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치러지는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최연소로 출마한 기동훈 후보는 열정과 패기를 무기로 한 젊은 후보다. 하지만 그는 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회비 납부율 10%를 75%로 끌어올리는 등 의사단체에서 10여년 가까이 일해왔기에 단지 젊음만 무기로 하는 후보는 아니다. 자신이 변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기호 2번 기동훈 후보를 만나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후보님!

기동훈 후보: 네,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출마이유부터 말해 주세요.

기동훈 후보: 이런 식으로 가서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선배 의사들에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지만 변하는 게 없었어요. 이제는 우리 목소리를 직접 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 거죠.

장영식 기자: 타 후보와 다른 자신 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기동훈 후보: 젊고, 열정이 있습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면서 실제로 대학병원 문제점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후보라고 자부합니다. 의료전달체계 문제점에 대해서도 가장 잘 알고 있고요.

장영식 기자: 단순히 젊다는 것은 보수적인 의사사회에서 약점이라는 말도 많습니다.

기동훈 후보: 절대 약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회무 경험도 풍부합니다. 공보의협의회 회장, 전공의협의회 정책이사와 부회장, 회장을 거쳤고, 의사협회 37대, 39대 정책이사를 역임했습니다. 최근엔 의사협회 비대위 부위원장도 맡았죠.

장영식 기자: 공보의 회장 시절 기억나는 회무를 소개한다면요?

기동훈 후보: 회장할 때 회계를 액셀파일로 만들어서 3,000명 회원에게 전부 뿌렸습니다. 이의 제기를 하는 회원이 단 한 건도 없었고, 회무 평가가 좋았다. 오히려 회계를 공개하니까 이야기 할 게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당시 회계 내역이 홈페이지에 올라가 있고, 표본으로 불립니다. 저는 누구보다 투명한 후보라고 자부합니다.

장영식 기자: 기성 세대를 어떻게 설득할 건가요?

기동훈 후보: 서울지방변호사회의 경우 이미 5년 전에 만 35살의 나성철 변호사가 회장이 됐어요. 젊고 일하는 변호사 협회가 된거죠. 오히려 의사협회는 변호사협회보다 늦었어요. 나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프로필을 지우면 경험이 보일 겁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회무 경험은 어떤 후보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현재 가장 핫이슈는 문재인 케어입니다. 문제점과 대안을 말해 주세요.

기동훈 후보: 문제점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입니다. 국민 건강에 1%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3차 대학병원 조차도 의료현장에서는 환자들이 안전하지 않아요. 필수의료를 정부가 외면하고, 병원도 수익구조에 따라 인력이라든가 안전대책에 투자하지 않아요. 의료현장에는 여러 전문가가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지만 정부는 의료비 감축을 목표로 정책을 짜고 있어요. 정부는 의료비 걱정없는 나라라고 했지만 신포괄수가제나 재정 절감 정책이 들어가 있어요. 실질적으로 피해를 줄 겁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다면 대안은요?

기동훈 후보: 급여화를 하기 전에 현재 급여항목에 대한 정리가 필요합니다. 급여의 비급여화라고 말하고 싶네요. 식대, 한방치료 등 쓸데없이 나가는 국민 세금을 아껴야 한합니다. 국민세금으로 생색을 내는 정책들은 정의롭지 않아요. 국민건강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먼저고 환자들이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그 다음에 보장성 강화 정책을 실시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의료계 차원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기동훈 후보: 환자가 행복해야 의사가 행복하고, 의사가 행복해야 환자가 행복합니다. 비대위가 내건 슬로건이기도 하고요. 그 슬로건을 제가 정했습니다. 의권 투쟁보다 실제로 국민을 설득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필요합니다. 지난해 12월 10일 의사궐기대회 이후 댓글을 보면 의사들이 걱정하는 것보다 국민 반응이 좋았습니다. 환자의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고, 악영향을 미친다는 슬로건으로 접근해서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의사협회 페이스북을 운영했을 때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서 아쉽습니다.

장영식 기자: 의협 페이스북은 비대위가 당시 광고를 해서 클릭 수가 올라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기동훈 후보: 광고비가 건 당 10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결국 비용이 아니라 홍보마인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의협 집행부는 다시 페이스북을 버렸습니다.

