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서 마지막에 웃은 이는 임현택 후보였다. 그는 지난 26일 의협회관 지하대강당에서  진행된 결선투표 개표에서 경쟁자 주수호 후보를 크게 따돌리고 당선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임현택 당선인이 소청과의사회장으로서 걸어온 길을 보면, 정부에는 강하게 대응하고, 회원들은 꼼꼼하게 챙겨 달라는 선택으로 읽힌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이 임현택 당선인을 만났다.

임현택 의사협회장 당선인
임현택 의사협회장 당선인

▽제42대 의사협회장으로 당선됐다. 소감은?

▲평상시 선거라면 당선이 굉장히 영광스런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나 어려운 환경이다. 의협의 가장 중요한 회원중 하나인 전공의, 예비회원인 의대생, 그리고 대학교수들까지 나왔다. 중환자와 희귀병을 담당하던 의사들이 병원을 나왔거나 나올 상황에 있거나, 현장을 떠나 휴학을 한 상황이다.

기쁘다고만 생각할수 없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 회원분들이 유래없는 투표율과 압도적인 지지율로 회장에 당선시켜줬다. 어제 당선 직후 인터뷰 후 언론 타이틀을 확인해보니 강성 중 강성 후보가 당선됐다는 취지로 제목을 대부분 잡았더라.

정부는 상식적이지 않은 진료현장에서도 긍지와 보람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일하던 의사들애개 온갖 모욕을 가해 꿈을 산산조작냈다. 이런 부분을 분명하게 해결하라는 명령으로 생각한다. 의협 회무도 초기에는 이런 부분 해결하는데 중점을 두겠다.

▽회원들이 당선인을 회장으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유례없는 투표율과 지지를 보내 주신 것은 전공의, 교수님, 봉직의, 개원의 선생님들에 이르기 까지 현재의 사태를 분명하게 바로 잡아라라는 것으로 받아 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공약 중에서 가장 먼저 이행할 공약이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전면 백지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 목표 달성 후에는 수 십년간 누적된 의료계의 문제점에 대해 하나하나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임기 내 분명한 해결책을 찾을 생각이다.

잘 아시겠지만 매년 대의원회 수임 사항으로 올라오는 문제들 그리고 의협회장 선거공약으로 올라오는 문제들이 전혀 해결이 안되고 있기 때문에 다시 올라오는 거거든요. 분명히 근본적으로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회원보호다. 회원들이 법적인 문제, 관공서와의 문제로 정말 힘들어하고 있다. 병원 경영과 진료에만 주력했기 때문이다. 의협에서 실력있는 분들로 법제이사를 많이 위촉할 계획다. 의협의 대회원 법률서비스를 로펌수준으로 여러단계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다.

회원들이 진료현장에서 정말 힘들어 하는 문제들에 대해 의사협회가 가장 먼저 가서 회원들의 편에 서서 도울수 있는 체제를 갖추겠다.

▽다른 후보 공약 중에서 앞으로 의협 회무에 반영할 공약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박인숙 의원의 의료 관계 법안이 국회 어느 단계에 있는 지 파악하고 대응하겠다는 공약에 매우 공감한다. 선거 과정에서도 박인숙 후보가 근처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 도와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법안이 어느 단계에 머물러 있고, 어떻게 말을 지, 통과된 이후 어떻게 대응해 나갈건지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

선거열기가 가라앉은 뒤 박인숙 후보를 찾아가 전체 의사들을 위해 능력을 베풀어 달라고 부탁드릴 계획이다. 삼고초려할 생각이다.

▽현재 의료계는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의대 정원은 학교별 배정까지 완료됐기 때문에 원점 재논의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거라는 지적이 있다. 단계적 증원 등 다른 대응책이 있나?

▲의대정원 증원 자체를 책상머리에서 펜을 굴려서 결정했다. 배정 명수를 보면, 과거 세계대전 시절 영국과 프랑스가 아프리카 나라 경계를 나눌 때 30cm 자를 들고 나눈 것 같다. 의료 현장에서 작동할 만한 안이 아니다.

