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동네의원을 말살하는 정책에 올인하고 있다.”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23일 소공동롯데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갖고, 의료전달체계 방향이 잘못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근태 회장은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반면, 개원가는 고사직원이다. 여름철이 되면서 개원가에는 환자가 없다시피하다.”라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상급종합병원 외래는 차고 넘친다. 일반 교수는 물론이고 임상강사까지 예약진료가 차고 넘쳐서 대기실이 부족하다.”라며, “대기실을 어떻게 늘려야 하나 고민한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복지부는 병원급 의료기관 위주로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게 박 회장의 지적이다.

박 회장은 “복지부는 올해 5월 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병원 2~3인실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2~3인실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데 이어 병원급 의료기관에도 같은 혜택을 준 것인데, 동네의원은 입원 기능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2~3인실 건강보험 적용에서 배제시켰다.”라며, “동네의원을 오히려 말살하는 정책으로 올인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회장은 “국가암검진 대상 암종에 폐암검진을 추가하면서 종합병원과 대형검진 센터만 유리하도록 만들고 있다. 종합병원 이상에서만 시행되는 폐암 검진을 기존 방식대로 시행하면 동네의원에서 국가검진과 사후 관리를 받고 있는 수검자 수십만 명이 대형병원으로 이동해 일반검진과 5대 암검진까지 받게 될 것이다. 의료전달체계는 더 훼손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 암검진과 교차 검진을 시행해야 한다.”라며, “2년 주기 대신 1년 주기로 검진하도록 해서 의원에서 금연에 대한 체크와 교육ㆍ상담을 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의료전달체계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며, “내과의사회를 비롯한 의료계와 상의해서 개선방향을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저수가 개선이 의료전달체계 개선의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의료의 질을 올리려는 노력의 가장 첫 번째 단계는 기형적인 저수가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저수가는 업무량 과중과 질적 하락을 불러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정부는 지금이라도 극단적인 저수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재의 비양심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의료시스템에 대한 의존을 포기하고 정상적인 의료제도의 구축에 나서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그는 “대한민국 의료가 뿌리까지 무너져 내려 국민의 피해와 국가적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 모든 책임은 의료계가 아닌 오로지 거짓과 착취로 일관한 정부 당국에 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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