장영식 기자: 이대목동병원 사태 관련해서 의료계와 국민 사이에 시각 차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신생아 사망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기동훈 후보: 이대병원 사망 사건은 국내 의료현장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 준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이대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국에 있는 의료현장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해요. 국민은 3차 병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데 대해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장영식 기자: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기동훈 후보: 먼저, 이 사건에서 정부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또, 심평원도 주사제 분할 투여 사유에 대해 사유를 써서 내라고 하는데 의료비를 절감하는 부분에 대해 의사들을 압박한 겁니다. 사유 쓰라는 것은 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정부는 신생아 중환자실에 투자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생아중환자를 전공한 사람도 적죠. 해당 신생아중환자실 교수는 항암치료중인 교수였어요. 그런 분도 나와서 일을 해야 합니다. 소아과 레지던트 중 4명은 로딩으로 인해서 근무를 그만두겠다고 의사표시하고 나간 상태였어요. 레지턴드 2명이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케어하는 상화이었습니다. 이대병원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이런 의료현장의 문제점을 더 심화시킬 겁니다.

장영식 기자: 이대병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기동훈 후보: 이대병원도 책임을 피할수 없습니다. 전공의 4명이 이탈했고 남은 전공의가 2명이라면 병원도 문제죠. 한명은 교통사고나서 병가를 쓰다가 인력이 없어서 나왔습니다. 신생아중환자실 환자를 전부 전원해야 했어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하루하루 넘기다보니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난 겁니다. 감염 관리나, 병동관리에 대한 부분은 이대목동병원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한 의료진을 처벌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옳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해결하면 매년, 매달 반복될 테니까요.

장영식 기자: 대책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세요.

기동훈 후보: 정부가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령화로 인해 의료비는 증가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의료비 절감 정책만 추진하는 것은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돈을 빼서 다른 곳에 투자하겠다는 겁니다. 투자하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집행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공단과 심평원의 방만한 조직을 일단 먼저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건보료는 왜 공단이 따로 징수하나요? 징수는 세무로 이관해서 세금과 함께 진행하면 공단 인력이 이렇게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심평원도 심사라는 본연의 취지에 맞게 조직을 개편해야죠. 공공기관중 청렴도도 꼴지했잔항요? 의료계에 대한 무분별한 삭감을 하기 전에 본인부터 돌아봐야 합니다. 두 기관에 대해 정부가 두 기관에 칼을 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의료계는 수가 현실화를 이야기 하지만 유족도, 국민도 공감 못하고 있어요.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동훈 후보: 더 이상 숨기고 떠안으면 안 됩니다. 전공의특별법도 전공의 처우개선이 목표가 아니라 전공의들이 100시간 이상 일을 하니 환자의 안전에 문제가 생기다 보니 그 부분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법이 통과됐잖아요? 국민이 이국종 교수를 지지해줬던 부분도 의사들이 잘 봐야 합니다. 이국종 교수 같은 분 많아요. 의사들이 떠안을 게 아니라 실제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내고, 이렇게 되면 환자들이 안전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수가 부분은 의사들이 수가를 직접 이야기할 게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로 지원을 이끌어내도록 해야합니다.

장영식 기자: 계속 현안에 대해 질문하겠습니다.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다면요?

기동훈 후보: 의협이 추진하는 전달체계 개선은 실제 현장에서 보는 문제점과 괴리감이 있어요. 특히 환자단체까지 들어와서 만들어진 권고문인데도 왜 환자의 의무는 없을까요? 의사들만 권고문 만들어서 한 게 아닙니다. 전달체계는 공적부분에 대한 부분이 들어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의무도 필요합니다. 그 부분이 빠져 있어요. 병상총량제의 경우 수도권 병상은 조절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서 조절하겠다는 것은 병원이나 병상에 대해 규제가 들어올 수 밖에 없죠.

장영식 기자: 의료전달체계 개선의 대책도 말해 주세요.

기동훈 후보: 3차 병원에 환자 규제가 들어가야 합니다. 3차 병원에서 경증을 보면 볼수록 손해가 되는 구조가 돼야 합니다. 대학병원에서 심장에 스탠트 수술하는 분들도 하루에 150명씩 외래환자를 보고 6개월치 혈압약을 준다. 제대로 환자 케어가 될리 없습니다. 재진료도 손을 봐야 합니다. 3차병원에서 보지 않아도 되는 환자의 경우 재진료를 줄여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한의사 의과의료기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요?

기동훈 후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국민건강 측면에서 절대 허용해선 안됩니다. 한의협회장은 다른 나라의 전통의학을 하는 사람보다 현대의료기기에 대한 교육을 더 받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교육의 문제가 아닙니다. 학문의 뿌리가 다르거든요. 개인적으로 한의학은 인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역적 사고를 하는 과학이 아니라 귀납적 사고를 하는 인문학입니다. 한의협의 주장은 직역 이기주의라고 밖에 볼수 없어요.

