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수입이 상위 의료기관에 집중돼 있다며, 어려운 의원급 의료기관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상혁 의사협회 상근부회장(수가협상단장)은 24일 서울 당산동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진행된 건강보험공단과의 2차 수가협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건보공단에 의원급 의료기관의 d어려운 현실을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방 부회장은 건보공단에서 제공한 자료를 공개하며 “의원급 의료기관 상위 10%가 전체 진료비의 34.9%를 가져간다. 다른 기관들은 20%대인데 반해 우리는 35%에 육박한다.”라며 진료비 수입이 상위 기관에 집중돼 있는 점을 지적했다.

방 부회장은 “진료비 수입이 입원환자가 있는 일부 의원에 집중돼 있다. 이는 대다수 의원이 영세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라고 주장했다.

방 부회장은 “이는 또, 의원에서 근무하는 대다수 간호조무사를 비롯한 병원 가족이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도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이 수가협상 결과에 반영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방 부회장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진료비 상위 5% 기관(1,226곳)이 진료비의 23.5%를 점유했고, 진료비 상위 10% 기관(2,451곳)이 진료비의 34.9%를 점유했다.

또, 진료비 상위 30% 기관(7,354곳)이 진료비의 62.7%를 점유했고, 진료비 상위 50% 기관(1만 2,256곳)이 진료비의 79.7%를 점유했다.

결국, 진료비 하위 50% 기관(1만 2,256곳)이 진료비의 20.3%를 나눠가지는 셈이다.

이 밖에 공단이 제공한 기관별 진료비 편차를 보면, 2017년도 진료비 평균값은 4억 9,700만원이었고, 중앙값은 3억 5,000만원이었다.

방상혁 부회장은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최저시급 인상으로 의원당 790만원의 추가 지출이 예상된다. 올해 수가인상으로 의원당 917만원이 인상될 예정인데, 임금인상과 관리운영비로 인상분이 고스란히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건보공단과 가입자 측에 이 같은 상황을 설명했다. 수가협상 결과에 반영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2차 협상을 시작하기 전, 강청희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와 방상혁 부회장이 설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방상혁 부회장은 “근본적으로 국민 건강권을 가지고 협상하는게 맞나 의문을 가지고 있다. 국민 건강권은 결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국민 건강권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여기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수가협상 결과로 나타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수가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협의 말을 믿고 협상에 임하겠다. 많은 의사를 대리해서 참석했다는 점을 고려해 진정성 있고 책임감 있는 협상태도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방 부회장이 “일선 의료기관의 마음이 얼마나 절박하고 오죽했으면 수가협상을 앞두고 거리에 나가서 외쳤겠나.”라면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절박한 마음이 담겨있는 집회로 이해해 줬으면 한다. 이번 협상이 정부의 의지가 드러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청희 이사가 “지난 집회가 적정수가를 보장해 달라는 집회인가, 국민 건강권을 지켜달라는 집회인가?”라고 묻자, 방 부회장은 “우리나라 의료비 재정이 OECD 평균에도 이르지 못한다. 정부의 책임에 대해서 강조하는 대회였다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강 이사는 “의사협회가 근거자료를 주면 우리가 근거를 가지고 가입자 설득에 노력하겠지만, 명확한 자료없이 어렵다는 주장만으로는 가입자를 설득할 수 없다.”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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