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산하단체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보조금을 대폭 상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협회 대의원회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분과위원회는 지난 17일 의협회관서 비공개로 진행한 예산안 심의에서 산하단체 보조금 10억 7,350만원이 포함된 2020년도 예산(안) 395억여원을 의결했다.

지난해 의사협회는 산하단체에 9억 76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했다. 올해 보조금 총액은 지난해보다 무려 1억 6,590만원(18.28%)이 인상된 수치다.

보조금 증액내역을 보면, ▲대한의학회 1억 5,000만원 ▲대한전공의협의회 1,400만원 ▲한국여자의사회 500만원 ▲의학한림원 300만원 ▲대한공보의협의회 200만원 ▲의협직원 사우회 150만원 ▲시도사무처장협의회 40만원 등이 인상됐다.

2020년 의사협회 산하단체 보조금 지급 예산(안)
2020년 의사협회 산하단체 보조금 지급 예산(안)

의협은 산하단체의 활발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안에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한의학회의 경우, 의사단체의 전문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의협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대처에 의사협회가 의학적 입장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의학회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지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학회는 다른 산하단체처럼 후원 등 수익사업을 통한 수익창출이 불가능한 점도 반영됐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대한 보조금 인상도 눈에 띈다.

전공의협의회 보조금은 3,100만원에서 400만원을 인상하는 안이 제출됐지만 예결위에서 대폭 상향조정됐다.

이에 대해 예결위 A 대의원은 “집행부는 400만원 인상한 3,500만원을 제출했다. 예결위는 전공의 권익향상과 전공의 네트워크 형성, 대국민 이미지 개선 등 사업추진을 위한 보조금 상향 필요성을 인정해 1,400만원 인상한 4,500만원으로 의결했다.”라며, “대의원들이 젊은 의사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라고 설명했다.

공보의협의회는 보조금 200만원이 인상됐다. 이와 별개로, 코로나19의 최전선을 담당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들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일시적 특별보조금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아들여, 공보의의 회비납부율 10% 증가를 전제로 1,000만원을 코로나19 성금에서 지급하는 방안이 의결됐다.

반면, 병원의사협의회는 1,000만원이 삭감됐다.

의협 집행부는 병원의사협의회 보조금을 기존 2,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삭감하는 안을 제출했지만 예결위 소위원회를 거쳐 예결위 본회의에는 1,000만원 삭감안이 상정됐다.

의협 관계자는 “정관상 산하단체는 보고의무가 있는데 병원의사협의회의 경우, 이러한 부분에 대단히 미흡했고 회계도 불투명했다.”라고 보조금 삭감(안)을 제출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예결위 A 대의원은 “병원의사협의회의 2019년도 보조금 사용내역을 보면, 회의비로 1,141만여원을 지출했다. 정기총회도 아니고 상임이사회를 3회 개최하는데 쓴 비용이다.”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내역을 제출하면서 상세내역도 밝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A 대의원은 “만일 의협 집행부가 이런 결산자료를 제출했다면 대의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회원들의 소중한 회비를 사용하면서 불투명한 회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병원의사협의회는 대의원들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보조금 사용내역을 구체적으로 밝혀 회계 투명성을 개선한 뒤, 내년 총회에서 보조금 인상을 요구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예결위에서 통과된 예산(안)에 대해 전체의사회 의결을 진행중이다. 전체의사회 의결이 마무리되면 대의원회에서 서면결의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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