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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스러운 의사협회 임시총회

기사승인 2020.09.24  06: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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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과는 다르게 유별나고 이상한 데가 있다.”

사전에 실려있는 ‘기괴스럽다’의 의미다.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생소한 단어 중 하나다.

최근 이 단어가 대한의사협회의 공식 자료에서 나왔다. 의사협회는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내면서 ‘기괴스럽다’는 단어를 사용했다.

하루 앞서 국회 교육ㆍ사회ㆍ문화 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의대생 스스로를 사회의 ‘공공재’로 인식해야 한다.”라고 발언한 데 대해 ‘의사를 공공재 취급하며 마음대로 통제하고 부릴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광경이 기괴스럽다’라고 비판한 것이다.

의협은 간호사인 이수진 의원에게 (의사와 의대생을 공공재라고 하는 것처럼) 간호사와 간호대생도 공공재라고 말한다면 어떤 평가를 듣게될 지 스스로 답해 보라면서, 공공의 하인이라는 의미에서 이수진 의원이야말로 스스로 공공재임을 깨닫고 말과 글을 쓸 때 신중을 기하라고 충고했다.

그런데 기괴스러운 건 이수진 의원의 발언만이 아닌 것 같다. 오는 27일 개최예정인 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를 보면 말이다.

앞서 주신구 대의원은 의ㆍ정ㆍ여 합의와 관련해, 최대집 의협회장이 4대악 의료 정책 철회없이 모호한 문구와 협의체 구성 내용만 있는 합의서에 날치기 서명을 했고, 투쟁의 주체였던 젊은 의사들과 제대로 된 협의없이 서명해 회원을 배신했다고 주장하며 불신임안을 발의했다.

주신구 대의원은 지난 17일 82명의 동의서와 함께 임시총회 소집 요구서를 대의원회 사무처에 접수했다.

하지만 일부 대의원에게서 불신임 사유 및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며 임원 불신임의 건이 안건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도 불신임 발의서에 정확한 사유가 없다고 밝혔다.

주승행 부의장은 “불신임 발의서에 정확한 사유가 없다. 우리가 보기에도 사유가 없다. 안 적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임시총회 개최를 확정했다.

의장과 부의장이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대의원이 올린 발의서를 반송시킬 순 없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대의원회 운영규정에는 불신임 발의시 대상자의 성명ㆍ직위와 함께 불신임 발의의 사유와 증거가 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의원에게 안건을 낼 수 있는 권리가 있듯이, 의장단과 운영위원은 안건이 정관과 규정을 따르고 있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다.

규정상 불신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의원회가 불신임을 의결했을 경우,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될 지는 과거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대의원회는 지난 2016년 9월 총회에서 김세헌 전 감사를 불신임했다가 소송을 당했다.

당시 대의원회는 ‘대의원회가 감사 대상이 아니어서 정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불신임을 발의하고 의결했다.

결과적으로 대의원회는 법원으로부터 ‘협회 정관과 제규정에 대의원회가 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규정이 없어 정관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아 체면을 구겼다.

이번 임시총회를 기괴스럽다고 평가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철호 의장의 이상한 선택 때문이다.

이철호 대의원의장은 정관에 위배되는 결정을 전체 대의원에게 제안하는 촌극을 벌였다.

지난 17일 이철호 의장은 82명의 임시총회 소집 동의서를 검수해, 재적대의원 242명 중 3분의 1 이상이 확보된 것을 확인됐다. 따라서, 회장을 제외한 7명의 불신임 발의 대상 임원은 즉시 직무가 정지돼야 한다.

정관 제20조2 제3항과 제4항에 따르면, 회장을 제외한 임원에 대한 불신임은 재적 대의원 3분의 1이상의 발의로 성립하고, 임원에 대한 불신임 발의가 있으면 당사자의 직무 집행이 정지된다.

대의원회 사무처는 18일 오전 의사협회 집행부에 해당 임원진의 직무 정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18일 의협 집행부는 관련 요청을 받지 못했다. 이날 오후 이철호 의장은 전체 대의원 단톡방에 경과보고를 하면서 두가지 제안을 했다.

이 의장은 “두가지 방안을 제안드린다. 직무 집행 정지 공문을 월요일에 통보하고 그 전날 (분과위) 회의에는 참석하도록 하는 방안과, 또 하나는 직무집행이 정지됐어도 그동안 회무에 관해 보고하고 질의에 답변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라고 제안했다.

이틀 뒤 진행되는 총회 분과위원회에 임원을 참석시키기 위해 직무 정지를 미루자는 묘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 의장은 “분과회의가 형식적으로 헛돌수 밖에 없기에 고육지책으로 제안드린다.”라며, “나중에 모든 책임은 의장직을 걸고 지겠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부 대의원은 정관을 위반하는 결정을 하면서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거냐며 따졌고, 일부 대의원은 정관대로 직무정지된 이사에게 즉시 직무정지를 통보하라고 지적했다.

결국, 불신임 대상 임원들은 20일 분과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의장은 정관을 위배하며 불신임이 발의된 임원들의 직무정지를 늦추는 선택을 할 게 아니라, 불신임 발의 안건이 정관과 규정을 지켰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선택을 해야했다.

대의원회는 의사협회의 최고의결기구로서 어떤 단체나 개인보다 정관과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그래야만 권위를 유지할 수 있다.

대의원회가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서 회원들에게 지키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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