의대랑 일반대는 학제가 다르다. 의대의 경우 1년 교육과정중 단 한 과목이라도 F가 나오거나 평점이 일정 수준에 못미치면 유급된다. 장학금을 받고 들어간 저도 본과 1학년때 유급된 적이 있다.

본과 1학년 공부량이 많고 유급생수가 많은데 특정 학년에서 다른 해보다 유급생이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교실 전체가 난리가 난다. 앉을 자리도 없다. 의대는 실습이 굉장히 중요한데, 생리학 실습, 해부학, 조직학, 생화학 실습을 할 수조차 없다. 단 시간에 늘리면 된다고도 하는데, 해부학 교수할 사람도 없고 조교할 사람도 없다.

서남의대를 늘릴 때도 교수가 구해지지 않아서 파행을 겪었고, 퇴출될 때는 의학수준 미달로 퇴출됐다.

2,000명을 늘려도 병원 현장에서 제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은 복지부 공무원들의 망상일 뿐이다. 그래서 의대교수들이 반대하는 것이다. 교수들의 의견을 경청해서 의협 회무에 반영하겠다.

▽의대정원 증원 이슈를 해결하면 전공의ᆞ의대생ᆞ의대 교수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들을 의협 품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그동안 의협이 개원의들의 의사만 반영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복지부도 폄하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역대급 투표율에 역대급 지지로 제가 당선됐다.

다시 말해 정부가 폄하했던 대표성 문제를 분명하게 아니라고 전 직역의 회원들이 큰소리로 말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전공의, 의대생, 교수님들의 의사를 충분히 듣고 의사 결정을 하고 충분한 의견 교환과 동의하에 중요 결정을 할 생각이다.

▽정부의 발언으로 인해 의사들의 대표단체라는 의협의 정체성이 크게 흔들렸다. 이번 회장 선거 때 높은 투표율로 어느 정도 만회했다고 하지만, 이번 선거 역시 총 선거인 수가 전체 회원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의협의 대표성 회복을 위한 방안이 있나?

▲변호사협회는 개업 변호사가 어디에서 무슨일 하는지 전부다 신고하게 돼 있다. 소송을 하게 되면 소송건에 대해 어떤 소송이고 어떤 변호사가 수임하고, 얼마에 수임받았는지 관련 내용을 변협에 보고하게 돼 있다.

변협이 활동하는 변호사에 대해 알수 있다. 변협은 의협과 다르게 회원징계권도 다양한 수단으로 갖고 있다.

의사면허 취소법과도 연관있는 문제다. 굉장히 개별사안에 대해 선별적으로 가장 문제가 있는 회원이 누군지, 특정 사안이 죄질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수 있는 의협이 감싸지 않고 철퇴를 내리고 도덕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궁극적으로 회비 납부 여부에 관계 없이 투표권을 주면 대표성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또한, 예비의사인 의대생들에게도 준회원 자격을 주는 것도 생각해 봐야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의협 살림을 꾸려나가는 것과도 관련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회원들의 충분한 의견을 듣고 결정할 계획이다.

▽제42대 회장으로 당선됨과 동시에 차기 집행부를 구성해야 한다. 집행부 구성의 원칙은 무엇인가?

▲능력이 가장 중요하고, 능력 못지 않게 열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0년 전 소청과의사회장에 도전할 때 직선제도 아니었다. 회원들의 지지를 받아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꿨고 압도적인 회원 보호활동으로 여기까지 왔다.

의사회 일을 시작할때 저를 포함해 임원들이 의사회 경험이 없었다. 회의에 가면 내용을 녹취해서 함께 들으면서 공부할 정도로 열정을 갖고 일했다. 결과 잘 나왔을 때 정말 뿌듯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현재 의협은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 의대 정원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비대위와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해나갈 방침인가?

▲전임 회장이 궐위 상태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어서, 회장 임기가 5월 1일부터라고해서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 

지난주 비대위원회 회의에서 회장 당선자가 나온후 비대위 체계를 재정립하자라는 논의가 있었다. 김택우 비대위원장과 만나 비대위를 어떻게 끌고갈지 논의할 예정이다.

