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이 세계적으로 봤을 때 전체적인 성과는 매우 좋다. 하지만 국내 확진자의 절반이 최근 한 달 새 발생했다. 정부는 K 방역을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라 전문가와 적극적인 협조를 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회 최재욱 위원장(고려의대 예방의학과)이 15일 의협회관서 열린 국민의힘과 의사협회 간 코로나19 대응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고, 4차 대유행에 대해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재욱 교수는 “지난 12월과 1월 한 달반여간 3차 대유행 상황이 심각했다. 총 확진자는 7만 1,000명 중 50%가 넘는 3만 7,000명이 이 기간에 발생했고, 사망자는 1,217명중 691명이 발생해 56.7%에 달했다. K방역이라고 자화자찬할 상황은 아니고, 4차 5차 대유행의 위험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또다른 정치적 이득과 효과를 위해 언론이 자화자찬으로 가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며, “사망자수 증가 우려 등에 대한 근본대책과 의료계가 어떻게 희생자를 줄일지 과학적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백신접종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교수는 “종식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백신 접종은 대규모로 신속하게 진행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몇 명을, 어떤 절차와 방법으로 접종하고, 이를 위한 거버넌스 관리는 누가할 것인지 구체화돼 있지 않다.”라며, “원활한 소통과 투명한 행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의 불안과 두려움을 해소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신접종과 관련해 범정부백신추진단에서 공익대표와 민간 의료계 대표가 함께 논의하고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의사협회와 국민의힘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최대집 회장은 “현재 3차 대유행중인데, 겨울철이 오면 환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했던 일인데도 정부는 허둥거렸다. 병상이 부족해서 입원을 기다리다가 환자가 사망하고 감염이 되면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노인과 만성질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을 코호트 격리해서, 한 병원에서 수십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라며 방역당국의 잘못된 대처에 대해 비판했다.

백신 문제와 관련해 최 회장은 “새로 개발된 백신인데다가 짧은 시간 내에 상용화됐기 때문에,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면역 효과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백신 부작용 같은 예기치 못한 결과에 대해 높은 수준의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측에 “국민의힘이 제1야당으로서 이러한 의료계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시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코로나19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전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코로나19 대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12월부터 전 세계 국가가 백신을 확보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데, 정부는 실질적으로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접종시킬지 정확한 설명이 없다.”라며, “의료계의 전문적 조언을 참고하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도 의사협회가 보다 강력한 목소리로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의사들이 봉사했기 때문에 그나마 이정도 대처 이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가급적 협회와 잘 협조해서, 어떤 정책이 의료에 있어 중요한지 깊이 논의하겠다.”라고 말했다.

박홍준 공중보건의료지원단장(의협 부회장)은 “백신 접종을 안전하게 부작용 없이 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프로토콜을 준용해야 하며 실제 백신 접종을 해야 할 의사들과 의료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청취해서 진행해야 한다. 백신 접종은 건보재정이 아닌 국고에서 확보해주길 정치권에 요청한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은 “사스와 메르스를 똑같이 겪었던 대만과 비교할 때 확진자수가 100배 차이나는 성적표로 K-방역을 말할 수 없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보건의료에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가 보건부 장관을 맡아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보건부 분리를 국민의힘당에서 심도 있게 검토해주기 바란다.”라고 제안했다.

김대하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백신 접종 관련해 의료현장에서의 어려움을 민관 협의로 충분하게 논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국민들 불안과 혼란이 커졌는데, 백신을 언제 어떻게 공급할지 정부가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료계와 논의해야 할 것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국민의힘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종배 정책위의장, 성일종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송언석 비서실장, 김예령 대변인이 참여했고,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최대집 회장, 박홍준 부회장, 방상혁 상근부회장, 김대하 대변인, 최재욱 의협 과학검증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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