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6개 의약단체가 8일 낮 12시 서울글래드호텔에서 진행된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단체장 상견례’에서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파격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코로나가 생활방역단계로 들어서고 국민경제를 복구해야 하는 단계다. 수가협상을 시작하는데 이러한 배경 때문에 어려운 많고 걱정하고 있다. 보험료 내야하는 국민의 어려움도 크다.”라며, “쌍방간에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좋은 의견을 달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입장과 의료계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의사단체들은 예년의 통상적인 수가협상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대집 의사협회장은 “코로나 위기라는 국가적인 감염병 비상사태에서 수가협상을 하게돼 고민이 크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코로나 사태는 중장기적으로 갈것이다. 통상적인 수가협상 절차와 범주에 머물러 있지 말고, 바이러스와의 전쟁 최일선에 서있는 의료기관과 의약단체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국민도 어렵지만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의료기관은 병사역할을 하고 있다. 의료기관이 경영난으로 폐업하게 되면 전선에 많은 문제가 생긴다. 통상적인 수가협상 절차에 추가해서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이 적극 반영돼야 한다. 파격적이고 전례없는 수가인상률과,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라고 요청했다.
정영호 병원협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수가협상을 하게 됐다. 2일 전부터 생활방역하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생활과 방역은 이율배반적인 개념이다. 경제활동을 하면서 방역도 해야 한다.”라며, “생활방역 때문에 의료기관은 더 원내 방역의 압박이 심해지고 위험도가 높아진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정 회장도 “이번 수가협상을 통상적인 수가협상의 연장선으로 하면 안 된다. 이번에야말로 건보공단이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배려와 역할을 꼭 해줘야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상훈 치과협회장은 매년 희생을 떠안아 온 공급자단체를 배려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상훈 회장은 “매년 수가협상 과정은 가입자와 적정수가를 원하는 공급자 사이에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공급자들이 고통 분담차원에서 많은 희생을 떠안았다.”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경영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보장성 강화 등 정부정책에 적극 협조해 왔다. 치과의 경우 국민에게 필수적으로 다가가는 신경치료나 발치 같은 수가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해 일선 현장에서 불만이 높다. 노인틀니와 임플란트 정책도 개수 확대 및 적용 문제가 있다. 이 부분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혁용 한의사협회장은 코로나19 사태에서 한의사들이 배척당했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한의사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초기에 대구에서 전국의 의료인에게 도움을 원할 때 공중보건한의사 70여명이 자원했다. 각자 자기자리에서 검체를 체취하던 인력인데도 거부당했다. 이유는 한의사들이 검체체취를 하면 의사들이 빠지겠다고 해서였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한의사의 감염병에 대한 역할은 의사와 똑같다. 진단, 검안, 소독관리 등 모든 측면에서 의사는 할수 있지만 한의사는 할 수 없는 일은 단 하나도 없다.”라며, “그러나 현장에서는 배척당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최대집 의협회장이 보건복지부와 논의할 사안을 수가협상 상견례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자 최혁용 회장은 수가협상과 연결되는 사안이라고 반발했다.
최혁용 회장은 “할 수 없이 한의사들이 한의진료센터를 열고 전화진료에 나섰다. 7일 기준 확진자 1만 810명중 한의진료를 통해서 한약을 처방받은 초진환자가 2,267명으로, 전체확진자의 21%가 넘는다.”라며, “국민은 원하고 있는데 정부가 공급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은 구조의 문제다. 당사자끼리 싸울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라고 하면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구조를 바꿔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대업 약사회장은 협상 과정이 합리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지난해 협상이 오전 8시까지 진행됐다. 바람직하지 않다. 또, 공급자단체는 밴드 규모 공개를 요청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밴드를 처음에 5,000억원이라고 했는데 하루 사이에 1조 400억원으로 늘었다. 이런 식으로 협상하면 안된다. 합리적이고 예측가능한 수치가 나오고, 결과도 나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의약 5단체의 행위료 평균 증가율이 12.1%인데 약국은 6%에 머물렀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꾸준히 줄고 있다. 약국은 새 의료행위를 만들 방법이 없어서 환산지수에서 나오는 결과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이런 부분을 반영해 달라.”고 말했다.
김옥경 조산사협회장은 “코로나19로 가정출산을 원하는 산모가 늘고 있는데 수가가 책정돼 있지 있다.”라며, “제도발전협의체 회의에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현실적인 문제인 만큼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