장영식 기자: 의료일원화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요?

기동훈 후보: 지금까지 한의학의 영역을 한의사들에게 맡겨놓고 정부가 돈을 쏟았지만 어떤 결과물이 있었나요? 국민건강에 1%도 도움이 안됐어요. 한의사들도 그런 문제점을 명확하게 알겁니다. 한의대는 폐지해야 합니다. 한의대를 폐지하면 정부가 원하는 보장성 강화정책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장영식 기자: 직역과 지역 사이에 갈등이 많다. 이익단체로 나아가려면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화합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기동훈 후보: 저는 여러 직역들 간에 가운데 있는 사람입니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가운데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한쪽 직역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여러 직역을 아우르고 설득하고 그렇게 통합을 이끌어 가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기존 집행부도 분열 만들려는 의도는 없었을 겁니다. 설득하겠다는 답변은 너무 평범한데요?

기동훈 후보: 추무진 집행부는 그러고 싶지 않았겠지만 본인들이 분열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설득할 자신이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회비납부율이나 회원들을 의협으로 모으는 방안이 있나요?

기동훈 후보: 회비를 내고 싶은 협회를 만들겠습니다. 공보의협의회 회비납부율이 10%였는데, 제가 회장일 때 75%까지 올렸습니다. 전전 집행부가 신종플루로 인해 행사들이 모두 취소됐는데도 돈을 다썼어요. 이월금이 없는데 회계도 공개안했죠. 회원들의 신뢰를 잃고 대공협을 없애자는 회원 많았어요. 그런 상황에서 회비납부율을 대폭 끌어 올렸죠. 회비 납부율을 끌어올릴 후보는 저밖에 없습니다. 저는 어떻게 올릴지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어떻게 올리겠다는 건가요?

기동훈 후보: 회비납부를 전제로 투표권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3,200표를 얻고 회장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부터 크게 아울를수 없는 상황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되고 나서도 회무 추진하는데 있어서 많이 부족합니다. 회비에 대해서도 분류가 안돼 있어요. 기초의학하는 분들은 개원의로 분류돼 있어요. 징수 기준도 손봐야 합니다. 회비도 지금처럼 시ㆍ군ㆍ구, 시ㆍ도에서 걷는 시스템이 아니라 의협 직납으로 가는 방향이 바람직합니다.

장영식 기자: 의협 개혁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는데, 후보가 생각하는 개혁은 어떤 것인가요?

기동훈 후보: 의협 내부를 탄력적이고 근육질 형의 내부를 만들고 싶어요. 의협이 모든 직역과 지역에서 요청하는 법무, 대관, 대국회 업무를 유기적으로 지원해 주고 싶어요. 바로바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습니다. 의권수호팀을 만들어서 의협산하단체에서 하는 일을 설계하고 지원해주는 역할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대의원회는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대의원회 개혁을 이야기하지만 구체적으로는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약에 모바일 사원총회를 내걸었습니다.

장영식 기자: 모바일 사원총회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기동훈 후보: 대의원회 개혁입니다. 현재 시도의사회와 의학회로 갈라져 있는데 이미 전체의사 중 50대 미만이 60~7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젊은 의사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대의원 비율을 조정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교수나 봉직의를 위한 정책을 제시한 게 있나요?

기동훈 후보: 봉직의를 대표하는 단체도 대의원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병원의사협회의에 대의원 배정을 추진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의협회장 선거에 후보가 6명 등록했다. 단일화 이야기 오간 적 있는데 단일화에 대한 생각은?

기동훈 후보: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장영식 기자: 왜 본인이 의협회장이 돼야 하나 한문장으로 말해 달라.

기동훈 후보: 변화가 개혁을 실제 현실화시킬 수 있는 후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만약 회장이 된다면 집행부 구성은 어떻게 할 건가요?

기동훈 후보: 일잘하는 사람. 평판좋은 사람, 자리에 적합한 사람 위주로 임명하겠습니다. 다른 후보 캠프에 있던 분들이라도 능력이 있다면 삼고초려해서라도 모시겠습니다. 주위의 의견을 듣고 집행부를 구성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동훈 후보는 1984년생으로, 중앙의대를 졸업했으며, 현재 응급의학과 전문의이다.

2011년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 2016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비상대책위원회 홍보분과위원장(부위원장)을 맡아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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