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가 의료를 모르는 사람들이 의료정책을 세우는 게 문제다. 의사들이 단결해 정치적인 힘을 모아야 한다.”

28일 라온제나호텔에서 진행된 제44차 대구시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김정철 대의원의장은 이 같이 말하며 단결을 주문했다.

김정철 의장은 개회사에서 “의사들의 노력과 환자를 위한 마음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이익만 밝히는 집단으로 치부돼 왔다.”라며, “정치인과 공무원의 폭력 같은 무지성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환자진료에는 자율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의사에게 강제로 원가 이하의 저수가를 강요하며 시작한 1977년의 의료보험부터 우리나라 의료는 기울어진 바닥이 기준이 됐다. 2000년 의약분업에서는 의사의 조제권 박탈이라는 독소조항으로 또 다시 의사들의 자율성을 옥죘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이제는 의대정원 70% 확대라는 세계 어디서도 보지 못한 폭압으로 우리나라 의료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은 “이러한 일들이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은 의료를 모르는 사람들이 의료정책을 세우기 때문이다. 1년에 국립의대 교수 1,000명을 늘리겠다거나, 카데바를 외국에서 수입해 오겠다거나, 전세기를 띄워 치료를 하겠다는 등 막말을 늘어놓는 관료, 그리고 선거에서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해 2부제 수업으로 의대교육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 나라의 의료정책은 ‘정도’가 아닌 ‘사도’를 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배들은 젊은 후배들이 우리나라 의료를 제대로 파악하고 제대로 논의하며 제대로 된 방향을 세우도록 힘을 모아줘야 한다.”라며, “그런 환경이 되도록 힘을 아끼지 말고 모아서 정치적인 파워를 만드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정홍수 회장도 회원들의 단결을 호소했다.

정 회장은 “지난 3년간 회원들과 소통하며 회원 권익 수호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최선의 다했다.”라며, “회원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으로 회무를 수행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시의사회가 현재의 고난을 극복하고 내일을 위해 새롭게 도약하려면 하나로 뭉쳐야 한다. 저 또한 의사회의 일원이자 여러분의 동료로서 열과 성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체 대의원 158명 중 130명 참석으로 성원된 이날 본회의에서는 2023년도 회무보고, 감사보고, 결산 및 예산 심의위원회 보고를 이의 없이 통과시켰다.

올해 사업계획(안)으로 ▲시민건강강좌 및 대시민 홍보 ▲대언론 모니터링 상설화 ▲의료봉사단 운영 ▲회원명부 발간 ▲대구시의사의날 행사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참여 등을 확정하고, 예산(안)으로 지난해 15억 9,901만 3,382원보다 4,912만 1,487원 증액(3.07%)한 16억 4,813만 4,869원을 의결했다.

이어진, 의장 선출에서는 김석준 대의원이 단독 출마해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임원선출에서는 김창수ㆍ류재근 대의원을 부의장으로, 이상호ㆍ장병익ㆍ김경호ㆍ하연옥ㆍ심산도ㆍ황양하ㆍ김용한 회원을 부회장으로 인준했다.

감사 선출에서는 이성수ㆍ조병욱ㆍ김정수 회원이 선출됐다.

의안 토의에서는 ▲교통사고 후 과잉 한방진료 방지를 위한 제언 ▲과실로 인한 의료사고 건보공단 구상권 심의 위원회 설치 요청 ▲보건 비상사태 시 의료소모품 공급에 대한 대책 ▲건강보험공단 선지급금 상환에 대한 대책 마련 ▲전공의 대의원 수 확대 대책 ▲의료보호 환자의 의료급여의뢰서 규정 조건 건의 ▲6대 법정의무교육의 간소화 및 평점부여 요청 ▲비급여 동의서에 대한 규정 완화 등 8개 안을 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 건의안으로 상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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