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6명중 5명이 면허 취소 및 규제를 강화한 의료법 개정안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를 연계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위원장 김완섭)는 지난 23일 의협회관서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정견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날 합동설명회는 각 후보들의 정견 발표에 이어 질의응답, 방청객 질의 순으로 진행됐다.

방청객 질의에서 ‘의사면허관리강화법안의 진행추이에 따라, 코로나19 백신접종 대정부 협력 전면 중단’을 경고한 최대집 회장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구에 다수 후보자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기호 1번 임현택 후보는 “오전에 국회에서 만난 한 의원 보좌관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어가면서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줬다.”라며 면허관리강화법안과 백신접종 거부를 연계하는 것에 대해 반대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기호 2번 유태욱 후보는 “코로나 백신은 의사면허법과 별개다. 과학적 근거와 균형있는 시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유 후보는 “오전에 청와대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하고 왔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의사가 국민이 고통받는 것과 연관하는 것은 안 된다. 의사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의사로 남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들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때, 국회나 다른 정치 세력이 의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회적 가치를 폄하하는 또 다른 악법을 만들어도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기호 3번 이필수 후보는 “코로나 백신 접종 문제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전문가인만큼 다양한 직역의 의견을 모아서 결정해야 한다.”라고 신중론을 폈다.

이 후보는 “중요한 것은 신중하게 결정하되 다른 문제와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전문가로서 책무를 다하고 역할을 다할 때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다.”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기호 4번 박홍준 후보도 “의협이 법안과 백신 접종을 연관짓는 것은 부적절하다. 회원 입장에서는 충분히 거부감과 불만을 정서적으로 표출할 수 있지만 의협에서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반대했다.

박 후보는 “전문가로서의 정체성을 잃으면 무엇도 할 수 없다. 국민의 신뢰를 업고 가야 한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기호 5번 이동욱 후보는 “컨트롤 타워의 잘못된 방향으로 회원들이 고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면허취소 법안은 반대해야 하는데 그 수단이 백신 접종 거부밖에 없나?”라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정부를 앞서갈 수 있는 수단이 많다. 회장이 되면 제시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기호 6번 김동석 후보는 백신 거부 카드를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는 “국민의 신뢰를 얻고 회원의 신뢰를 얻는 정책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면서도, “그러나 지금 (면허관리강화법안) 입법이 8부능선까지 왔다. 어떻게 막을 것인가. 백신접종 거부는 배수의 진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4대악 총파업을 왜 했나? 국민 눈치 보면서 하지 말아야 했나?”라고 묻고, “대외적으로 알려지면서 국민의 지탄을 받을 수 있어도 대관라인을 활용해야 한다. 정부가 끝까지 밀고 나오면 우리도 백신접종 거부라는 배수의 진을 쳐야 한다. 투쟁할 수 있으니 법을 막아서 국민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는 경고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후보들은 정견발표에서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기호 1번 임현택 후보는 소청과의사회장의 경험을 살려 의협에서도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임 후보는 “포장은 중요하지 않다.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길게 말할 생각이 없다.”라며, “지난 6년 동안 소아청소년과의사들을 위해 온몸을 다해 뛰어왔던 것처럼 의협회장이 되면 전체 의사회원을 위해 소통하고 열심히 뛰겠다. 성과로 보여줄 생각이다.”라고 짧게 말했다.

기호 2번 유태욱 후보는 회원과 함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회장이 독단적으로 판단해 회원을 피곤하게 하는 회무는 그만해야 한다.”라며, “회원이 참여하고, 회원의 의견이 결집된 회무, 소통하는 회무가 이뤄지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의료시스템 발전에 전력할 회장이 필요하다.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투쟁은 지양해야 한다.”라며, 실리에 무게를 둔 회무를 강조했다.

기호 3번 이필수 후보는 회원이 주인되는 의협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일반회원을 보호해주지 않으면 의협의 존재의미는 없다. 전남의사회장 임기 6년동안 24시간 핸드폰을 열어놓고 회원들과 소통했다.”라며, “회원들의 어려움을 직접 챙기겠다. 회원을 보호하고, 회원이 주인인 의협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약속했다.

의협의 정치적 역량강화도 언급했다. 그는 “총선기획단장으로서 국회에서 70여명의 여ㆍ야 국회의원을 만났다. 전문가단체인 의협의 의료정책 공약을 제시하고 소통했다. 균형잡힌 시각을 갖고 여ㆍ야 가리지 않고 만나 의료정책을 제시하겠다.”라고 말했다.

기호 4번 박홍준 후보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의료계의 단결을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2000년 이후 흘려온 피땀을 정당하게 인정받고 투쟁을 완성해 존경받는 전문가 단체로서 당당히 서기 위해서는 13 만 의사가 하나되는 대화합을 이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계는 매우 다양한 직역으로 구성돼 있어 하나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다양성 가운데 창조적 힘을 모을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다.”라며, “지난 40 년 가까이 전공의로 시작해 교수와 개업, 그리고 구와 시의사회에 참여하면서 다양하고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회원들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겠다.”라고 말했다.

기호 5번 이동욱 후보는 자신이 위기를 타개할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젊은 의사들을 만나보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많이 느낀다. 기성의사들도 마찬가지다.”라며,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추진력과 회무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십억 환수를 당해서 병원을 그만둬야겠다는 회원 수십명이 진료를 잘하고 있다. 끈기있게 노력해서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맘모톰 사건으로 진료를 그만두려는 의사들도 끝까지 함께 해결했다. 요실금 사건도 마찬가지다. 모두 진료하고 있다.”라고 사례를 들며 회원과 함께 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호 6번 김동석 후보는 성공한 투쟁을 이끈 경험을 내세우며 행동하는 의사회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정부가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규정하고 처벌하려 했을 때, 수술 전면 거부 준법 투쟁을 이끌었다. 복지부장관은 국회에서 처벌유예를 선언했고, 결국 헌법 불합치 판결까지 나왔다. 의사를 고소하겠다는 판결에 대해 부당함에 궐기대회도 주관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구속을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의료사고특례법이다. 법안을 들고 국회의원들을 찾아다녔고, 청와대에 국민청원도 했다. 비급여설명의무화도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회원을 기만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이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완섭 선관위원장은 “남은 기간동안 과열된 경쟁보다 선의의 결쟁을 펼쳐 13만 회원들에게 지지와 박수를 받기 바란다.”고 후보들을 격려했다.

이어, “회원들도 이번 선거에 보다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소중한 한표를 꼭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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