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한다지만 환자가 의사를 향해 칼을 휘두르는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줘야 하나?

최근 한 드라마에서 환자가 칼을 들고 의사를 위협하는 장면이 2회 연속 전파를 탔다.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병원 칼부림 장면을 보기가 불편했다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쇄도했다.

일부 시청자는 제작진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고, 병원에서 의사를 폭행하면 범죄행위로서 처벌 받는다는 법적 고지를 하라는 요구도 나왔다.

논란이 된 드라마는 지난 11월 23일 방영을 시작한 JTBC 드라마 ‘SKY 캐슬’이다.

제작진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라고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첫회에서 1.7%라는 저조한 시청률을 보인 이 드라마는 가장 최근 방영된 6회에서 8.9%라는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시청률이 2주 만에 무려 5배가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풍자라고 하기엔 과도한 장면을 내보내고 있는 점이다.

5일 방송에서는 응급실에서 환자의 보호자가 의료진에게 칼부림을 하더니, 6일 방송에서는 환자가 칼을 들고 의사(배우 정준호)를 쫓고, 이에 놀란 의사는 도망치다가 화장실로 숨는 장면이 그려졌다.

5일 응급실 난동은 의료진이 난동을 부린 보호자에게 정중히 사과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6일 화장실로 도망간 정준호는 칼부림을 한 환자에게 호신용 가스총을 발사하고 이로 인해 새로 문을 여는 척추관절센터의 책임자 자리를 포기하게 된다.(사망한 정준호의 아버지가 과거 병원 이사장의 주치의였고, 정준호의 어머니가 이사장에게 아들의 센터장 자리를 청탁한 일은 별개로 하자.)

이런 장면은 자칫 시청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시청자가 아니더라도 높은 시청률을 고려하면 국민과 환자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의사가 칼을 든 환자를 피해 도망다니는 장면이나, 의료진에게 칼을 휘두른 환자 보호자에게 고개숙여 사과하는 모습이 시청자에게 어떻게 비쳐질까?

의사가 사과한 그들은 칼을 휘두른 이상, 환자나 보호자가 아니라 범죄자일 뿐인데도 말이다.

최근 응급실 폭행 문제로 의사뿐 아니라 응급 환자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드라마 주요 배역이 의사이고 병원 장면이 다수 등장하는 만큼, 병원에서 의료진에게 폭행이나 위협을 가한 환자나 보호자가 처벌받는 장면을 내보내거나, 이들로 인해 다른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해 피해를 입는 장면을 내보내 시청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연출을 하는 것은 어떨까?

너무 비현실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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