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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대리처방 요건 법제화 반대 왜?

기사승인 2017.09.11  06: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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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협ㆍ병협ㆍ복지부ㆍ국회 모두 환자 건강권 우려 반대

주호영 의원

의료법에는 대리처방을 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으면서, 관계법령의 고시를 통해 환자ㆍ가족 등이 처방전을 대리수령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방식을 바로 잡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의료계와 병원계는 물론, 보건당국, 국회 상임위까지 모두 환자 건강권 약화를 우려하며 신중검토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앞서 국회 운영위원회 주호영 의원(바른정당)은 지난 4월 7일 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해 직접 진찰을 받은 환자가 아니면 누구든지 의사가 작성한 처방전을 수령할 수 없음을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환자의 의식이 없거나, 거동이 불가능하고 동일한 상병에 대해 장기간 동일한 처방이 이뤄지는 경우 등은 환자의 가족이 환자를 대리해 처방전을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법에는 대리처방을 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으면서, 관계법령의 고시를 통해 환자 가족 등이 처방전을 대리수령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방식은 법률유보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행법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처방전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직접 진찰해야 하고 그 처방전은 환자에게 교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다만 환자가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직계존속ㆍ비속, 배우자 등 가족에게 처방전을 교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환자에게 의식이 없는 경우 뿐만 아니라 동일한 상병에 대해 장기간 동일한 처방이 이뤄지는 경우 등에 있어서는 환자의 가족이 처방전을 대리해 수령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이에 대해 건강보험 수가 산정을 인정하고 있다.

주호영 의원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제한된 범위 내에서는 환자의 가족에게 처방전을 교부할 수 있고, 가족은 대리해 수령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라며, “개정안을 통해 의사의 직접 진찰 및 직접 처방의 원칙을 명확히 하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환자 또는 그의 가족이 아닌 제3자가 처방전을 대리해 발급받고 그 처방전을 통해 의약품을 취득한 후 불법으로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유통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환자 또는 환자의 가족이 아닌 권한 없는 제3자가 처방전을 대리해 수령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권한 없는 제3자가 처방전을 대리해 수령하는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이 법안은 지난달 23일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된 상태다.

처방전 발급 시 대리수령자의 비율(단위: 명, 일, 건, 원, %)

개정안에 대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신중검토’ 의견을 전했다.

복지부는 “현행 법률해석 및 건강보험행위 급여ㆍ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허용되고 있는 사항으로, 개정안을 통해 대리처방의 요건이 명확화되고 예측가능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외에도 대리처방이 필요한 환자에 대한 유연한 접근이 어렵고, 대리처방을 받은 사람까지 처벌할 경우 섬ㆍ벽지 거주자나 거동불편자 등 현실적으로 대리처방을 요하는 환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병원협회도 “개정취지에는 공감하나, 현장에서는 환자 가족 존재여부, 연락처 확보 및 실질적 방문의 어려움 등 법령준수의 어려움으로 인해 가족 이외의 자에 의한 처방전 대리수령이 보다 타당한 경우가 있는 바, 대리처방권 수여대상을 한정하지 않는 방안이 타당하다.”라며, ‘신중검토’ 의견을 냈다.

다만, 병원협회는 “무분별한 처방전 대리수령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개정안처럼 해당 요건을 엄격하고 명확히 정하는 한편, 필요시 대면진료 주기를 규정하는 등 보완이 검토돼야 한다.”라고 공감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대리처방 가능 사항을 의료법에 명시하는 것은 약화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등 환자의 건강권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처벌조항을 규정해 의료인에게 과중한 규제와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현행유지’ 입장을 전했다.

현행과 개정안의 처방전 등 수령 허용범위 비교
*처방전 등: 진단서ㆍ검안서ㆍ증명서 또는 처방전(전자처방전 포함)

한편, 보건복지위 전문위원실도 입법취지는 타당하다면서도, 환자의 건강권이 오히려 약화될 여지가 있다며 신중 검토를 주문했다.

석영환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검토의견을 통해 “의사의 직접 진찰 및 직접 처방 원칙을 유지하되, 불가피한 경우 가족이 처방전을 교부받을 수 있도록 법률적 근거를 명확히 하며, 권한 없는 자의 처방전 대리수령에 대한 제재규정을 마련하는 등 처방전 발급대상을 합리적으로 정비하려는 입법취지는 타당하다.”라면서도, “환자의 건강권이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는 현실적 문제가 우려되는 만큼 보다 심도있는 논의와 검토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문했다.

개정안은 처방전을 대리해 교부할 수 있는 대상을 환자의 직계존속ㆍ비속, 배우자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 등 가족으로 한정하고 있는데, ▲도서벽지나 요양원에 거주하는 등 환자의 가족에 의한 대리 수령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친족간 분쟁중인 경우 ▲평소 가족과 긴밀하게 연락을 하고 이내지 않는 경우 ▲가족이 해외에 체류중인 경우 등에는 오히려 처방전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하지만 의료계와 병원계는 물론, 보건당국, 국회 상임위까지 모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법안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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