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이 첫 만남을 갖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양측 협상단은 21일 서울 당산동 소재 스마트워크센터(건보공단 영등포 남부지사)에서 만나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진행했다.

양측은 구체적인 요구보다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합의점을 도출해 내자는 원칙적인 입장을 주고받았다.

건보공단 강청희 수가협상단장(급여상임이사)는 협상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는 가혹한 시련과 고통 속에서 변화와 상생을 통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라며,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K 방역의 성공을 위해 공단은 공기관이 할 수 있는 모든 국가적 소임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으나, 그 바탕에는 현장 의료진의 헌신적 참여와 희생 그리고 의료인프라 유지를 위한 노력이 함께 해 온 덕분이다.”라고 인사했다.

강 단장은 “공단은 가입자인 국민을 대신해서 공급자 단체와 투명한 협상을 통해, 원만한 합의에 도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진정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성의있고 내실있는 협상과정을 통해 공정의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라고 협상에 임하는 자세를 설명했다.

가입자와 공급자의 간극을 좁히는 균형점을 찾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단장은 “그동안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협상의 기초자료가 되는 환산지수 관련 연구용역의 방식을 공개했고 지표 산출과 관련된 자료를 제공해 왔다.”라며, “가입자-공급자간 상호 눈높이를 맞추는 소통과 협력의 시간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단 수가협상단장으로서 이번 수가협상이 다양한 토론과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어 가는 대장정의 시작점이 되도록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의사협회 박홍준 단장(서울시의사회장)은 “비장한 사명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운을 뗀뒤, “코로나19 사태로 전체적인 일정이 미뤄져 오늘에야 1차 수가협상자리가 만들어졌다. 한층 진지하고 건설적인 대화와 의견교환이 충분히 이뤄지길 기대한다.”라고 인사했다.

박 단장은 “40대 집행부는 국내 의료제도와 여건을 조금이라도 개선해보려 노력해 왔는데 그 기본 바탕에는 의료수가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정부가 보장성 강화를 처음 정책을 발표할 당시 대통령이 언급한 적정수가 보장에 회원들이 일말의 희망을 품었지만 지난 2년간 수가협상의 결과로 인해 실망과 좌절로 바뀌었다.”라며, “이번에야말로 코로나19 사태에 의사들이 몸을 던져 희생한 결과가 조금이라도 수가협상의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회원들이 바라는 기대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납득 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가 이번 수가협상에서 도출됨으로써 13만 의사들에게 희망과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시금석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주문했다.

박 단장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 의료수가 현실에서 선진국 수준의 의료제도와 환경을 참고해 국민에게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대명제에는 공단과 의료계가 뜻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상도 동일한 연장선 상에서 같이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라고 요청했다.

그는 “수가협상이 단지 의사들만을 위한 성과 달성 차원이 아니라 국민에게 제공하는 의료서비스가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고, 보험자로서의 공단 또한 의료수가를 억제해 보험재정을 아끼겠다는 단편적 접근이 아니라 국민에게 합리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공통 목표로 머리를 맞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박홍준 단장은 논의내용에 대해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원칙을 건넸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2차 회의부터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로 했다.”라고 선을 그은 뒤, “성실하게 논의하다보면 이상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공단도 공감했다.”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표현에 대해 “의협의 주장은 일정하다. 정부와 이야기할때는 항상 비정상의 정상화를 주장한다.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회와 경제가 어렵지만 원칙과 정상이 필요하다.”라면서, “비정상적인 수가상태에서 의료계가 바로설수 없고, 국민의 건강도 바로설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박 단장은 “의료서비스가 국민에게 정상적으로 제공될 있도록 원칙적인 말을 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회의에서 논의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반영 여부에 대해선 전체적인 흐름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개별 손상보상은 수가협상의 아젠다는 아니다.”라며,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인정, 전체적인 틀에서 반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손실보상은 받는 입장에서 보상이라고 느끼는 게 보상이다. 전체적인 개념으로 들어가는 것은 타켓팅된 손실보상이 아니다.”라며, “이미 의협과 복지부는 하나하나의 손실을 효과적으로 보상할 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난에 대한 피해는 여러가지 형태로 의료기관마다 다 다르다. 일반적인 것과 특수한 것을 합해서 생각하면 혼선이 올수 있다. 수가협상은 내년도에 국민이 이용하는 의료행위에 어떤 부분을 반영하면 이상적으로 되느냐 결정하는 것이다. 전반적인 흐름이 있다. 이를 일반화해서 반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양측 협상단은 오는 28일(목) 오후 4시 2차 협상을 갖는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