발하는 방식의 보장은 안된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공사보험이 서로 보장해야 하는 범위에 대해 논의하면서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원급, 병원급이 서로 각자  환자군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나, 같은 종별 의료기관이 협력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이 많다.”라며,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구조, 수가체계에 대해 특별히 신경써서 대책을 모색할 것이라.”라고 전했다.

아울러 정 과장은 “대형병원 환자쏠림 문제가 문케어 때문이라는 일각의 지적이 많았는데, 의료전달체계 개선대책 발표 이후 정부가 얘기해 온 대로 단순히 보장성 강화 때문에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던 문제라는 점에 대해 많이들 인정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비급여의 급여화로 MRI 이용량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는 대형병원 쏠림과는 별도로 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너무 비싼 비급여라 그동안 못찍던 사람들의 미충족 의료가 표출되는건지, 과잉진료를 하는 건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 과장은 “물론 과잉진료 부분도 있겠지만, 미충족 의료가 표출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정말 과잉진료가 문제라면 모니터링 등, 제도개선을 해야 할 것이다.”라며, “반면, 미충족 의료가 표출되는 부분이 있다면 불필요한 이용이 아니라 빠른 검사를 위한 것이란걸 인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MRI 진료량 급증 상위기관은 상급종병이 아닌 병원급, 의원급이 차지하고 있으므로, MRI 급여화 등 문재인케어가 대형병원 쏠림을 가속화시키고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켰다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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