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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 벗은 전공의들 “우리 말 좀 들어봐요”

기사승인 2020.08.07  18: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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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여의도서 대규모 집회…정치적인 이유로 의료정책 결정하면 안돼

전공의들이 피켓을 머리위로 들어보이며, 의료계와 대화없이 진행된 의료 정책들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모습

전공의와 예비의사인 의대생 1만여명(대한전공의협의회 추산)이 서울 여의도에 모여 의대정원 증원 철회와 첩약급여화 중단을 촉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지현)는 7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젊은의사 단체행동 집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의료계와 대화없이 진행된 의료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전공의와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의료 개악정책에 대한 전면 재논의를 촉구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

박지현 위원장은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의료정책으로 인해 8월 1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라며,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모든 전공의와 의대생이 하나가 돼 영리하고 치밀하게 대처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의 졸속 정책에 놀아움을 금할 수 없다.”라며, “제대로 된 논의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의대 증원 4,000명을 날치기로 통과시키려하고, 효과가 검증된 항암제는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고 부작용조차 깜깜히 모르는 한방첩약에 피 같은 건강보험을 쏟아 부으려는 시도는 정부의 정책결정에 정작 국민의 건강은 없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 년의 국민건강을 좌우하는 국가 의료정책 결정에, 정작 국민건강을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의사들의 목소리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최근의 의료 개악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논의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전공의들이 의대정원 증원과 첩약정책 현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자유발언에 나선 전공의들도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김솔 전공의는 “이번 의대정원 확충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들이부어 양이 차지 않는 것과 차이가 없다.”라며,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기 전에 ‘왜 특정 과들이 인기가 없고, 왜 의사들이 지방에서 근무하기 원치 않아 하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김 전공의는 “단순히 의대를 새로 만들어 학생들을 뽑기 전에 과거 부실의대들의 실패에서부터 배우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 커리큘럼을 먼저 고민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라면서,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매일 현장에서 분투하고 있는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기울려 달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백창현 전공의는 “현재 의료 현실에서는 처음 진료를 시작할 때 가졌던 의사로서의 설레임과 기대감을 지켜나갈 수 없다. 의사 4,000명을 늘린다고 꿈을 따라가는 사람이 늘어나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백 전공의는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 의료환경에 대한 이해없는 정책들이 의료 생태계를 완전히 왜곡시킬 수 있다.”라면서 정부가 의료정책을 전면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공의들은 대정부 요구안도 발표했다.

먼저,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확충과 공공 의대 등 최근 이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 소통을 요청했다.

전공의들은 전공의와 함께 의료정책을 수립하고 및 시행할 것과, 전공의와 정부의 상설소통기구 설립을 요청했다.

이어,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 지도전문의 내실화, 기피과에 대한 국가 지원 등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를 요청했다.

전공의가 최소한의 인간적인 환경에서 수련받을 수 있도록 전공의 관련 법령을 개정해 줄 것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전공의들은 환자들에게 전공의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도 설명했다.

전공의들은 힘들고 지치지만 힘겹게 숨을 이어가는 환자 곁을 차마 떠날 수 없어 쉴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목숨처럼 돌보던 환자들을 떠나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은 정부도, 병원도, 젊은 의사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키워야 할지 관심이 없고, 지방의 병원에는 왜 의사가 부족하고, 내외산소라 부르는 생명을 다루는 과들이 왜 기피대상이 됐는지 고민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공의들은 엉망인 의료체계를 만들어 놓고도, 정부는 아직도 쉬운 길만 찾으려 한다며, 숫자만 늘리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전공의들은 오늘이 지나면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 아픈 환자 곁을 밤새 지키겠다며, 환자 곁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을 실현할 수 있는 떳떳한 의사가 되도록 젊은 의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려 달라고 호소했다.

13만 의사가 모두 단결해 의료정책 재검토 요구를 관철시키자는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현장을 찾은 최대집 회장은 “끝을 알수 없을 만큼 많이 모인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보니 정말 고맙고 안쓰럽다. 하지만 정부는 의사수가 적다면서 의대생 확대를 독단적으로 밀어붙였다. 매년 400명의 의대 정원을 확대해 의사 4,000명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근거가 없다. 우리는 의사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 정국에서 의사가 부족하니 늘리겠다고 하고 지방에 할당하겠다고 한다. 아무런 근거가 없다. 우리는 불의를 용납해서는 안 되고 끝까지 항거해서 우리의 요구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오늘은 젊은 의사들이 선봉에 섰지만 의사협회가 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라며, “ 젊은 의사, 선배 의사 누구 한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13만 의사가 단결해서 반드시 승리하자.”라고 외쳤다.

여의도공원에서 집회를 마치고 더불어민주당 당사까지 행진을 하는 전공의들

전공의들은 여의도공원 집회를 마친 후, 정부와 함께 의대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등 의료정책을 밀어붙이는 더불어민주당 당사앞까지 행진했다.

한편, 이날 젊은의사 단체행동은 서울 여의도공원 외에 강원(강원도청 앞), 대전ㆍ충청(대전역 서광장), 대구ㆍ경북(엑스코), 부산ㆍ울산ㆍ경남(벡스코), 광주ㆍ전남(김대중컨벤션센터), 전북(그랜드힐스턴) 제주(제주도의사회관) 등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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