▽이필수 집행부는 간호법 저지 활동은 물론, 이번 총선을 대비해 타 보건의료단체와 적극 협력했다. 타 보건의료직역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가져갈지 설명해 달라.

▲필요한 부분은 협력하겠다. 집행부 구성이 완성된 뒤 관계 설정에 대해 논의하겠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의사들이 보수에 가까운 지향점을 가졌다고 해서 국민의힘을 일방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거고, 민주당도 일방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개혁신당에서 의사후보를 비례 1번으로 내세웠다. 의협이 적극 지원할 생각이다. 꼭 당선시키겠다.

그 외에 개별 후보는 무엇보다 누가 의료현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의사들의 긍지와 보람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다시 살려줄 수 있는 후보인가를 보고 지지하겠다.

의사를 향해 칼을 들이댄 후보에 대해선 괴멸적 타격을 줄 수 있도록 선거캠페인을 하겠다.

▽선거가 끝난 후 복지부차관이 브리핑에서 당선인에게 대화 참여를 제안한 것에 대한 입장은?

▲어제 당선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보건복지부 장ᆞ차관의 파면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단순한 경질만으로 부당하다. 경질이 아니라 파면을 제시했다.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산산조각 낸 사람이 얌전히 물러나는 것은 상상활 수 없는 일이다. 분명하게 잘못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묻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안을 한 것이 맞다면 정리해고될 사람이 그런 멘트를 하는 것이 적정한 지 근본적인 물음이 있다. 집에 갈 사람과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압도적인 지지는 이번 사태를 당장 해결해 달라는 것아닌가?

▲이번 회장은 이전 회장과 다르다고 느끼도록 압도적인 성과를 보여드릴 생각이다. 첫 시험대가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다.

자신의 미래를 걸고 있는 전공의, 의대생, 교수들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도록 결과를 내겠다.

분명한 것은 이 사태를 만든 것은 어려운 여건에서 잠 못자가면서 사람을 살리던 전공의와 교수가 아니다. 이 사태를 만든 것은 복지부와 정부 여당이다. 분명하게 이 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는 고도의 행위가 정치인데, 정부 여당이 정치를 이런 식으로 해선 안 된다. 국민도 이 부분을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의사 총파업 구체적인 계획은?

▲전제조건은 전공의ᆞ의대생ᆞ교수들이 한사람이라도 다치면 총파업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다친다는 의미는 민ᆞ형사상 불이익을 받거나, 고발을 당하거나, 행정처분을 받거나 이런 부분을 말한 것이다. 이런 경우, 전 의사직역을 동원해서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총파업을 시작하겠다.

▽비대위는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요구했는데 기조 유지할 생각인가?

▲우리나라는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에 올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적이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은 실제로 탄핵됐다. 불행한 역사다. 탄핵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지금 생각은 기회를 한 번 더 주는게 어떤가 싶다. 기회를 충분히 줬는데도 불구하고 고집을 굽히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전공의들은 직접 의사표시를 하고 있는데 선배인 개원의들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한 입장은?

▲전공의 사이에서  두가지 목소리가 있다.

선배들은 참여율이 낮아서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정부에 빌미만 주고 때려잡히면 우리에게 악영향이 온다는 목소리가 하나다.

또 다른 목소리는 아무 것도 안하고 손놓고 있느냐, 무엇이라도 해 달라는 목소리가 있다.

양쪽 다 염두에 두고 절차를 진행할 생각이다. 그동안 총파업은 똑 같았다. 집회신고하고 특정장소에 모여 띠두르고 애국가, 연대사, 구호 등을 외친다. 멀리서 온 사람은 중간에 빠진다. 이제 그런 투쟁 대신 즐거운 투쟁, 가보니 좋았다는 투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쟁을 앞둔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법적 검토도 끝났다. 정부가 파업이라고 문제삼기 애매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회원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어깨가 정말 무겁다. 회원들도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이번 회장은 정말 잘 뽑았다 싶게 압도적 성과를 내는 회장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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