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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의료행위금지법, 취지 공감ㆍ처벌 과도

기사승인 2019.11.18  0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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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법 개정안에 복지부ㆍ의사협회ㆍ경찰청 모두 부정적 입장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위반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법안이 추진중이지만,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의사협회 모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지난 7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지난 14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됐다.

인 의원은 최근 서울의 모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전공의 일부가 당직 근무 중 상습적 음주 진료를 해왔고, 이 중 일부는 생후 일주일 된 미숙아에게 적정량의 100배에 달하는 인슐린을 투여해 저혈당 쇼크를 유발한 사건을 언급했다.

인 의원은 “이러한 음주 진료행위 문제는 수 년 전부터 제기돼 왔으며, 이는 의료인의 직업윤리 문제를 벗어나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직접적인 법률 규제가 필요하다는 각계의 의견이 있다.”라고 역설했다.

의료인의 면허취소 및 재교부
*주: 제5호는 삭제됨

현행법 상 이에 대한 명시적인 금지 규정과 벌칙이 부재할 뿐만 아니라, 행정처분 또한 현행법 제66조제1항제1호 및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별표에 따른 1개월의 자격정지(그 밖의 비도덕적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 그치고 있어, 의료인이 술에 취한 상태 또는 약물 복용 상태에서 의료행위를 하는 것을 제재하기에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와 같은 사유로 자격정지 처분을 한 사례는 2015년 술에 취한 상태에서 봉합시술을 한 의사에 대한 1건(자격정지 1개월)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법’과 개정안 비교

이에 대해 개정안은 ‘도로교통법’ 등의 예에 준하여 의료인과 간호조무사 등이 술에 취한 상태 또는 약물 복용 상태에서 의료행위를 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면허를 취소함과 동시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의료행위자의 음주 및 약물 복용 상태에서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규정 신설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결과의 불법성 여부(음주 의료행위로 인해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 등에 위해를 발생하게 했는지 여부 등)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음주 의료행위라는 행위의 불법성만으로 현 의료법상 제재의 최대 기준인 ‘면허취소’를 부과하는 것은 다른 행정처분 기준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하다.”라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의료인의 윤리적 책무를 법적 의무로 강제하는 것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으며, 음주나 약물로 인해 정상적인 의료행위가 어려운 경우에 대해서는 현행 관계법률에 따라 충분히 규율이 가능하므로 별도의 규제를 신설하는 것은 과도하다.”라고 주장했다.

대한병원협회는 “음주상태에서의 의료행위는 ‘품위손상행위’로서, ‘의료법 시행령’ 제32조를 개정해 면허자격을 정지(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1호)시키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정의견을 제시했다.

경찰청은 관리ㆍ감독 기관이 아닌 경찰공무원이 음주측정 과정에 개입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술에 취한 상태 또는 약물 복용 상태에서의 의료행위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위해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사전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고, 의료인 개인의 윤리 의식에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개정안은 술에 취한 상태 또는 약물 복용 상태에서의 의료행위를 한 경우 면허취소와 함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데, ‘술에 취한 상태 또는 약물 복용 상태’의 정도는 다양한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고, ‘의료행위’ 또한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크지 않은 상담, 간호 등에서부터 수술, 수혈, 전신마취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는 점에서, 위반의 정도 및 행위의 태양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면허를 취소하고 벌칙을 부과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따라서 술에 취한 상태 또는 약물 복용 상태의 정도 및 의료행위별로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제재를 차등화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도로교통법’과 개정안의 벌칙 비교

개정안은 또,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의료행위 금지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그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또는 필요한 경우 경찰공무원에게 협조를 요청해 측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위원실은 “의료에 관한 단속 사무에 종사하는 보건복지부 및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에게 특별사법경찰의 권한이 이미 부여돼 있고, 타 유사 입법례의 경우에도 소관 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한정해 측정 권한을 부여하고 있을 뿐 소관 기관이 아닌 타 기관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그 필요성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개정안은 약물 복용 상태에서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면서 ‘의료행위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의료행위를 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의료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기준이 부재해 실제 현장에 적용함에 있어 일관성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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